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레드 어워드
작성자
노동당
작성일
2024-12-23 11:32
조회
11683
매년 자본의 착취와 국가의 폭력, 사회적 차별에 비판적이고 저항적인 문화예술활동을 선정해 발표해 온 레드 어워드가 12월 21일 토요일 17시 공간 채비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수상자와 시상자, 축하객 등 7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조재연 미술평론가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서는, 주목할 만한 광장, 기록, 담론, 시선, 토대, 연대, 형식, 반동 등 총 8개 부문 9개 수상작이 발표됐습니다.
먼저 주목할 만한 토대 부문은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이 수상했습니다. 노란리본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장기자랑> <노란리본> <연속, 극> 등 일련의 작업들을 통해 우리가 마주한 슬픔이 무엇이고 우리가 마주한 분노가 무엇인지, 그리고 슬픔과 분노 속에서도 어떻게 인간에 대한 사랑을 지켜냈는지를 보여주며, 연극의 힘, 예술의 힘 그리고 연대의 힘을 다시 각성시켜 주었습니다. 2020 레드 어워드 연대부문 수상자이자 올해 선정위원인 권은비 미술작가가 시상하고, 김도현(동수맘), 김순덕(애진맘), 박유신(예진맘), 이미경(영만맘), 최지영(순범맘) 등 배우와 김태현 연출이 수상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은 연극 <비밀의 화원>이 수상했습니다. <비밀의 화원>은 2016년 여름 이화여대 대학본관 점거농성 투쟁을 다룬 작업으로, 모두에게 동등한 발언권과 의결권이 주어지는 만민공동회가 본관을 점거한 후의 기세와 감격만이 아니라, 당시의 ‘운동권 혐오’ 논란들을 다양한 시공간의 사건들을 교차시키며 재구성, 박근혜 탄핵 집회로 이어지는 2016년의 싸움을 되짚으며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를 다시 물었습니다. 작년 담론부문 선정작인 애프터 미투의 강유가람, 박수현 감독과 권순아 PD가 시상하고, 심지후 연출과 라소영 배우, 장지영 드라마투르그가 수상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연대 부문은 <현지 가이드와 함께하는 동아시아 맞춤 투어>와 <이름을 모르는 먼 곳의 그대에게>가 공동수상했고, 올해 선정위원인 솔가 싱어송라이터가 시상했습니다. 연극 <현지 가이드와 함께하는 동아시아 맞춤 투어>의 경우, 지난 수년간 동아시아 각지에서 발생한 중대한 사건들이 결코 개별적인 사안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문제적 체제와 자본의 욕망과 폭력이 뒤섞여 태어난 결과임을 드러내고, 이를 무대 밖에서 관객들도 함께 외치게 함으로써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무대 위 안전한 목소리를 무대 밖 불온한 목소리로 전환했습니다. 작업에 참여한 권나민, 박현지, 박희수, 백경하, 연빈, 이유진, 장필목, 최은주, 홍명교, 한받 등이 수상자로 참석했습니다.
음반 <이름을 모르는 먼 곳의 그대에게>는 무너진 강정의 바다 앞에서, 소성리의 폭력 앞에서, 해고노동자들, 젠트리피케이션 피해상인, 쫓겨나는 사람들과 함께 각자의 방식으로 오랫동안 노래해온 12팀의 뮤지션들이 참여한 앨범으로,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의 친구들에게도 전하는 평화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뮤지션으로 음반에 참여한 남수, 자이, 까르가 수상자로 무대에 올랐으며, 남수는 올해 축하공연으로 레드 어워드를 빛내 주기도 했습니다.
이백윤 노동당 대표가 발표한 주목할 만할 반동 부문에는 <윤석열>이 선정되었습니다. 내란도 내란이지만, 윤석열이 지난 7월 블랙리스트 주요 실행자인 용호성을 문체부 1차관으로 임명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용효성은 2014년 청와대 파견근무 당시 문화예술계 배제인사 명단을 문체부에 전달했고, 2015년 국립국악원 기획운영단장 시절에는 특정 연출가를 공연에서 배제시킨 바 있습니다.
주목할 만한 광장 부문은 <모든 희생자를 애도하는 신발들의 시위>가 수상했습니다. <모든 희생자를 애도하는 신발들의 시위>는 전국의 시민들이 보내준 3천여 켤레의 신발들을 전시함으로써, 팔레스타인 전쟁 희생자 규모의 크기와 무게를 체감하게 하는 동시에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쌓여있는 유대인 희생자들의 수천 켤레의 신발 더미들을 소환, 반복되는 학살의 역사 앞에서 우리가 무엇을 직시해야 하고 무엇을 잊어서는 안 되는지 보여주었습니다. 올해 선정위원인 성상민 문화평론가가 시상하고, 전시에 참여한 김지혜, 뎡야핑, 명숙, 사루, 이지원이 수상했습니다.
담론 부문에는 뉴스타파 <쿠팡은 바뀌지 않는다 2>가 선정되었습니다. <쿠팡은 바뀌지 않는다 2>는 잠입취재를 통해, 코로나 시기 쿠팡의 급격한 성장과 나스닥 상장 이면에 감춰진 정교한 노동착취와 이로 인한 노동자의 과로와 죽음의 과정을 추적하고 쿠팡이 영입한 61명의 인사들까지 밝혀내며, 최근 20여 쿠팡 노동자의 죽음이 일개 사업주의 윤리적 문제가 아니라 반사회적 자본과 결탁한 정치적 문제임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2016년 현장 부분 수상자인 반올림의 권영은 활동가가 시상하고, 뉴스타파 신동윤 PD와 홍여진 기자가 수상했으며, 국외 체류 중인 홍주환 기자는 서편으로 수상소감을 보내 왔습니다.
기록 부문은 <청소년과 청년, 재난을 살아내다>가 수상했습니다. <청소년과 청년, 재난을 살아내다>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결성된 4.16재단이 올해 1월 설립한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가 기획하고 박희정과 최시내가 작업한 웹툰으로, 재난과 참사가 취약한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 더욱 가중되어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상대적으로 발언권이 없던 청소년과 청년, 외국인의 목소리를 통해 체감할 수 있게 했습니다. 작년 연대 부문 이정민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위원장이 시상하고, 작업에 참여한 민승희, 민초희(이상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박희정, 최시내 작가, 장은하 활동가와 파테메 통역사가 수상자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마지막으로 형식 부문에는 영화 <열 개의 우물>이 선정되었습니다. <열 개의 우물>은 80년대 인천 빈민 지역에서 탁아운동과 노동운동에 몸담았던 여성들에 관한 영화로서, 관객으로 하여금 당시 운동에서 우리가 놓친 것을 찾아내고 현재의 삶과 정치, 그리고 계급이라는 이름 앞에서 무엇을 찾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레드 어워드 최다 수상자인 희정 선정위원이 시상하고, 김미례 감독이 수상했습니다.
2024 레드 어워드 집행위원장을 맡은 적야 노동당 문화예술위원장은 폐회사에서 선정위원회의 총평을 인용해 2024년 레드 어워드 선정작들의 세계는 어느 해보다 시공간적 스펙트럼이 넓어서, 가깝게는 올해 여름 제주에서 발생한 쿠팡 배송노동자 사망에서 시작해서, 작년 여름의 오송참사, 2014년 세월호 참사와 중국 선전 폭스콘 공장의 노동자 투신자살사건을 거쳐, 멀리는 1980년대 인천 지역 여성들의 노동운동과 1940년대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까지 이른다고 언급했습니다.
아울러,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가고, 폭염과 폭우, 폭설 속에서 전쟁의 전사자만큼이나 많은 수의 노동자가 일하다 죽어 나가고,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를 통해 당선된 대통령이 자국민에게 총구를 들이댄 2024년, 국경을 넘나드는 자본의 착취와 국가의 폭력, 사회적 차별 속에서 이어지는 재난과 참사가 결코 무관하지 않고,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망각과 외면 대신 기억과 연대가 필요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며, 다른 시선으로 다른 세계를 준비하는 데에 작은 빛이 되어 준 2024 레드 어워드 수상자들에게 감사와 축하 그리고 연대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리며, 내년에 더 나은 세계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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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레드 어워드 집행위원회
남미희 박수영 안보영 우은정 유용현 윤정현 적야 정로빈 정혜윰 조재연 최인기 현린
2024 레드 어워드 선정위원회
강덕규 미술비평가, 권은비 미술작가, 김소연 연극평론가, 성상민 문화평론가, 솔가 싱어송라이터, 안태호 문화기획자, 이동슈 시사만화가, 적야 미술작가, 조재연 미술비평가, 현린 사진가, 희정 기록노동자
2024 레드 어워드 조직위원회
감자 강덕규 강훈구 고미경 고수봉 고유미 권은비 김강호 김동성 김민호 김상연 김상희 김성봉 김소희 김윤규 김정훈 김차리 김호중 나도원 남미희 남영우 다정 류성이 류혜영 박성훈 박수진 박시현 박은경 박은영 박종성 박종우 배재근 사루 선준 성상민 신재길 안보영 안양근 안지현 안태호 양미옥 엄정후 오춘상 우은정 위대현 유용현 윤정현 이건수 이백윤 이병훈 이슬하 이영주 이영진 이종회 이창수 이철희 이현미 이현주 이혜규 장인하 장재석 적야 전장호 전창윤 정규정 정로빈 정상천 정성희 정세현 정연용 정운교 정윤영 정일욱 정진우 정철효 정태용 정혜윰 정훈 조재연 조혜연 진은영 진은희 채재웅 청명 최고라 최명숙 최상분 최승훈 최원섭 최인기 최인엽 표하준 한준규 현린 홍성우 홍은영 + 비공개(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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