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연히 우리의 길을 열어가겠습니다
의연히 우리의 길을 열어가겠습니다
- 21대 대선 선거운동을 마치며
윤석열 탄핵으로 실시된 21대 대선이 끝났습니다. 우선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께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내란을 청산하고 새로운 한국을 만들어나가기를 바라는 많은 이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대통령이 되시길 기대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노동당도 함께 참여한 사회대전환연대회의의 대선후보로서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신 권영국 후보님께 뜨거운 감사와 연대의 인사를 드립니다. 함께 했던 많은 분들의 기대에는 다소 못 미치는 아쉬운 결과이지만, 선거운동의 과정 전체를 생각한다면 실망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간의 침체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진보정당운동의 2기를 다시 만들어 갈 수 있는 동력은 확보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많으며, 우리 스스로 돌이켜보아야 할 것도 많습니다. 보이지 않는 투명인간들,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배제된 이들의 삶은 여전합니다. 선거운동을 시작할 때 만났던 김형수, 고진수, 박정혜 등 고공농성 노동자들은 여전히 농성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선거운동 마지막에 빈소를 방문했던 고 김충현 태안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처럼 중대재해로 죽어가는 노동자들 또한 여전합니다.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고 있지 못하는, 5인 미만이나 3.3 프리랜서 및 플랫폼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등 1300만 무권리 노동자들의 삶도 그대로입니다. 불평등과 차별에 시달리는 여성과 성소수자, 장애인 및 이주노동자 등 모든 사회적 약자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어려운 청년들이나 힘든 삶에 시달리는 가난한 중장년 및 노인들도 너무나 많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의 모습이나 목소리는 이번 대선 기간에도 제대로 보이거나 들리지 않았습니다. 우리들 또한 부족했습니다. 단지 호명하고 요구하는 것을 넘어, 지역과 현장에서부터 함께 하려는 노력이 미흡했으며 그분들께 구체적으로 다가가지도 못했습니다. 바닥에서부터 작은 것이라도 함께 만들어가지 못했던 것을 우리 스스로 돌이켜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바탕은 마련되었습니다. 실망도 자족도 하지 않고 의연히 우리의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우리 내부에 갇히지 않고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노동자민중과 함께 미래로 나아가겠습니다. 빨강, 노랑, 초록이 어우러졌던 이번 선거운동처럼 앞으로도 각자의 색깔을 유지하되 함께 협력하고 연대함으로써 새로운 희망을 쌓아나가겠습니다. 민주당에 독립적이며 응원할 것은 하되 비판할 일은 당당히 비판하는, 독자적 진보정치의 길을 열어가겠습니다. 사회운동과 함께 하고 체제전환과 사회변혁의 담대한 꿈을 키워가겠습니다.
보이지 않지만 이 사회를 실질적으로 이끌어가는 이름없는 다수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세상, 그들의 권리가 보장되고 그들의 꿈이 이루어지는 세상을 향해 우리는 늘 변함없이 이 길 위에 서 있을 것입니다. 흔들림없이 우리의 길을 걸어갈 것입니다. 그 길에 함께 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5.06.05.
노동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