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래시 넘어, 멈추지 않는 우리

작성자
노동당
작성일
2023-03-07 17:47
조회
1192

백래시 넘어, 멈추지 않는 우리

- 115주년 세계여성의날을 맞이하여

지난 2022년을 돌아본다. 3월에 치러진 대선에서 구조적 성차별의 존재를 부정한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고, 정부와 여당은 지지율 하락 국면마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꺼내들어 위기 상황을 모면하고자 했다. 6월 지방선거 이후로는 지자체의 여성재단 및 성평등전담부처 통·폐합, 돌봄·사회서비스원 예산 삭감 등 지역 여성정책 후퇴의 흐름이 전국적으로 나타났다.

2023년 현재, 여성은 ‘비국민’이 되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각종 통계와 정책, 그리고 부처의 명칭에서 실질적 ‘성평등’은 기계적 ‘양성평등’으로, ‘여성’은 ‘인구’와 ‘가족’으로 대체되었다. 임신중지권 보장을 위한 유산유도제 도입은 입법 공백을 핑계로 한 식약처의 책임 방기로 무산되었으며, 강간죄의 성립 요건을 동의 여부로 개정하겠다는 여성가족부의 계획은 정부여당 유력 인사와 법무부의 반대에 전격 철회되었다.

노동에서의 젠더 불평등 역시 심화되고 있다. 경력단절과 노동시장 젠더 불평등으로 인해 여성들이 저임금·단시간 노동으로 계속해서 밀려나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여성노동자의 평균 소득이 남성의 65.8%에 머무는 등 성별임금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졌다. 정부의 여성노동정책 기조 역시 여성의 출산·육아·돌봄을 전제로 한 ‘모성보호’의 관점에 머물러 있다.

115년 전 여성노동자들이 외쳤던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는 구호를 되새겨 본다. 여성노동자의 생존권을 의미하는 ‘빵’과 존엄하게 살 권리를 상징하는 ‘장미’. ‘인구’와 ‘가족’의 도구가 아닌 주체로서의 여성이 지워지고, 여성의 존엄과 권리가 공격당하는 오늘, 우리에게 ‘빵’과 ‘장미’는 여전히 쟁취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거대한 백래시를 마주하는 지금, 우리는 멈춰설 수 없다. 3월 8일, 여성혐오와 권리 후퇴에 맞서 광장에 모이자. 우리가 서로의 용기가 되어 혐오정치에 균열을 내자. 낡은 가부장제와 이에 공모하는 자본주의를 넘어, 여성이 해방된 평등한 사회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

2023. 03. 07
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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