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 단축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을 위한 것이다

작성자
노동당
작성일
2023-03-08 18:43
조회
1123

노동시간 단축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을 위한 것이다.

- 윤석열 정권에 맞서 투쟁하자.

3월 6일(월) 오전 8시, 윤석열 정부는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을 확정했다. 정부의 이번 입법 개정안은 다음달 17일까지 40일간의 입법예고를 거쳐, 오는 6~7월경에 국회에 근로기준법 관련 개정안으로 제출될 예정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6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노동시간 선택권 확대’ ‘노동자 건강권 강화’ ‘휴가 활성화를 통한 휴식권 보장’ ‘유연한 근무방식 확산’ 등 화려한 미사여구를 앞세우며 복잡한 근로시간 제도를 장황하게 설명했다. 그러나 이 브리핑은 노동부의 존재 이유가 노동자가 아니라 사업주를 위한 기구라는 것을 숨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실제로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서 경총 등 사업자 단체는 환영 일색, 노동단체는 우려 일색이었다.

결론적으로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은 5일 연속으로 아침 9시에 출근해서 밤 12시까지 일을 시켜도 합법이 되는 근로시간 제도를 만들겠다는 선포일 뿐이다. 여기에 노동자의 건강과 휴식은 없다. 오직 자본가의 이익만 있을 뿐이다.

‘노동시간 선택권 확대’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노동자 스스로 장시간 노동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처지를 감추기 위한 것이다.

‘노동자 건강권 강화’도 마찬가지다. 장시간 노동을 강요받는 상황에서 무슨 건강권이 강화된다는 것인가?

‘휴가 활성화를 통한 휴식권 보장’은 장시간 연속노동을 한 노동자가 사실은 일반적인 휴가가 아니라 병가를 내야할 지경으로 몰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포장하기 위한 술수에 불과하다.

‘유연한 근무방식 확산’ 역시 일이 있을 땐 노동자를 실컷 부려먹다가 일 없을 땐 쉬게 만드는 것이며, 그야말로 노동자의 임금을 줄여주어서 자본가의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에 불과하다.

이번 정부의 발표는 대한민국이 조지 오웰 식의 ‘전쟁은 평화’ ‘침묵은 웅변’이라는 억지가 판을 치는 전체주의 사회로 변모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윤석열 정권 노동부의 화려한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최근 전 세계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자본의 위기 극복을 위해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고, 노동자를 착취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에 불과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시절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주 120시간이면 5일 동안 24시간씩 근무해야 한다”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결국 노동부가 총대를 메고 이것을 관철시킨 것이다. 노동부가 ‘노동’을 탄압하고, 환경부가 ‘환경’ 파괴에 앞장서고, 여성가족부가 ‘여성’을 억압하는 대한민국을 윤석열 정부가 만들고 있다.

1세기가 넘도록 노동자들은 최소한 하루 24시간 중 8시간 일하고, 8시간 휴식하고, 8시간 잠자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투쟁했다. 그동안 하루 8시간 노동시간 쟁취를 위해 수많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바치고 피를 뿌렸지만, 아직도 대한민국에서는 노동자들의 목숨과 피를 요구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 강요에 맞서는 길은 투쟁 밖에 없다. 노동운동의 역사는 노동시간 단축투쟁의 역사다. 노동시간 단축투쟁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위한 투쟁이다.

윤석열 정권의 정체가 명확히 드러난 만큼 이제 노동자의 앞길에는 하나의 길만이 남아있다. 노동시간 단축과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위해 윤석열 정권을 상대로 가열차게 투쟁하는 수 밖에 없다. 근로시간 연장을 위한 윤석열 정권의 근로기준법 개악 시도를 투쟁을 통해 분쇄하자.

2023. 03. 08

노동당 대변인 이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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