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규탄 긴급 기자회견

작성자
노동당
작성일
2026-01-07 18:03
조회
1437


1월 4일과 5일,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과 마두로 대통령 불법 납치에 맞서 미국 대사관 앞에서 진보3당과 국제민중행동 등 한국 시민사회의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고유미 공동대표와 노동당 당원들이 함께했습니다. 고유미 대표의 발언문을 아래에 공유드립니다.

[1.4 기자회견 발언문]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은 트럼프의 광기나 일시적인 돌출 행동으로 설명될 수 없습니다. 어제 우리가 목격한 현실은, 미국이라는 패권 국가의 예외적 일탈이 아니라 오늘날 세계를 지배하는 제국주의 질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드러낸 사건입니다. 이는 주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제국 질서 속에서 언제든지 조건부로 승인되거나 박탈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이 침략만큼이나 심각한 것은 국제사회의 반응입니다. 많은 국가들이 침묵하거나, 노골적으로 지지하거나, ‘질서 있는 이행’이라는 말로 사실상 이 사태를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과 영국은 국제법을 말하지만 군사 행동 자체는 부정하지 않고,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일부 국가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내세워 침략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는 판단 착오나 외교적 애매함이 아니라, 제국 질서에 자신을 정렬시키겠다는 정치적 선택입니다.

이런 반응을 놓고 보면, 이번 침공은 단지 베네수엘라의 정권 교체를 위한 군사작전으로 볼 수 없습니다. 제국 질서 속에서 베네수엘라의 전략 자원은 더 이상 한 국가의 주권적 소유물이 아니라, 초국적 자본과 제국주의 패권 국가들이 공동으로 관리하고 통제해야 할 자산처럼 취급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그 제국 질서의 행동대장으로서, 이 구조를 유지하고 재생산하기 위해 침략에 나선 것입니다.

그래서 이 침략이 용인된다면, 그 다음은 언제든지 다른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내일은 중동의 에너지 국가, 아프리카의 광물 보유국, 지정학적 가치가 높아진 다른 지역들 역시 예외가 아닐 것입니다. 오늘의 베네수엘라는 앞으로 제국 질서가 어디까지 허용될 것인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베네수엘라 침략에 맞서 싸워야 할 주체는 특정 국가에 한정될 수 없습니다. 제국 질서에 포섭되고, 수탈당하며, 관리 대상으로 전락해 가는 전 세계의 민중이 함께 저항해야 합니다. 국제법이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세계에서, 새로운 기준은 국가 간 합의가 아니라 민중의 연대와 저항을 통해서만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노동당은 베네수엘라 민중의 자기결정권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미국만이 아니라 이 침략을 가능하게 한 제국주의 질서 전체에 맞서 싸울 것임을 분명히 선언합니다.

이재명 정부에도 요구합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사태를 모호한 외교적 언어로 우회할 것이 아니라, 주권 국가에 대한 군사적 침략과 대통령 납치를 명확히 반대하는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제국 질서의 폭주에 침묵하는 것은, 앞으로 유사한 방식의 무력 개입과 주권 침해가 반복되는 세계 질서를 사실상 용인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 한 나라의 주권 침해를 넘어, 제국주의적 침략과 ‘관리’가 세계 질서의 정상으로 굳어질 것인가를 가르는 순간 앞에 서 있습니다. 노동당은 이 제국주의적 폭주에 맞서 동지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5 기자회견 발언문]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을 주권침해라는 정치적 수사나 도덕적 평가에 가둬서는 안 됩니다. 이 사건은 패권 경쟁, 그리고 미국 내부의 위기를 외부 공격으로 봉합하려는 계산이 결합된 제국주의적 침략으로 규정되어야 합니다. 이번 침공의 중심에는 석유, 중국, 패권 경쟁, 그리고 미국 사회 내부를 결속시키려는 정치적 선택이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에게 석유는 언제나 안보와 직결된 문제였고, 이런 중국에게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제재로 국제 시장에서 배제된 이후에도 원유 수입과 금융 거래를 통해 관계를 유지해 온 핵심 공급처였습니다. 제재 속에서도 베네수엘라의 석유는 중국으로 유입되었고, 이 관계는 미·중 패권 경쟁이 에너지 영역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 사례였습니다.

미국의 이번 침공은 바로 이 흐름을 군사적으로 차단하려는 행동입니다.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다시 통제하고, 중국이 에너지와 금융 양쪽에서 남미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입니다. 다시 말해, 이 침공은 남미의 한 나라를 겨냥한 사건이 아니라 중국을 향한 공개적인 경고입니다. 특히 베네수엘라의 석유는 중질유입니다. 다루기 어렵고 정제 비용이 크지만,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설비와 자본을 가진 국가에게는 전략적 가치가 큽니다. 미국은 이 자원을 다시 자신이 설계한 질서 안으로 편입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국제사회의 반응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많은 국가들이 침공을 직접 지지하지 않으면서도, ‘질서 있는 이행’이라는 말로 사실상 이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는 제국주의 패권 경쟁 속에서 어느 편에 설 것인가를 계산한 결과입니다.

베네수엘라는 지금 미·중 패권 경쟁이 군사적 방식으로 표면화된 현장이 되고 있습니다. 이 침공이 용인된다면, 에너지와 자원이 걸린 지역에서 제국주의적 개입은 다시 한 번 정상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노동당은 베네수엘라 민중의 자기결정권을 분명히 지지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패권과 내부 결속을 위해 침략과 전쟁을 선택하는 이 질서 자체를 단호히 거부합니다. 에너지와 자원, 그리고 세계 질서를 통제하기 위해 군사력을 동원하는 패권 경쟁에 맞서, 민중의 연대와 저항만이 이 질서를 멈출 수 있는 유일한 힘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노동당은 전 세계의 투쟁하는 인민들과 함께 이 제국주의적 폭주에 끝까지 맞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