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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헌법불일치 판결을 내렸습니다. 판결 이전에 진행된 낙태죄 위헌판결 촉구 진보정당 기자회견에 신지혜 대표와 신민주 부대표가 참석했습니다.


신지혜 대표는 "<낙태죄>는 형법상의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을 넘어 힘을 발휘한다"고 밝히며 "여성의 몸에 대한 결정권보다 출산의 도구로서의 여성으로 대우한다"고 발언했습니다.


신민주 부대표는 "태아도 사람이라는 말, 태아의 생명권도 소중하다는 말이 정말 많이 여성들을 멈추게 하였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면서 "모두가 자유롭게 사랑하고자유롭게 이별하고선택이 낙인이 되지 않으며자신의 몸이 국가 산아정책에 따라 마음대로 취급되지 않기를 원한다"고 발언했습니다.


낙태죄가 사실상 폐지된 이후, 저녁에 진행된 '더 이상 낙태죄는 없다' 집회에는 신민주 부대표가 참석했습니다.


이하는 신지혜 대표와 신민주 부대표의 발언 전문입니다.


신지혜 대표


"안녕하세요, 노동당 대표 신지혜입니다. 


7년 만에 다시 ‘낙태죄’의 위헌여부의 판결이 있는 날입니다. 오늘 하루종일,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여성들과 시민들이 이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오늘 뿐만이 아니죠. 수많은 여성들과 시민들의 행동이 오늘과 같은 날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저는 30대 여성인데요, 오늘을 계기로, 제 인생에서 임신이 가능했던 약 20년 동안, ‘성’이란, 그리고 나에게 ‘재생산’이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론, 학교에서 성교육시간이라며 받은 성교육이 딱 두번 있습니다. 한번은 초등학교 다닐 때, 주로 생리에 대한 교육을 받았을 때이고요. 또 한번은 중학교 때 비디오를 보면서 받은 교육입니다. 그 때 학교에서는 ‘임신중절’ 과정이 담긴 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영상을 중단해달라는 요구는 할 수가 없었고, 탄식을 하면서 참거나 혹은 고개를 돌리면서 그 시간을 견딜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요, 정말 이해할 수 없었던 건, 그 교육영상에선 왜 사람들이 임신중절을 하는지, 원치않은 임신을 하지 않기 위해서 피임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담지 않았습니다. 단지, ‘순결’해야한다고 강조할 뿐이었습니다. 


이 영상이 주는 메세지는 명확했습니다. 여성은 순결해야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임신중절을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사회에서 <낙태죄>라는 것이 어떻게 여성을 낙인찍고, 여성의 몸을 문화적으로도 통제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비디오는, 오랫동안 맘편히 산부인과 가는 것 조차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낙태죄>로 규정짓는 여성에 대한 낙인과 그 시선들이 두렵고 불편했기 때문입니다. 거리에서 수많은 여성들이 검은 옷을 입고, 검은 시위를 하고 난 후, 그제야 저는 저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산부인과에 처음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낙태죄>는 형법상의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을 넘어 힘을 발휘합니다. 법을 넘어서 여성의 몸을 통제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으로 말이지요. 문화적으로, 그리고 국가정책으로도, 여성의 몸에 대한 결정권보다 출산의 도구로서의 여성으로 대우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태아의 생명이 먼저냐, 혹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먼저냐,라는 논쟁이 이어졌습니다. 뉴스에도 온통 이렇게 보도됩니다. 


하지만, 저는 둘 중에 무엇이 우선인지 선택을 강요받는 것을 단호히 거절하고 싶습니다. 다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낙태죄로 인해서 여성들이 위험한 방법으로 임신중절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 옳은가?’

‘원치 않은 임신에 대한 책임을 여성들만 처벌로 지게 하는 것이 옳은가?’ 

그밖에도 다양한 질문들이 가능하겠죠. 그 질문들이 모여 오늘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해 제대로 된 답을 찾아야 합니다. 그 시작은 <낙태죄>가 폐지된 것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낙태죄가 폐지된 세상에서, 우리는 모두를 위한 방안을 함께 찾아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신민주 부대표


"노동당 부대표 신민주입니다. 낙태죄에 대한 위헌 판결이 마침내 오늘, 진행될 예정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 사회가 여성의 신체와 재생산권, 그리고 인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원하지 않았던 임신'이라는 말은 여덟 글자의 단어보다 더욱 많은 것을 함의합니다. 그것은 원하지 않았던 임신을 한 사람이 출산을 결심하게 될 때 겪게 될 고난을 상징하는 말이기도 했고, 임신 중절을 선택했을 때 돌아오는 사회적 낙인과 그 낙인으로 인한 피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사생아라는 말이 존재하는 이 사회에,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아이를 기르기 너무 어려운 이 현실에 낙태죄까지 있는 상황은 여성에게 너무나도 가혹합니다.

2016년 초여름, 가족 중 한 명이 원하지 않았던 임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짐과 동시에 가족은 풍비박산 나버리고 말았습니다.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는 자신이 죽어버려야겠다며 창밖으로 뛰어내리려고 했고,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는 아무 말 없이 방 안으로 틀어박혔습니다. 저는 갈팡질팡하며 당사자에게 임신 중절을 하라고 얘기했다가, 곧바로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모두가 갈팡질팡 하는 사이 시간은 자꾸만 갔고 시간이 갈수록 임신 중절이 어려워진다는 사실이 모두를 무겁게 짓눌렀습니다. 임신 중절이 때로는 선택의 범주에 속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그 때 알았습니다. 임신 중절은 그 때 선택의 범주에 속하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결혼하지 않았고, 어리고, 경제적 자립성이 없는 개인의 경우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모두에게 지독한 트라우마가 된 이후 이 일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관련자 중 유일하게 가족이 아닌 남성은 많은 책임에서 벗어난 채 자신이 입은 상처에만 골몰했습니다. 임신을 하지도, 임신 중절 수술을 받지도, 많은 두려움과 고민의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되는 그가 자신을 피해자의 위치에 놓으려 하는 것이 견딜 수 없었습니다. 임신 중절을 권유하고 독촉했던 제가 가해자의 위치에 서고 말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태아도 사람이다라는 말, 태아의 생명권도 중요하다는 말, 정말로 많이 들은 말이었습니다. 태아의 생명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태어난 어린이와 그를 양육하여야 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생각했다면 조금 다른 결론이 우리 앞에 존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산과 육아를 분절해서 보는 시선 대신 우리에게는 임신 중절의 문제가 정말 선택이 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 조금 더 시급합니다.

이제는 임신 몇 주 이후의 태아가 사람인지에 대한 지난한 논의 말고 임신 중절의 문제를 여성의 인권과 재생산권, 그리고 몸에 대한 권리로서 이야기합시다. 낙태죄 폐지는 그 시도의 첫 번째에 불과합니다. 낙태죄 폐지 이후 경제적, 문화적, 제도적인 벽들이 허물어진 다음에야 이 문제는 해결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임신 중절을 선택한 모든 여성들이 과거와 잘 헤어지고 앞으로를 마주하기를 원합니다. 모두가 자유롭게 사랑하고, 자유롭게 이별하고, 선택이 낙인이 되지 않으며, 자신의 몸이 국가 산아정책에 따라 마음대로 취급되지 않기를 원합니다.

동안 23만 명의 시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낙태죄 폐지와 미프진(임신중절약) 도입을 외쳤고, 75%의 시민들이 낙태죄 폐지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헌법재판소에는 매일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1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세상을 바꿔야 할 시기입니다. 오늘 오후, 낙태죄가 폐지된 세상에서 다시 만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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