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 발달장애인 가족의 익사 사고, 20% 지지율 정권의 민생탐방 홍보 쑈의 대상이 아니다.

작성자
노동당
작성일
2022-08-10 16:43
조회
1711

반지하 발달장애인 가족의 익사 사고,
20% 지지율 정권의 민생탐방 홍보 쑈의 대상이 아니다.

지난 8일 내린 폭우로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다세대주택 반지하에 거주하던 발달장애인 일가족 3명이 집 안에 갇힌 채 목숨을 잃었다.

사고가 난 집은 다세대 주택의 반지하이며, 지하주차장 쪽으로 난 창문과 출입구 계단 등을 통해 물이 유입되었다. 반지하라서 사고 당시 바깥에 차올라 있던 물 때문에 안에서 물을 열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해자 중 1인은 발달장애인으로서 활동지원 서비스 대상이었지만, 서비스를 받지 않고 가족이 돌봄을 도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 기사에서 최용걸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정책국장은 “발달장애인은 한 달에 120시간, 하루 4시간 정도 활동지원을 받는다”며 “(서비스 시간을 산정하는) 종합조사표가 발달장애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졌고, 가족과 함께 살면 점수를 더 못 받게 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올 해 6월초까지 발달장애인 가족의 참사가 일곱 건이나 있었다고 한다. 발달장애가 있는 8살 아들을 생활고에 시달리던 친모가 살해하는가 하면, 말기 감상선암으로 투병 중이던 어머니가 중증발달장애를 가진 20대 딸을 목 졸라 살해하고, 20대 발달장애인 형제를 홀로 돌보던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모두 가족 간에 벌어진 사고였다.

발달장애인 가족의 양육 부담 해소를 위한 돌봄 지원, 활동 지원, 주거 지원 및 주간활동, 일자리, 평생교육 등 지역사회 차원의 다양한 지원토계가 제대로 구축되었다면, 수많은 발달장애인 가족의 이러한 비극은 미리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발달장애인, 중증장애인 가족의 이와 같은 비극적 죽음이 매년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해결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에서는 발달장애인의 생활실태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을 주장하고 있으며,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24시간 안전하고 든든하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24시간 지원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매주 화요일에 24시간 지원체계를 요구하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발달장애인 가족의 비극에 대해 관심조차 갖지 않고 있다.

8일 서울의 하루 강수량은 102년 만에 최대였다고 한다.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는 한 시간 동안 141.5㎜가 쏟아져 80년 만에 시간당 최대 강수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신림동의 반지하에 거주하던 발달장애인 가족의 비극은 불가항력의 자연재해가 아니었다. 반지하의 맞은편 집에 살던 다른 가족은 창문을 열고 방충망을 제거해 가까스로 빠져나왔기 때문이다. 이들은 비장애인 가족이었다.

재난은 불평등하게도 취약계층부터 덮친다. 윤석열 대통령의 반지하 현장 방문은 왜 이런 비극이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사회적 무관심 속에서 또 다시 발생한 발달장애인 가족의 비극이건만, 진지한 대책마련은 뒷전이었다. 20%대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발달장애인 가족의 비극은 민생탐방 홍보 쑈의 동원 대상으로만 보이는 듯 하다. 사고 현장 방문 후 대통령실은 현장 방문 사진으로 카드 뉴스를 만들어 페이스북에 올리는가 하면, 윤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이는 “누추한 곳에 잘 찾아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진정성 없이 쑈로 일관하는 정부라면, 10% 지지율도 과분할 것이다.

2022. 08. 10

노동당 대변인 이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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