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뚤어진 강자’는 먼지가 날리는 지하철 승강장이 아닌 서울시청 높은 곳에 앉아있다.
‘비뚤어진 강자’는 먼지가 날리는 지하철 승강장이 아닌 서울시청 높은 곳에 앉아있다.
어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5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진행했다. 그동안 장애인들은 사회적 대화를 요구하며 투쟁을 유보해왔지만 돌아온 것은 국가의 ‘불법행위’뿐이었다.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 개정으로 저상버스 의무도입이 시작되었음에도 윤석열 정부는 예산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법이 바뀌었지만, 장애인의 삶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전장연이 투쟁에 나서자마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SNS를 통해 전장연을 ‘비뚤어진 강자’라고 비난했다. 심지어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살고싶다’는 외침을 ‘테러행위’로 규정했다. ‘테러행위’란 무엇인가. 법이 바뀌었음에도 국가가 이를 지키지 않아 장애인의 삶을 집구석에 가둬놓는 것이다. 400여 명의 중증장애인이 참여하는 일자리 예산을 한순간에 전액 삭감하는 것이다. 시설 거주 장애인의 탈시설을 지원하는 사업을 일순간에 폐지하는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고 싶다’는 장애인을 ‘테러행위’를 일삼는 ‘강자’라고 비난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생각이 문제다. 2020년대에도 전체 장애인의 10명 중 2명이 월 3회 이하 외출을 하고 있다. 전체 장애인의 55% 이상이 의무교육조차 받지 못했고, 경제활동 참여율 역시 비장애인의 절반에 불과하다. 오세훈이 말하는 ‘강자’는 그렇게 차별과 소외에 옭아매인 채 이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비뚤어진 강자’는 먼지가 날리는 지하철 승강장이 아닌 서울시청 높은 곳에 앉아있다. 높은 곳에서 소수자를 비난하고 갈라치고 혐오하고 있다.
2023. 11. 20.
노동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