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10기 대표 현린 퇴임사] 희망의 빛 노동의 벗, 노동당

작성자
현린
작성일
2021-11-22 21:22
조회
1253



절망의 어둠을 밝히는 희망의 빛
자본의 착취에 맞서는 노동의 벗

노동당의 시간

노동당 10기 당대표 현린, 대표 임기를 마치며 인사드립니다. 2년 전 임기를 시작하며, 사회주의 강령을 기초로 하는 선명한 계급정당, 노동자·민중과 함께하는 대중정당으로서, 노동당의 기초를 다지겠다고 약속 했습니다. 가장 왼편에 있다는 선언이 아니라 가장 낮은 곳에서의 실천으로, 노동당의 가치를 입증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하여 먼 미래를 향한 공허한 약속이 아니라 바로 오늘의 실천으로 사회주의의 가치를 증명하는 ‘노동당의 시간’을 열겠다고 했습니다.

노동당의 시간은 달라야 했고 또한 달랐습니다. 10년 만에 자유주의 정권의 무능과 한계를 드러내고 체제전환의 필요성을 공론화할 수 있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노동당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정치적 역할을 수행해야 했습니다. 동시에, 10년 전에 비해 10분의 1로 축소된 노동당의 조직적 토대와 정치적 역량도 재건해야 했습니다. 요컨대 사회주의로의 체제전환이라는 정치적 과제를 수행하는 동시에, 그 정치적 무기인 노동당의 전환 또한 실천해야 했습니다.

최악의 조건에서 최선의 실천을, 최소의 인원으로 최대의 과제를 수행해야 했습니다. 대표를 포함한 중앙의 전업활동가들은 1인 10역의 역할을 해내야 했습니다. 생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당 활동에 결합한 평당원들이 전업활동가 역할의 10분의 1 이상을 거뜬히 해주셨습니다. 노동당 중장기전략안과 헌법안, 교육기획안, 온오프라인 좌담과 토론, 강연과 정치캠프 개최, 300여 편이 넘는 논평과 동영상, 그리고 총선 및 대선 정책은 모두, 이러한 노동당 당원들의 피와 땀의 결과입니다.

노동당을 대표해 2020년 12월부터 12일 동안 참여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촉구 단식투쟁은, 노동당의 정치가 집중해야 할 현장을 재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전쟁에서 전사하는 군인의 수보다 일터에서 사망하는 노동자가 더 많은 지금 여기 한국에서, 사회주의 노동자계급정당, 그러나 원외소수정당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일부의 우려도 있었으나, 당의 중앙이 현장투쟁의 최전선에서 분투하는 모습에 많은 당원들이 자부심을 느끼셨고 응원을 해 주셨습니다.

다시 열어낸 노동당 광장

노동당의 존재이유를 망각하는 원칙 없는 외연의 확대나 반계급적 정치활동과 당의 역량을 소모시키는 반조직적 정치활동과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자본주의에 맞서 현장에서 투쟁하는 노동자 및 사회주의자들과 함께 최전선에서 분투했습니다. 체제전환을 향한 대안을 생산하고 투쟁을 실천하는 노동당으로 쇄신하되, 더디 가더라도 당원과 함께 당 차원의 조직적 토론과 결정을 통해 당의 항로를 결정하고 또한 이에 따라 움직였습니다.

정책위원회의 정상화를 통해 각 현장의 당원들이 직접 참여하여 사회주의 노선에 입각한 정책을 생산하고 당원들과 공유해 왔습니다. 전략위원회와 헌법위원회를 구성해 체제전환과 당 조직 강화를 위한 중장기 전략과 당의 헌법안을 준비했습니다. 교육기획단과 홍보미디어기획단을 구성해 내적으로 당원교육의 내용과 형식을 보강하고 외적으로 당의 선전활동을 강화했습니다. 노동연대상담소를 설치하여, 현장의 실태와 요구를 반영한 구체적 정치활동의 성과를 축적해 가고 있습니다.

각 지역과 부문의 당원들이 참여한 중앙 사업기구의 활동 과정과 성과는, 세 차례 정치캠프 및 정책대회를 통해 당원들과 공유하고 보완해 왔습니다. 일곱 차례의 정세토론회 및 초청좌담회를 열어 의료, 산업재해, 이주노동, 청소노동, 하청노동 등 당 내외 주요 현장 당사자들을 초대, 주요 현안과 투쟁 상황을 당원들과 공유했습니다. 열두 차례에 걸친 기획강연을 통해 노동, 기후, 의료 등 각 부문별 의제별 대안을 노동당으로 모아내 왔습니다.

6년 만에 기관지 [미래에서 온 편지]를 복간하여 주요한 현안과 활동들을 당 안팎에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울러 매월 당의 각 조직 주요 활동 일정을 전당적으로 당원들과 공유하고 참여를 독려해 왔습니다. 청년노동자들의 거리에서 정당연설회를 개최하여 노동당의 존재와 가치를 알렸습니다. 투쟁 당사자들과 함께 최전선에서 정당연설회를 개최하여, 코로나를 빌미로 광장과 거리를 빼앗긴 노동자들에게 노동당만의 붉은 광장을 열어내기도 했습니다.

뼈와 살을 갈아 넣었으나 여전히 완수하지 못한 과제도 있습니다. 2년 전 파괴되었던 지역조직의 절반 이상이 당원들의 결의와 헌신으로 정상화되었으나, 여전히 재건해야 할 지역이 남아 있습니다. 과거 녹색위원회가 생태환경위원회로 재건되었으나, 여성과 청소년, 그리고 청년위원회 등 여러 의제조직들은 아직 준비 상태입니다. 형식적 운영을 떠나 지역과 현장에서의 실질적 활동 여부를 기준으로 평가한다면, 정상화되었다는 골간조직들의 강화와 확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사회주의 광장으로의 확장

광장으로서 노동당의 역할은 사회주의 정치 영역으로도 확장해 왔습니다. 노선의 재정립을 통해 당의 중심을 잡고 당의 조직력과 정치력을 재건하면서, 당의 대외적 정치적 위상도 빠르게 복원되었습니다. 2년 전 당의 해산까지 거론할 만큼 당은 위기에 처해 있었지만, 2년 후 지금 그 누구도 노동당의 위기를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 현장은 노동당에게 2022년 대선을 비롯한 향후 체제전환을 향한 대안정치운동의 중심으로서 역할을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노동당은 2019년 사회변혁노동자당 집행부와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지난 2년 동안 꾸준히 간담회와 토론회 등을 공동으로 개최하며 현 시기 사회주의 정당의 과제와 역할을 모색해 왔습니다. 현장의 제 좌파 단위들과의 교류와 연대도 꾸준히 이어 왔습니다. 노동당이 개최한 2020년 좌파합동신년회와 2021년 좌파합동시무식은, 그동안 노동당이 수행해 온 대외연대활동의 성과이자 본격적인 좌파연대의 출발을 알리는 상징이었습니다.

이 모든 성과를 결집하여 2021년 7월에는 ‘사회주의 대통령선거 지방선거 공동대응과 단일한 사회주의 대중정당 건설을 위한 원탁회의’를 출범시켰습니다. 원탁회의는 9월부터 네 차례의 대선의제토론회를 개최, 사회주의 진영 각 부문의 정책역량을 총집결시킨 대선정책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11월에는 ‘한국사회 체제전환을 위한 사회주의좌파 대통령선거 지방선거 공동투쟁본부’를 출범시켰고, 공투본을 통해 사회주의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여 2022년 대선에 대응할 계획입니다.

전국위원회 논의와 결정에 따라 출범한 원탁회의 및 공투본에서는 노동당 당원만이 아니라 한국의 사회주의자들이 결집해 다시 1인 10역의 역할을 해 내며 2022년 대선과 지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10년 전 대선에 비해 긴 시간을 준비한 만큼, 다양한 부문의 활동가들이 참여하여 어느 해보다 충실한 정책을 준비했습니다. 선전만 있는 선거를 넘어, 조직을 남기는 선거를 위해, 단일한 사회주의 대중정당 건설과도 밀접하게 연계하여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편 정기당대회 논의와 결정에 따라 구성한 단일한 사회주의 대중정당 건설 준비위원회는 노동당과 사회변혁노동자당만이 아니라 제3지대 사회주의자들의 결집까지 고려하여 강령과 당헌·당규 및 조직구조와 운영체계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랜 동안 감소하기만 하다가 올해 4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당원 수는 대선과 지선 공간에서 우리의 실천에 따라 더욱 확대될 것이며, 이는 우리의 조직적 토대와 정치적 역량의 강화와 확대로 이어질 것입니다.

다시 현장으로

대표의 역할은 조직의 전망을 제시하고 성원과 함께 실천하되,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해 냉철하게 평가받고 최후의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중장기성장전략에 따라 당의 동력을 가동시키되, 당의 현실적 조건과 역량에 따라 당의 자원을 배치하려 노력했습니다. 절망의 시대를 밝히는 희망의 빛, 자본의 착취에 맞서는 노동의 벗, 노동당으로 성장시키되, 더디더라도 함께 가기 위해 속도를 조절했습니다. 작은 성과라도 있었다면 그 모든 것은 기꺼이 동행해 주신 당원 동지들 덕분입니다.

대표 임기는 마치지만, 1인 10역의 역할 중 많은 부분은 계속 이어갑니다. 우선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중앙집행위원과 전국위원으로서의 역할을 계속 이어갑니다. 기관지 편집위원장, 선거기획단원, 단일한 사회주의 대중정당 건설 준비위원, 마지막으로 사회주의좌파 공투본 공동대표의 역할도 이어갑니다. 무엇보다도, 당 정치의 중심은 여전히 지역과 현장에 있다고, 있어야 한다고 믿기에, 지역과 부문의 현장활동가로서, 당원으로서 마지막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한줄기 희망의 빛도 보이지 않던 절망의 시대에도 사회주의 운동은 이어져 왔습니다. 오히려 절망의 시대이기에 사회주의라는 희망이, 실천이 절실합니다. 지난 2년의 실천을 통해 우리 스스로 이를 증명해 보였습니다. 사회주의 실현을 위한 정치적 무기로서 노동당의 시간, 노동당의 대표로서 복무할 수 있어 자랑스러웠고 행복했습니다. 실천하는 당원, 투쟁하는 당원과 함께라면 빛나는 노동당의 시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저 또한 함께하겠습니다.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11월 22일
노동당 10기 대표 현 린

전체 4

  • 2021-11-23 09:32

    수고 많으셨습니다.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


    • 2021-11-23 13:47

      예. 언제나 현장에서!


  • 2021-11-25 22:52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2021-11-28 14:53

      함께여서 가능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