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둘째 주, 평등으로 가는 수요일

1월 8일 어제 저녁 7시, 거통고지회 노동자들이 노숙농성을 진행 중인 한화 본사 앞에서 <평등으로 가는 수요일> 집회가 열렸습니다. 추운 겨울밤에도 윤석열 탄핵과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들의 투쟁 승리를 위해 많은 시민들이 청계천 한화빌딩 앞으로 모였고, 노동당 역시 탄핵의 완성인 새로운 세상을 그리는 깃발들을 들고 <평등으로 가는 수요일> 집회에 함께했습니다.
이백윤 대표는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들을 비롯한 ‘정상화된 민주주의’ 밖의 노동자들, ‘노동 없는 민주주의’가 더욱 가혹하게 다가오는 성소수자 노동자들의 삶을 이야기하며, 윤석열을 만든 배제와 유예의 정치를 더는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힘주어 이야기했습니다.
시간관계상 생략된 이백윤 대표의 발언 전문을 공유드립니다!
[이백윤 노동당 대표 발언문]
노동당 대표 이백윤입니다.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가결 후에, 광장투쟁에 대해 분석한 언론 보도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공통적으로, 박근혜 탄핵 정국하고 비교했을때 이번 광장이 더욱 다채롭다고, 사회적 소수자들이 스스로를 드러내며 이야기하는 것이 더 두드러지게 드러난다고 말합니다. 저는 이것이 ‘나중에’로 대표되는, 탄핵 이후의 세계에조차 자신들의 자리가 없다는 절망적인 경험을 사회적 소수자들이 이미 한 번 거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탄핵 이후 이른바 ‘정상화된 민주주의’ 아래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세종호텔 노동자들은 코로나 이후 지금까지 1천 일이 넘는 시간동안 직장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고, 대통령 탄핵을 이뤄낸 한국 사회지만 '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은 아직 요원합니다. 태안 화력발전소의 김용균이, 평택항의 이선호가, 아리셀의 이주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세상을 등졌습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여전히 하루 7명의 노동자들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막지 못하고 있고, 민주노총의 이미지는 나아졌지만 정작 노동조합활동은 여전히 귀족으로 이기주의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곳 한화오션은 689억 원의 어마어마한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하청노동자는 여전히 저임금에 심지어 임금체불까지 당하고 있는 현실, 하청노동자 저임금 구조를 공고하게 만들기 위해서 물량팀과 저임금의 이주노동자 고용을 늘리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엄동설한에 노숙을 하는 현실입니다.
저는 당 안팎의 성소수자 동지들과 함께하면서, '노동 없는 민주주의'를 봤습니다. 노동권 없는 한국 사회는 성소수자 노동자에게 더욱 가혹하게 다가온다는 사실 또한 깨닫게 되었습니다. 트랜스젠더 노동자 중에 극히 일부만 정규직이고, 대부분이 초저임금에 시달리는 한국 사회, 성별정체성에 대한 차별이 있을까 두려워 취업 자체를 포기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직장 안팎에서 숱한 거부와 차별을 경험하는 트랜스젠더 노동자의 자리가 탄핵 이후의 세상에 있어야만 합니다.
윤석열이 민주주의를 파괴했다, 맞습니다. 적극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나 윤석열 이전의 민주주의조차 어떠한 결함이 있지는 않았는지, 우리의 민주주의가 누구를 배제하고 있었는지. 윤석열 탄핵을 함께 외치는 지금이기 때문에 더더욱 돌아봐야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광장에 여성이, 성소수자가, 노동자들이 많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런 차별과 배제가 일상화된 우리의 ‘옹졸한 민주주의’가 바로 윤석열 정권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탄핵이 중요하니 다른 과제들은 나중에’ 하자던 이야기의 뒤로 많은 사람들이 배제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배제의 논리가 건설노조를 폭력배로 몰아가고, 여성가족부 폐지를 부르짖으며, 혐오세력을 인권위원장으로 임명한 윤석열 정권을 만들었습니다. 박근혜 이후의 윤석열, 윤석열 이후 찾아올 수 있는 더 큰 민주주의의 후퇴를 이제 반복하지 맙시다.
청계천 8가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산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가”하는 가사가 있는데요, 여기 한화빌딩 앞에 모인 모든 사람들의 얼굴들에서 위대한 삶의 흔적들을 봅니다. 이대로 살 수는 없다고 싸워서 징역형과 손해배상을 떠안게 된 한화오션의 하청 노동자, 노동자로 인정조차 못 받는 3.3 노동자, 초저임금의 불안정 일자리로 밀려나고 있는 여성 노동자, 취업조차도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인 성소수자 노동자들이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삶과 존재 자체가 투쟁인 사람들과 함께, 우리의 탄핵을 다 같이 완성합시다. 탄핵의 완성은 누가 뭐라해도 차별없는 세상, 평등한 세상이지 않겠습니까? 끈질긴 우리의 삶을 위해 함께 투쟁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