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대한 구상’이 담대한 이유

작성자
노동당
작성일
2022-08-22 09:10
조회
1431

‘담대한 구상’이 담대한 이유

- 무능하고 뻔뻔하다.

북한이 19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을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김 부부장은 19일 노동신문에 실린 ‘허망한 꿈을 꾸지 말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윤석열의 ‘담대한 구상’이라는 것은 검푸른 대양을 말리워 뽕밭을 만들어보겠다는 것만큼이나 실현과 동떨어진 어리석음의 극치“라며 비난하고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 것임을 밝혀둔다”고 못 박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담화가 발표되기 이전에도 ‘담대한 구상’의 골자는 이미 공개된 바 있고, 이에 대해 북한에서는 10여년 전에 이미 파탄이 난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의 복사판이라며 비난을 한 터이다. 실제로 ‘담대한 구상’은 비핵화 조치를 하면 경제 지원을 하겠다는 것으로서, 비핵화조치와 경제지원을 맞바꾸는 ‘비핵개방 3000’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게 된 명분으로 내세운 안보 우려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패한 정책이다.

따라서 북한의 거부는 벌써부터 예상된 일이라 놀랍지는 않다. 놀라운 것은 뻔히 북한의 거부가 예상되는데도, 소위 ‘담대한 구상’을 발표했고, 더군다나 북한의 관심사라고 할 수 있는 안전보장조처는 빼고 발표했다는 점이다. 윤석열 정부는 경제적 지원 외에 ‘북한의 안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뒤늦게 밝혔지만, 실패한 과거의 사례를 재탕하면서 ‘북한의 안보 우려’에 대해서 다루고 있지 않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힘든 처사다.

‘담대한 구상’의 내용 자체도 문제가 많다. 역대 정부의 대북 제안 중 가장 적극적이고 구체적이며 가장 큰 규모의 대북 지원 계획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미국의 허가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각종 유엔 제재 뿐 아니라 미국의 독자 제재라는 족쇄를 푸는 것이 윤석열 정부가 생각하는 것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미국과 사전논의조차 없이 발표를 했다.

한미 연합훈련도 한반도 평화를 해치는 요소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6일 담화를 내고 8월 8일부터 시행된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하며 “3년 전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 북한은 자신을 겨냥한 침략적인 전쟁 연습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위 ‘담대한 구상’을 발표한들 과연 북한이 호응할까?

무능하거나 뻔뻔하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대북 제안이 과연 실효성이 있을 것인지, 따라서 북한이 이 제안에 호응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한 능력이 없다면 어리석은 정부라고 아니할 수가 없다. 이를 뻔히 알면서도 제안을 했다면 이는 앞에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무엇인가 노력하는 척 연극을 하지만, 뒤에서는 대결정책을 펼치는 뻔뻔스런 작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제안이 ‘담대한’ 이유는 상대의 호응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나 보다. 무능하고도 뻔뻔한 정부다.

2022. 08. 22

노동당 대변인 이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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