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핑] 광장과 선 긋기 들어가는 이재명의 ‘보수 선언’

광장과 선 긋기 들어가는 이재명의 '보수 선언’
- ‘보수 정치인’ 이재명 대표에게 경고합니다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보수 선언'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민주당은 진보정당이 아니다"라며, 본인이 당대표를 맡고 있는 당의 정체성을 "중도보수"로 규정한 것인데요.
물론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보수 정당, 보수 정치인이라는 것은 새삼스럽지 않은 사실입니다. '기업 주도 성장'을 주장하고, 반도체 재벌에게 특혜를 몰아주는 반도체특별법을 밀어붙이던 이재명 대표의 최근 행보도 그렇거니와, 정리해고의 일상화, 한미 FTA 추진 등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한국 사회에 이식한 장본인들이 바로 역대 민주당 정권이었다는 사실만 봐도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표의 '보수 선언'이 화제가 되는 것은 그동안 민주당이 필요에 따라 '진보'와 '개혁'이라는 용어를 도구처럼 사용해 온 역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의 열망에, 또는 '국힘을 막아야 한다'는 차악론에 호소하며 집권을 꾀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진보'란 때로는 민주당 스스로를 치장하는 말이, 또 때로는 '민주당을 찍지 않아 국힘을 도와주는 사람들'을 꾸짖을 때 사용되는 말이 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이 '진보'와 '개혁'을 이야기할수록 한국 사회의 진보적 열망과 담론들은 황폐화됐습니다. "범진보 세력"의 총선 승리를 부르짖으며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통해 친민주당 세력이 180석 가량을 확보했던 21대 국회는 20년 가까이 묵은 '개혁' 과제인 차별금지법 하나 제정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민주당이 이제는 스스로 써먹던 ‘진보’ 규정을 거부하고 ‘보수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솔직하지만, 동시에 오만합니다.
지금 탄핵 광장에서는 윤석열 파면 이후의 세계를 그리는 사회대개혁 요구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성소수자를 비롯한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들이 스스로를 드러내며 무지갯빛 연대의 물결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윤석열 탄핵 투쟁을 “빛의 혁명”이라 치켜세우면서도, 광장의 사회대개혁 요구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남태령 대첩 이후 농민들이 감사의 뜻으로 나눠준 무지개떡을 먹고 SNS에 인증샷을 올린 민주당 의원들은 많지만, 그 무지개떡이 상징하는 다채로운 소수자들의 연대의 의미를 언급한, 차별금지법 제정 동참으로 떡 먹은 값을 하라는 소수자 시민들의 요구에 응답한 의원은 없었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그리고 민주당의 보수 선언이 ‘광장에 나온 사람들의 지지는 필요하지만 광장의 요구에는 선을 긋겠다’라는 이야기로 들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보수 정치인’ 이재명 대표에게 경고합니다. 광장의 시민들은 특정한 정치인과 정당을 지지하기 때문에 거리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윤석열 파면 이후의 세상을 ‘누가 대통령인 세상’의 형태로 이야기하지 않고, ‘어떤 세상’이어야 하는지의 형태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광장이 꿈꾸는 것은 ‘대통령 이재명’이 아닌 다른 사람과 연대하며 함께 사는 세상입니다. ‘기업 주도 성장’을 외치는 ‘보수 정치인’ 이재명의 자리가 과연 그런 세상에 존재할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보수 정당 민주당이 광장의 요구에 선을 그을 때, 진보 정당인 노동당은 민주당과의 선을 명확하게 긋겠습니다. 보수 정당 민주당이 광장을 선거에 어떻게 동원할지 고민할 때, 진보 정당인 노동당은 어떻게 광장과 하나가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겠습니다. 윤석열도 낡은 기득권 보수 정치도 없는 파면 이후의 세계로, 노동당이 시민 여러분들과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2025.02.20.
노동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