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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사하구청은 장림동에 레미콘공장 건설을 승인했다. 건설 부지 인근에는 초등학교와 주거단지가 밀집되어 있어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공사 예정지에는 이미 레미콘공장이 4곳이(1곳 건립 중) 있다. 하나 더 짓는다면 대기오염이 더 심해져 학생과 주민 건강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림동은 2016년 미세먼지(PM10) 농도가 52㎍/㎥로 전국 평균 47㎍/㎥보다 높아 전국 미세먼지 1번가로 불리는 지역이다


11월 7일 사하구청 앞에 장림동 주민 100여 명이 집회를 하기 위해 모였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모인 규모에 비교해 앰프와 피켓 같은 집회 도구가 보이지 않았다. 구청 경비실에서 대여한 확성기와 주민 육성으로 ‘성진레미콘’ 건설 승인 취소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참가자에게 집회에 쓰는 도구가 없냐고 물으니 준비하기로 했던 사람이 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 사람은 NGO 단체 소속으로 이번 집회를 책임지고 준비했던 사람이었다. 주민들은 모 씨가 6일 저녁 구청 직원과 술을 마신 후 투쟁을 접고 도망갔다고 추측했다.


성진 레미콘 반대 집회 사회를 보다.


좌우6.JPG


분위기가 뒤숭숭해서 성진레미콘 대책위원회 위원장님에게 집회 사회를 볼 사람이 필요하면 내가 하겠다고 말씀드리고 확성기를 건네받았다. 주민들이 어려운 시간 쪼개서 구청까지 항의하러 왔는데 제대로 목소리 내지 못하고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무턱대고 사회를 봤다.


나는 사하구청과 몇몇 주민과 졸속으로 건설 승인안을 올린 구의원을 규탄하는 발언을 했다. 모 구의원을 비판하니 직접 무대로 와서 해명할 기회를 달라고 나에게 말했다. 변명을 말할 기회를 주고 싶지 않았지만, 주민들이 이야기나 한번 들어 보자 하여 마이크를 줬다. 답변은 예상했던 대로 승인 취소를 원하는 주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이후 주민들이 돌아가며 발언을 2시간 정도 하고 집회는 마무리되었다.


장림동 주민들은 그날 이후 매일 아침 출근 시간에 피켓팅을 하며 ‘성진레미콘’ 취소를 요구했다. 나도 연대를 하는 마음으로 11월 7일부터 12월 14일까지 사하구청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했다.


1인시위를 하며 지지자를 얻다


매일 1인시위를 하다 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만나는 주민의 반응이 다르다. 첫 주는 “재 뭐냐”라는 눈빛으로 무섭게 본다. 2주 정도 되면 내가 들고 있는 피켓 내용을 본다. 3주 지나면 응원 혹은 비난은 사람들이 생긴다. 이번 성진레민콘 취소 1인시위도 3주 차에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 처음 있었다. 주민 입장에서는 지역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는 정치인만 지역 정치인으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중앙무대 진출을 위해 지역 현안을 이용할 거면 애초에 지역에 발붙이기 말라는 심오한 뜻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꾸준함은 지지자를 형성한다. 매일 똑같은 장소에 출근하다시피 1인 시위를 하니 주변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일이 많다. 특히 이번에는 구청 인근에서 주차장을 운영하는 분들과 친목이 생겼다. 친목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일어나는 시시콜콜한 민원사항을 신청받기도 했다. 작은 민원을 해결하고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분들에게 신뢰를 얻었다. 12월 초 동장군이 일찍 와서 영하 날씨가 이어진 날에는 본인 주머니에 있는 핫팩을 나에게 건네며 힘내라는 격려를 해준 고마운 분들이다.


좌우2.JPG


성진레미콘 문제는 아직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장림동 주민들이 구청과 지역 국회의원 등과 접촉하며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나는 이 문제가 이번 레미콘 공장 건설 문제뿐만 아니라 사하구 미세먼지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를 확장하여 주민들의 싸움이 단순히 님비 현상이 아니라 사하구 대기 질을 개선하는 환경운동임을 증명해보겠다. 1월을 기대하시라.


2017년 나의 지역정치 “주민 이야기 경청하기!”


2016년 12월 사하구 당리동에 집 전세 계약을 하고 보니 옆이 사하구의회였다. 사하구에 전입 신고하자마자 의회건물에 들어가 봤다. 입구를 보면 과연 이곳이 의회인가 의심스러웠다. 입구가 불투명 유리로 되어 있어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내부 또한 안내문 곳곳에 한자가 가득해 구민이 쉽게 접근할 수 없도록 만들어놨다. 의원 사무실 또한 내부가 보이지 않는 구조로 되어 있어 폐쇄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처음에는 지자체 재정이 부족해 좋은 건물을 짓지 못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하지만 구의원들의 활동을 보니 건물 구조가 왜 그런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구의원들은 주민 의견을 경청하는 대신 지역 행사를 쫓아다니며 자신의 얼굴 알리는 데 급급했다. 주민들 이야기를 듣고 사하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의원은 극소수였다. 구의원의 실태가 의회 건물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2017년 내 활동을 둘러보면 사하구의회 건물을 보고 받았던 충격을 벗어나기 위한 발버둥이었다. 매일 사하구와 관련된 뉴스와 인터넷 민원을 챙겨보며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문제를 경청하기 위해 현장에 달려갔다. 건설업체 함바 사기를 당한 미나도 사장님, 쇼핑몰 회장 부동산 알박기로 힘겨워하는 영진아파트 주민, 에어컨도 없이 여름을 버티며 열악한 환경에 노동하는 동아대 청소노동자, 무분별한 주차단속으로 힘겨워하는 주민, 성진레미콘 반대 주민 등 힘겨워하는 주민의 이야기를 듣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한계도 있었다. 문제를 접수하고 언론에 알리는 역할까지는 잘했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산 넘어 산이었다. 물론 의원도 지역 민원을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도 올 한해 만났던 주민들에게 해결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2017년 나의 지역 정치는 “주민 이야기 경청하기”였다. 2018년은 경청한 주민 이야기를 방방곡곡에 알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춘 정치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ps

2017년 모두 수고많으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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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자 2017.12.29 15:04
    부지런하게 지역 주민들과 만나는 활동기, 잘 읽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노동당의 대표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일기 같기도 하고요.
    내년에도 즐겁고 신선한 활동기 기대합니다.
    건강하시고, 새해에도 자주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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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레레 2017.12.30 20:09
    넵 올해 수고많으셨고 내년도 잘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