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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신고리 5, 6호기 핵발전소 백지화를 공약으로 걸었다. 하지만 당선 후 신고리 5, 6호기는 백지화하지 않고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결정한다고 발표했다. 심지어 신고리 4호기와 신울진 1, 2호기 등 건설 중인 핵발전소에 대해서는 침묵하며 2079년이 돼야 탈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명백한 공약 후퇴이며 탈핵을 차기 정권으로 미루는 행동이다.

 

정부 태도를 비판하며 탈핵 사회를 앞당기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무작정 동네 앞에 탈핵 피켓을 들고 나섰다. 91일부터 평일 출근 시간 당리 오거리와 하단교차로 등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진행했다. 무작정 시작하여 지역주민이 관심을 둘지 걱정되었다. 하지만 주민의 반응은 다양했다.

 

전기세 오르면 어떻게 할 거냐!”

원전 폐쇄하고 대안 있냐. 재생에너지가 더 비싸다!”

탈핵할 거 면 전기 없는 나라로 이민 가라!”

 

1인시위.jpg



종종 당리 로터리에서 보이더군요. 하지만 너무 한쪽에 치우쳐 보입니다.”

 

1인 시위를 시작한 첫 주에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찬핵 진영에서 이야기하는 논리를 거리에서도 마주할 수 있었다. 출근 시간이라 비판하는 주민과 토론을 할 틈이 없어 아쉬웠다. 그런데 한 주민분이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찾아와서 1인 시위하는 모습을 보고 의견을 남겨주었다.

 

대단합니다. 종종 당리 로터리에서 보이더군요. 하지만 너무 한쪽에 치우쳐 보입니다. 원전 폐기보다는 안전성에 운동의 힘을 붙이세요. 원전 폐기는 그 어떤 나라도 하지 않아요. 4세대 원전은 블루오션이며, 이를 위해 산업이 움직이는데, 님이 그 분들 가족들 생계 꿈 이상 목표 다 책임질 수 있나요? 정치에 가까워지려면 여러 가지를 보세요. 한 면만 보면 당신은 지금 국개위원들과 다를 바 없는 지망생일 뿐이요.”

 

주민의 글은 탈핵에 반대하는 말이다. 그럼에도 1인 시위하는 모습을 보고 인터넷에 노동당 배성민을 검색하여 블로그에 찾아온 정성에 감동을 받았다. 정치인에게 무플 보다 악플 이라는 말을 체감한 신기한 일이었다.

 

물론 나의 행동에 박수를 쳐주는 사람도 있었다. 하단교차로 교통지도 노동자 한 분은 나보고 밥은 먹고 하냐고 먼저 인사를 건네주며 격려를 해주었다. 당리오거리 초등학생 교통지도를 하는 학부모님 또한 먼저 인사를 하며 힘내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평소 알고 지내는 주민 한 분은 과 관련된 신문 기사를 스크랩해서 나에게 주며 열심히 공부해서 대안을 찾아달라고 말씀해주었다. 나의 작은 행동이 탈핵에 대해 지역주민들 사이에 회자되었다는 사실이 뿌듯했다. 미약한 행동이지만 탈핵 사회로 향하는 길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탰기를 바란다.


photo_2017-10-18_15-05-53.jpg



 

추석 민심에 귀를 기울이다.”

 

정치인은 명절만 되면 지역 주민을 만난다고 바쁘다. 정치인이 유독 명절 민심에 민감한 것은 많은 가족이 모이면 정치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때 한 번이라도 자신의 이름과 당이 언급돼야 다음 선거에 유리하기 때문에 명절 인사는 정치인의 필수 코스이다. 나 또한 긴 명절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였다.

 

기존의 정치인과 다른 방식의 명절 인사를 고민했지만 새로운 방법을 실행하기엔 시간도 인력도 부족했다. 간단하게 노동당이 알리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소식지 1000부와 직접 주민을 찾아가 불편사항에 대해 접수를 하여 해결해보겠다는 의지로 지역을 뛰어다녔다. 9월 마지막 주 내내 지역 상가를 돌며 지역주민을 만났다.


민원은 다양했다. 쓰레기 불법 투기 문제, 공영주차장 필요, 도서관 책 부족, 도로 정비, 자영업자 문제 등 직접 찾아가지 않으면 들을 수 없는 세밀한 민원이었다. 주민민원은 연휴 전에 구청에 접수하여 긴 연휴가 끝나자마자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민원에 대한 구청 답변은 허술했다. 현장 사진과 문제점을 상세히 서술했지만 모든 답변은 2~3줄이 다였다. 허술한 답변에 대해 해명을 듣기 위해 구청 직원과 통화도 했지만, 만족스러운 답을 얻지 못했다. 답변 내용은 주로 장기적으로 어떤 계획이 있고 그것을 할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말이었다. 구청 답변을 받고 잠시 절망에 빠졌다. 불편 사항에 대해 침을 튀기며 열변을 토했던 주민에게 초라한 답변을 보여드리면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하지만 민원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는 것이 구태의연한 정치인 같이 보일까 봐 직접 연락해 설명했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주민들은 신경 써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정치인은 주민 불편사항 접수만 받을 줄 알지 이렇게 답변까지 준비해 소통하는 사람이 흔치 않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괜히 혼자서 온갖 소심한 생각을 했던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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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만난 구의원 경험이 있는 당원 조언으로 이번 이야기를 마치겠다.

 

성민 씨 민원 접수 그 자체가 소중해요. 사실 구의원도 해결 못 하는 민원 많아요. 주민들은 오히려 자기 얘기 듣는 사람 말을 믿어요. 민원이 꼭 해결 안 돼도 당당하게 꾸준히 주민들 만나세요. 결국, 내가 의원이 되면 해결할 수 있다는 허세도 부리구요!”

 

주민 민원에 대해 해결 중심으로 사고했던 나를 반성했다. 이번 일로 주민 이야기를 경청하는 태도와 지역 문제에 대한 끈질긴 관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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