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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위기의 본질' _박노자


https://blog.naver.com/vladimir_tikhonov/221462021686


폴란드나 헝가리에서 좌파 정당의 궤멸 상태를 배경으로 해서 반이민, 여혐 본위의 극우들이 권력을 잡고, 스웨덴 같은 "사민주의의 본고장"에서마저도 극우정당이 17% 이상 득표하는 것을 보고 "좌파의 위기"라고들 많이 합니다. 위기라는 점이야 확실하죠. 오늘날 파리의 "노란 조끼"들의 항쟁을 한 번 보시지요. 좌파가 위기 상황이 아니었다면 지금 그 선두에 공산당원이나 각종 트로츠키주의, 마오주의 운동가들이 서고 있었을 것입니다. 한데 불란서의 좌파가 대대적인 민중투쟁을 조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지금 그 투쟁에 제대로 연대하지도 못하죠. 보통의 위기도 아니고 기록적인 위기입니다. 불란서만이 문제인가요? 민노당이 2000년대 초반에 발족됐을 적에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대적인 불만을 배경으로 해서 초기의 그 지지율은 18-20% 수준이었습니다. 지금 노동당, 민중당, 정의당 등 구 민노당 계열의 모든 혁신, 진보 당파들의 지지율을 합산해도 그 정도 되지 못할 것입니다. 단기적으로 말고 장기적으로 본다면 위기라는 점은 더더욱더 명백해집니다. "전후"가 시작된 1940년대 후반에 서구인의 35% 정도 사민당들에 투표하고 15% 정도는 공산당 등 급진 좌파에 투표했습니다. 좌파의 "투표자 절반에 의한 지지"는 전후 복지 국가 건설의 기반이었죠. 지금은요? 사민당들은 평균 25%, 급진 좌파 정당들은 평균 10% 정도입니다. 사민당들이 쇠약해질 수록 신자유주의에 더 많이 투항하고, 더 많이 투항할수록 더 쇠약해집니다. 악순환도 이런 악순환 없어요.

그런데 이 장기 지속의, 특히 1980년 이후에 분명해진 위기에는 본원적 이유들이 있는 것입니다. 복지 국가 건설을 주도한 전후 좌파의 부동한 지지기반은 과연 무엇이었는가요? 사민당이든 급진좌파든 대체로는 대기업 고숙련 정규직들의 노조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원했던 것은? 급진 좌파의 경우에는 "소련처럼" 국유화가 완전고용과 복지 확대를 담보해주고 노동자 출신의 "혁명적" 관료들이 "노동계급 이해관계 위주로" 전사회를 운영할 것을 바라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지만 대부분이 원했던 것은 보편 복지와 중간계층 (중산층)에 근접한 정도의 삶을 보장할 정도의 소득, 즉 지속적인 임금/구매력 인상이었습니다. "국유화/완전고용-복지 보장/노동자출신에 의한 사회운영" 내지 "복지/중산계층 수준의 구메력"을 주로 원했던 구좌파에 큰 도전장을 던진 건 1968년 혁명이 상징하는 신좌파입니다. 그들이 "완전고용/복지/구매력 인상" 내지 궁극적인 "국가권력 장악"보다는, 구미권 중심의 세계 자본주의가 망가뜨리는 지구 환경과 제3세계의 삶, 자본주의가 소외시키는 "주변자"들의 이해관계까지 그 시야에 넣은 것이죠. 구좌파는 대체로 대기업 정규직 노조에 기댔다면 신좌파의 경우 청년 지식 노동자/학생, 여성, 소수자들의 역할이 좀 더 컸습니다. 전후 초기 이후로는 1970년대 후반은 온건/급진 좌파의 지지율이 구미권에서 가장 높았던 시절인데, 이게 구좌파와 신좌파의 지지도가 합산된 결과라고 봐야죠.

이 판을 깬 것은 바로 신자유주의에 의한 모든 계층과 계급의 분열, 파편화입니다. 1980-90년대에 전체적인 불경기 내지 불안정한 성장 속에서 일부 대기업 정규직 내지 공무원 노조원들이 "그나마 나은" 입장에 처하게 되어, 그들을 주로 대변해주는 사민당들이 그 보수적 면모를 여지없이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더군다나 값싼 중국 내지 동남아제 제품들의 대량적 유통이 노조원들의 임금인상 동결을 어느 정도 상쇄시켜주고 상대적인 구매력의 증가를 보장해주었기에 그들로서 신자유주의에 제대로 맞서기가 힘들었습니다. 많은 여성, 청년, 이민자들이 특히 서비스업의 비정규직으로, 빈곤 임금으로 내몰렸지만, 맥더널드스의 저임금 피고용자들이 보통 조합원도 사민당의 당원도 아니기에 제도권 좌파 정치에서 그들의 이해관계가 무시되고 말았습니다. 신좌파적 신념이 있는 지식 노동자들의 경우에는 학계 내지 관료계 공무원이 되는 데에 성공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체제내화되고, "지식 무산 계급"으로 재편된 사람들이 그 생존을 위해 일하느라 제도 정치에서 소외되고 말았습니다.

좌파에 위기가 온 이유는, 좌파 정당들의 기반이 좁아졌기 때문이죠. 그 기반이 좁아진 이유는, 기존의 구좌파 (사민당들이나 공산당들, 각종 트로츠키주의 정파들)나 신좌파 (녹색당들 등등)는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낸 새로운 노동계급내의 하부계층, 즉 프레카리아트 (불안노동자계층)를 전혀 흡수하지 못하고 그 이해관계를 제대로 대변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불안, 저임금, 비노조원 노동자 계층이 주도하는 파리의 "노란 조끼" 반란에서 기존의 구/신좌파가 다 영도력도 연대력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그저 당연할 뿐입니다. 문제는 갑자기 보수화된 민중이 아니에요. 실제 민중이 보수화된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체제 실패에 대한 분노가 더더욱더 누적된 것이죠. 단, 이 분노를 어떻게 정치화시킬 것인가는 그들에게는 문제일 뿐입니다. 문제는 민중의 하부, 민중의 주변부에 새로운 피해자 계층인 불안 노동자계층을 제대로 포용하지 못하고 있는 좌파 정치의 구태입니다.

기존의 좌파가 체인 카페점들의 동유럽 출신의 저임금 서비스 노동자, 박봉의 여비서, 유버 운전기사, 연금 생활자 등의 주변부 노동자, 소수자 출신의 노동자, 여성 노동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강령을 제시하여 그들과의 연대를 구축하거나, 새로운 "빈민당"이 출발하여 기존의 사민당, 공산당, 내지 각종 신좌파 정파들과 연합 전선을 만들면 금일 유럽 좌파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그런 해결을 보지 못할 경우에는 새로운 형태의 파시즘의 도래라는 위험을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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