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전술핵 훈련의 의미

작성자
노동당
작성일
2022-10-12 07:37
조회
1295

최근 북한의 전술핵 훈련의 의미

- 한반도 비핵화의 염원은 물거품이 되었다.

북한군이 김정은 총비서의 지도 하에 전술핵 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언뜻 보기에는 무질서하게 느껴졌던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보름간의 7차례에 걸친 탄도미사일 발사의 의도가 ‘전술핵 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이었음을 명확하게 밝힌 것이다.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은 한·미 혹은 한·미·일 연합훈련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실시되었다는 점도 유념해서 보아야 할 지점이다. 통상 북한은 미군이 전략자산인 항공모함이나 전략폭격기를 동원한 한미훈련을 실시할 때는 탄도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등의 도발을 자제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히려 한미연합훈련을 목표로 해서 전술핵 탄도미사일 발사실험을 했다. 실제로 북한은 전술핵운용부대의 미사일 발사훈련이 미 항공모함의 한반도 전개와 한·미 해상연합훈련 맞대응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동해상에서 실시된 연합훈련은 9월 26일부터 29일까지는 한·미 연합훈련으로, 9월 30일은 한·미·일 연합훈련으로 진행된 바 있다.

그런데 10월 4일 북한이 IRBM(미국에서는 ICBM으로 보고 있다)을 발사한 이후 연합훈련을 끝내고 돌아가던 항공모함 레이건호가 항로를 돌려 다시 한반도로 돌아왔고 10월 6일에는 한·미·일 연합훈련을, 10월 7일부터 8일까지는 한·미 연합훈련을 또 다시 진행했다.

북한의 전술핵 탄도미사일 훈련은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로 정확히 이 기간과 겹치며, 더욱이 북한 전술핵의 주요목표는 한반도 전쟁 발발시 미국의 증원전력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항과 항구를 타격목표로 설정한 것은 미국의 증원전력을 목표했다는 뜻이며, 중거리 미사일은 괌이나 하와이 등에서 한반도 전쟁을 지원할 수 있는 기지를 목표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로써 북한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에 대비하여 각종 시나리오별로 매우 촘촘한 전술핵 능력을 구비하게 되었다. 미군의 항공모함 레이건호는 오히려 북한군의 좋은 훈련도구로 사용되는데 그쳤다.

그동안 북한의 핵능력은 전략핵무기인 ICBM 등을 사용하여 미국의 한반도 개입을 억제하는데 주안을 두고 있었다. 그러다가 최근 몇 년 동안 전술핵 능력을 증대시키더니 이제는 실전에 대비한 훈련까지 마쳤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전략적 능력과 더불어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할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전술핵 능력까지 모두 갖춘 것이다.

미국은 이제 한반도 안보에 있어서 그 역할과 기능을 상실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북한이 전략핵을 갖춤으로써 미국의 핵우산이 제대로 작동할지 여부에 대해서 신뢰할 수 없게 되었고, 전술핵을 갖춤으로써 한반도에 파견된 미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들이 무용지물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북한의 이런 핵위력 시위에 대해 미국은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했다. 사실 미국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항공모함 레이건호가 동해상에서 훈련을 진행 중인데도 불구하고 북한은 전술핵 탄도미사일을 쏘았고, 미군은 어떠한 대응도 하지 못했다. 그저 항공모함이 급히 회항하여 훈련 한 번 더 했을 뿐이다. 대응할 뾰족한 방법도 없으면서 항공모함을 동원한 무력시위를 해 보았자 오히려 북한에게 훈련의 목표로 이용만 당할 뿐이다.

북한이 전략핵은 물론 전술핵까지 모두 완비함으로써 한반도 평화는 물론 미국의 핵대응 정책에 있어서 전혀 새로운 국면이 펼쳐졌다. 이번 북한의 전술핵 종합훈련은 더 이상 북한의 비핵화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미 대북 전문가들조차 북한의 비핵화를 설득하려는 미국의 대북 정책은 이미 실패했다는 진단이 이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을 설득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에게 터무니없이 많은 돈을 지급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북한은 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며, 실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적들과 대화할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정책 목표로 계속 삼는 한 북한은 대화에 응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대화가 남아있다면 그것은 군축회담일 것이다.

갈피 못 잡고 좌충우돌하더니, 약속을 밥 먹듯 뒤집더니, ‘전략적 인내’라는 허울 좋은 미사여구로 허송세월하더니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소중한 시간을 모두 허비했다.

2022. 10. 12

노동당 대변인 이건수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