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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핵재처리·고속로 연구 예산 전액 삭감하라!

- 국회의 수시배정 꼼수 예산편성 방침에 부쳐

 

현재 국회에서는 상임위별로 2018년도 예산안을 두고 심의 중이다. 그런데 50년 넘게 연구만 진행되고 있을 뿐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성공하지 못한 건식 핵재처리 기술(파이로프로세싱-소듐고속로)’ 관련 내년 예산이 1,000억 이상 편성되어 탈핵 단체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파이로프로세싱-소듐고속로 관련 예산에 대해 대전 인근 지역 주민들의 연대체인 <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이하 30km연대)>가 지난 7()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을 하면서 예산 전액 삭감 촉구와 연구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30km연대가 관련 예산 전액 삭감을 촉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진국에서는 이미 한물간 기술로 취급받을 뿐만 아니라 어떠한 효과도 검증되지 않은 파이로프로세싱-소듐고속로 연구비 명목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지난 1997년부터 올해까지 20년간 무려 6,891억 원이나 되는 국가예산을 챙겨간 것도 모자라 내년에도 최소 10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파이로프로세싱을 통해 사용후 핵연료를 쪼개는 과정에서 세슘 등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는 등 안전성 또한 입증되지 않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파이로프로세싱을 이용할 경우, 고준위 핵폐기물 처분장의 면적을 1/100 이하로 줄일 수 있고 핵폐기물의 독성도 1/1,000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 전망이 불투명해 그동안 원자력계의 ‘4대강 사업에 비유됐다. 또한 현재의 기술로는 사업성이 허구에 가까워, 핵마피아들의 먹거리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어제 열린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도 파이로프로세싱 및 소듐고속로 사업의 타당성과 관련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으나 찬반양론이 팽팽해 이렇게 의견이 달랐다면 진작 전문가들끼리 미리 모여 토론과 논의를 통해 지혜로운 방안을 도출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을 정도다.

 

하지만 국회 과방위 예결소위는 어제 회의를 통해 파이로프로세싱-소듐고속로 관련 예산을 정부안대로 통과시키되, 수시배정 예산으로 편성하고 추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관련 기술을 재검토한 후 예산 집행을 결정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정리했다고 한다.

 

수시배정 예산이란 국회에서 예산이 확정됐더라도 사업계획이 미비하거나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으면 기획재정부가 예산 배정을 보류하도록 한 제도다. 보류된 예산은 기재부가 사업계획 수립 등 요건을 충족했는지를 확인·승인해야만 배정이 된다고는 하지만, 과기부가 제출한 예산을 그대로 통과시켰다는 것은 20년 동안 혈세를 낭비한 사업에 대해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포기한 결정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파이로프로세싱-소듐고속로 연구 개발 사업은 전문가 공청회 등에서도 지적된 것처럼 충분한 근거와 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졸속 사업이다. 그런데도 수시배정 대상 사업으로 선정해서 예산을 배정해 놓는다는 것은 과기부와 핵마피아들이 언제라도 필요한 예산을 쓸 수 있게 하려는 꼼수일 뿐이다.

 

문재인 정부는 탈핵 전환을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집권 이후 신고리 5·6호기 공사 재개 등 사실상 공약을 파기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신고리 4호기 등 모두 4기의 신규 핵발전소가 추가 운영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탈핵 공약들이 지켜질지는 매우 의문이며, 핵발전소가 가동되면 쌓이게 되는 핵쓰레기-고준위 핵폐기물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이미 16천 톤 이상의 고준위 핵폐기물이 현재 가동 중인 핵발전소 부지 내 수조에 임시 저장되어 있으나, 이마저도 영광 등의 지역은 2024년도부터 포화상태에 이르게 된다. 고준위 핵폐기물은 강한 독성과 몇 만 년 이상의 장기간 반감기를 가진 물질로 세계 어디에서도 영구 처분 외에 아무런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고준위 핵폐기물은 인류에게 엄청난 재앙을 남기는 죽음의 물질이다. 문재인 정권이 탈핵 전환을 이야기한다면, 신규 핵발전소 건설 중단-노후 핵발전소 폐쇄-핵발전소 전면 중단의 과정을 거쳐 방사성폐기물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노동당은 강력하게 촉구한다. 국회 과방위는 10일로 예정된 전체 회의에서 파이로프로세싱과 소듐고속로 관련 예산 전액을 삭감하라. 또한, 문재인 정권은 대선 당시 내걸었던 파이로프로세싱 전면 재검토 공약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밝히고 연구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도록 과기부 등 관련 부처에 요구해야 한다.

 

탈핵은 시대적 과제이자 안전하고 평화로운 삶을 원하는 국민의 절실한 요구다.

 

고준위 핵폐기물은 영구 처분 외에 어떤 방법도 없다. 하루빨리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즉각 탈핵하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또 다른 위험과 엄청난 예산을 낭비하게 되는 핵재처리 실험과 고속로 연구도 전면 폐기해야 한다.

 

(2017.11.9. , 평등 생태 평화를 지향하는 노동당 대변인 류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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