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택시 노동자입니다

작성자
서울특별시당
작성일
2021-07-16 14:01
조회
963


나는 택시 노동자입니다

해성운수 해고 택시노동자 방영환

 난 택시 노동자입니다.

 40년을 넘게 살면서 뭐 특별하게 잘 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아내가 택시 운전을 해 보라고 하며 나와 적성이 잘 맞을 거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2008년 1월 5일 택시 자격증을 취득하여 처음으로 택시 운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택시 현장은 그렇게 녹녹치 않았습니다. 많은 승객들과 수없이 실갱이를 할 수 밖에 없는 곳이 택시 현장입니다. 야간 근무를 하면 취객 승객들 때문에 파출소를 시도 때도 없이 가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습니다. 가끔가다 팁을 주는 친절한 승객들을 만나면 힘이 났고, 택시 직업의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택시 현장의 힘든 점보다 저를 더 힘들게 한 것은 택시 사업주들이었습니다. 세 군데의 택시 회사를 옮겨 다니면서 본 택시 자본가들의 횡포는 정말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지금 근무하고 있는 동훈그룹은 제가 겪은 다른 택시 자본가들보다 가장 악랄하고 비열했습니다.

 동훈그룹 회장이란 사람은 현재 18개의 택시회사와 세 개의 LPG 충전소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호텔 사업과 부동산업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지금은 세 아들이 공동대표로 회사를 각각 나누어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본 동훈그룹 사업주들은 온갖 불법, 탈법, 편법으로 탈세를 하고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사적 이익을 챙기는 나쁜 자본가들입니다.


 저는 21012년 4월 1일에 동훈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주호교통에 입사하여 2개월 간은 도급으로 일을 했고, 6월 1일부터 정식으로 입사하여 5년 간을 성실히 일했습니다.

 회사는 저를 2017년 9월 1일 자로 계열사인 해성운수로 전근을 시켰습니다. 불행의 시작은 이때부터였습니다. 회사가 너무 많은 불법을 자행하고 있어, 더 이상은 안되겠다고 생각해 2019년 7월 21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해성운수 분회를 설립하였습니다. 조합원 2명으로 시작해 7명으로 조합원들이 늘어나는 등 노조는 계속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사측의 노동탄압은 노조 설립신고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회사는 노동조합 설립 이후 저에게 온갖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했습니다. 7년 간 야간 근무만 했던 저를 주, 야간으로 승무 변경하고, 신차량에서 폐차 직전인 차량으로 배차했습니다. 승객이 뒤 좌석에 구토를 한 차량을 세차도 하지 않고 다시 배차하고, 30도가 넘는 한 여름에, 에어컨이 고장난 차량을 끌고 나가라고 하는 등의 불이익을 주었습니다. 가장 심한 부당노동행위는 하루에 3시간 30분만 차를 운행하라고 하면서, 사납금 기준으로 월200만원씩 마이너스가 난다고 급여를 지급하지 않은 점입니다. 심지어는 회사가 제가 배차 부장을 폭행했다고 허위 조작하여 진단서까지 법원에 제출한 사실을 부당해고 행정소송 중에 알게된 것입니다.

 또한 사측은 제게 2020년 2월 7일자로 근로 계약서에 서명을 요구하며, 앞으로 회사를 상대로 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합의 각서에 서명을 요구했습니다. 근로 계약서와 합의 각서에 서명을 하지 않으면, 평생 승무 정지하겠다고 협박하며, 차량키를 주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동훈그룹 계열사인 주호교통에 입사해 같은 계열사인 해성운수까지 8년 넘게 일한 노동자로서 새로 근로 계약서를 쓸 필요가 없고, 부당한 합의 각서에 서명할 이유도 없어 서명을 거부했습니다. 그럼에도 사측은 새로 근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고 통고를 했습니다. 저와 똑같은 이유로 해성운수 노조사무장 김수길 조합원도 부당 해고를 당했습니다.

 부당 해고 이후 저는 해고자 원직복직을 위해, 2021년 1월 5일부터 1인 시위와 집회를 하고 있습니다. 해성운수는 부당 해고 철회하고 해고 노동자를 즉각 원직복직 시켜야 합니다. 투쟁!!



 택시발전법 11조 2항(임금지급의 기초가 되는 소정근로시간은 1일 8시간 주 40시간 이상으로 정해야한다)이 시행되어, 2021년 1월 1일부터 서울시에는 완전 월급제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훈그룹 사업주는 온갖 꼼수와 불법으로 완전월급제를 무력화 시키고 있습니다. 사납금 및 기준금을 기준으로 그 금액에 미달하면 월 급여에서 공제하고 있습니다.

 동훈그룹이 지금도 사납금 및 기준금을 정해놓고 불법경영을 하고 있음에도 관할 양천구청, 서울시청, 노동부 등 어느 한곳도 관리감독을 하지 않고, 오히려 사업주를 비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시민 대책위를 꾸려서, 이런 탈법,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서울 시내 254개 택시 회사에 대해 대중교통 수단으로서 택시 경영의 투명화와 공공성을 갖추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서울 시민의 발인 택시의 준공영제가 하루 속히 정착되어야 합니다. 택시노동자들의 직업 만족도가 1위가 되어야 시민들에게 현재보다 훨씬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차 산업혁명이니, 모빌리티 플렛폼 시대니 세상은 바뀌었고, 바뀌는 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택시 업계는 아직도 1990년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택시 노동자의 인권을 탄압하고, 권리를 억압하고, 임금착취와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가 만연해 있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택시 노동자들의 불안정한 노동을 악용해 완전 월급제를 거부하고 이전 사납금 제도와 별 다를 것 없는 방식으로 택시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꿈꾸는 세상은 다 같이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입니다. 해고 없는 세상, 개인만이 아닌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세상, 불공평이 만연한 사회가 아닌, 평등한 세상.

 민주노조 조합원 해고노동자로써 저는 원직복직, 부당노동행위 처벌을 요구하며 끝까지 동지들과 함께 웃으면서 투쟁하겠습니다. 투쟁!!


해고는 살인이다!!

해성운수는 부당해고 철회하고, 해고 노동자 즉각 원직복직 시켜라!!

동훈그룹은 완전월급제 시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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