환경미화원이 야간 근무 중 사망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작성자
노동당
작성일
2021-12-17 12:09
조회
1382

환경미화원이 야간 근무 중 사망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 노동이 실종된 대선에서 후보들에게 무엇을 바랄까?

환경미화원이 야간 근무 중 사망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어두운 새벽에 혼자 일하다가 기중기에 치여 사망한 것이다. 사고 당시 기중기 운전자는 어두워서 미화원을 미처 보지 못했다고 한다. 지난 13일에도 중랑구에서 미화원 노동자가 야간에 홀로 작업하다 차에 치여 숨졌다.

지난 2019년에도 서울 관악구의 환경미화원이 야간작업 중 음주 차량에 치여 사망했고, 2018년 2월 용산구에서는 환경미화원이 야간에 청소 차량 유압장치에 끼어 목숨을 잃은 바 있으며. 2020년 11월에는 새벽에 수거차량 뒤에 매달려 이동 중이던 대구의 한 환경미화원이 만취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도 벌어진 바 있다. 새벽에 일했기 때문에 주위가 어둡고 여러 위험요소가 많았기 때문이다.

환경미화원이 야간근무 중 사고로 죽거나 부상당하는 사례가 줄어들지 않으면서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되기는 했다. 정부 합동부처 차원에서는 주간작업을 원칙으로 지침을 변경하였고, 국회에서도 2019년 2월 폐기물관리법을 개정해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허가를 취소하거나 최대 6개월 동안 영업을 못하게 하고, 2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 벌금형을 명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야간근무를 폐지한 경기도 수원시의 경우를 보자. 새벽 3시부터 하던 환경미화원들의 작업시간을 오전 6시로 3시간 늦추자 안전사고 위험은 낮아진 반면 작업속도는 한층 빨라지고 환경미화원들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었다는 발표가 있었다. 노동연대상당소가 지난 7월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강원도의 경우 18개 시군 중 12개 시군에서 야간근무를 폐지하였으며, 인천의 경우 10개 구 중에서 5개 군에서 야간근무를 폐지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수 많은 현장에서는 여전히 야간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노동당 노동연대상담소가 지난 10월 정보공개 청구 통해 확인한 결과, 서울의 경우 25개 구 중에서 강동구, 도봉구, 중구를 제외한 22개 자치구에서 여전히 야간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야간작업이 가능한 이유는 2019년 12월 환경부가 시행규칙을 개정하면서 ‘폐기물을 시급하게 처리할 필요’ 등의 사유를 들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야간작업을 허용하는 예외조항을 두었기 때문이다. 수 많은 자자체가 예외조항을 악용하면서 야간근무를 폐지하지 않아도 되는 핑계가 생긴 것이다.

이번에 사고가 난 강북구는 주간근무 시 작업 효율이 떨어지고 자원회수시설 운영시간(04~12시)에 맞추려면 야간근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에 사고를 당한 노동자는 야간임에도 2인 1조가 아닌 혼자 작업 중이었다. 강북구의 구청 관계자는 2인 1조 등의 지침은 폐기물을 수거할 때 적용되는 지침이고, 가로 청소의 경우에는 별도의 그런 작업지침은 없다고 밝혔다.

사람의 목숨이 효율보다 하찮은 것이다. 주간 120시간 노동할 수 있는 나라를 꿈꾸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나라가 역시 다르긴 다르다. 여당 후보 역시 노동자 출신이라는 것을 자기 홍보에 이용할 뿐, 진정성 없이 오락가락하기 바쁘다. 노동이 실종된 대통령 선거에서 난무하는 것은 오로지 저잣거리 드잡이질 뿐이다.

세상이 나아질 가망이 없다. 정권이 아니라 체제를 바꾸자.

2021. 12. 17

노동당 대변인 이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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