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를 지킬 것인가 당을 지킬 것인가"-언더에 대한 소회 그리고 당내 민주주의 질서 회복에 대한 요구

by 서상영 posted Feb 0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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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란도 역시 방관하려고 했습니다. 사회당 그룹에 대해서는 아무런 희망과 미련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조직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는 둥, 알긴 알지만 잘 모른다는 둥 하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걸 보자니 

또다시 묻어 두었던 화가 치밀었고 

그런 반동적 질서를 그냥 보고 있는 것은 

여전히 헌신적으로 운동하는 모든 '동지'들에 대한 배신이고 

아직도 믿고 싶은 운동의 대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20대부터 10여 년전까지 학생연대-전학협과 청년진보당-사회당 그리고 노동자연대에서 활동했습니다. 
'우리 운동'이라고 부르며 자부심을 가졌던 그 운동을 

언더라고 부르던 그 질서가 가져다 준 많은 파장으로 인해 떠나게 되었습니다.

떠나면서는 아무런 미련도 남지 않았습니다.


그 조직을 떠난 많은 사람들은 운동과 변혁을 외면하고 있고

열정과 시간을 모조리 쏟아 부은 자신의 젊은 시절을 반추하는 것을 힘들어 합니다.


저도 언더의 권위를 업고, 조직 운동의 대의랍시고 밀어붙여 많은 사람을 힘들게 한 사람입니다.

저의 그러한 행태가 폭력적이었고 빈인권적이었고 젠더 의식 결여되었음을 깨닫기까지
오랜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상처를 준 사람들에게 사과를 했지만 여전히 아직 사과를 못한 이들이 많습니다. 
그 사람들이 사과를 받아 줄 때까지(평생이겠지요) 진심을 다해 사과하려고 합니다. 


저도 언더에서 받은 괴로움으로 그 시절에 대해 사회당 그룹의 책임자인 김길오 씨에게

사과를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지만 그 생각을 접었습니다. 

그들은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과를 한다고 해도 진정한 사과가 안 될 겁니다. 

그래서 작금의 사태에서 알바 노조 활동가들의 글이 부질 없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최고의 언더 질서는 그야 말고 죽음도 불사할 만큼 강력한 결사체였습니다. 언더는 '산행'이라는 프로그램을, 운동의 한 시기가 끝난 운동가를 대상으로 진행하였고 그 프로그램을 거치면 언더의 조직원이 되었습니다. 언더 조직도 여러 층위가 있고 여러 분야가 있었습니다. 학생운동 때는 학년이 올라가고 새롭게 운동을 결의해야 했을 때는 학생운동 조직에서 언더 프로그램이 운영되었습니다. 그리고 학생운동이 끝나고 사회 운동으로 이전해야 했을 때 기초적이지만 본격적인 언더 프로그램이 최고 책임자 선에서 선택된 활동가를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언더는 오픈(대중조직)에서 추진해야 굵직한 사업과 투쟁을 기획하고 실행 여부를 결정했습니다. 급박한 상황이나 진로를 명확히 보여 줘야 할 때 등등 일사분란이 필요할 때는 매우 효과적인 운영 체제였습니다. 그러나 그 언더가 결정하면 그와 다른 오픈의 결정은 쉽게 무시되었고 그것을 책임지지 못한 운동가는 교채되기도 했습니다. 오픈과 언더가 권력 투쟁을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언더가 권위로 마지막을 지휘했습니다. 또한 학생회 선거나 지방선거, 국회의원 선거 그리고 오픈 조직의 대표와 집행부 인선까지 언더에서 관여했었습니다.(사회당 대표, 전학협 대표, 학생연대 대표, 총학생회 후보, 지방선거 후보, 국회의원 후보 등등) 


하지만 언더의 존재 의미가 무색해진 시대에, 전학협-사회당으로 오픈이 거대해진 상황에서 일군의 언더는 오픈을 조정하기 위해 권위로 권력을 행사하게 되었습니다. 언더의 비민주적인 행태와 폭력적인 처사는 금천구 선거, 서울시장 선거, 대통령 선거 등 여러 번 있었고 결국 '출마자동지회'(출동) 결과 보고 대회에서 폭발되었습니다. 

전지역구 출마라는 얼토당토 않은, 다시 말하면 '한 사람'(전 프로메테우스 편집장)을 국회로 보내기 위해 나머지 후보는 희생해야 하는 국회의원 선거 전술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의 오류와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한, 언더의 책임자 중 한 사람이기도 한 이혜림(노동당 전 부대표) 씨의 후속 조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사회당은 1차 탈당 사태를, 전학협은 해소를 맞게 되었습니다.(항간에 떠도는 말처럼, 사회당 내 여성주의 활동가들은 끊임없이 당내 비민주주의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사회당 혹은 전학협이 여성주의 때문에 망했다는 말은 추악한 흑색선전입니다.) 그리고 당 대회에서 언더의 패권에 대해 지적한 당원은 말하지 말아야 하는 이야기를, 실체가 없으나 존재하는 조직을, 지켜야 할 비선 지도부를 밝혔다는 이유로 변절자 취급을 받았습니다. 


출동 사태의 이전과 이후의 언더의 행패가 더 있지만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출동이 가장 상징적인 것이었으니까요.


저의 운동은 여기에서 끝나지만 그후 사회당 그룹은 외연을 확장하여 언더로 성과를 축적하는 형식으로 장애인 운동, 반전 평화 운동, 보건의료 노동자 운동, 노동자 운동으로 기존의 고립적이었던 태도와 다르게 과감하게 외연을 확장해 가는 듯 보였습니다.  


10년을 거리를 두고 있던 저는 진보신당과 사회당의 통합으로 일말의 희망을 품었습니다. 외연이 확장된, 다소 고지식하긴 하지만 헌신적인 태도는 높이 사는 사회당이 자신의 성과를 진보신당과 공유하겠다고 하니 말입니다. 그래서 다시 노동당이라는 당적을 두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운동에 대한 희망을 되살려 보려고 했던 저의 개인적인 바람이 다시 실망으로 바뀌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통합이라는 말이 무색해졌고 좌파 정당 운동의 역사적 의의가 빛이 바래갔습니다. 진보신당과의 통합에서 사회당 그룹이 그리고 그 언더가 얻는 것이 무엇이고 얼마인지는 그들의 행태로 고스란히 나타났습니다. 

 


공화적 사회주의를 노동당에 관철하고 최저임금을 당의 과제로 설정하려는 금민의 논리는 허무했습니다. 


형님이라고 불리운 김길오의 사당화라는 논란은 1억을 쾌척한 사람의 충정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에 대한 공개적인 토론과 비판은 (보위겠지만) 철저히 조직적으로 봉쇄되었습니다.


박종철출판사에서 운영되는 '좌파' 구독자 모임에서 '아버지' 김길오가 선물을 쏘겠다고 호탕하게 얘기한 동영상이 돌긴 돌았지만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는 말대로 떠난 사람의 염려와 비판은 무시되었습니다

.

정파이면서 정파가 아닌 척하고 토론을 조직적으로 봉쇄하고 폭력적인 다수결로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해 가는 과정이 언더의 작용이라는 것이 눈에 뻔히 보였습니다.


그리고 각 지역을 세우겠다고 하면서 지역으로 보내는 활동가는 여전히 청년 당원으로 채웠습니다. 청년 당원의 헌신은 고스란히 중앙의 언더가 가져갈 것임이 뻔히 보였습니다.


또한 교조적이게도, 언더에서 청년 당원들에게 읽힌, 이미 오래 전 그 수명을 다 한 '자유로운 인간들의 공동체'(자인공), 그리고 운동가의 자질을 규정한 '혁명적 학생운동의 임무'(소위 자인공2)라는 팜플랫을 그대로 21세기에 실천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진보 혹은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정당이 국민들로부터 아무런 시민권도 얻지 못하고 있고

그것을 위해 힘쓰겠다는 노동당은 언더라는 반민주적인 조직에 농락당고 있는 걸 보니

헛웃음만 나오고 가련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만 듭니다.  


이제 이 어처구니 없는 논란의 그 중심에 있는 사회당 그룹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그간의 자기 운동의 역사에서 자기 스스로가 부정당하지 않으려면 말입니다. 스스로 말한 혁대조 정신을 지키려면 말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혁명적 대중조직이라는 노선을 아직도 견지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혁명 조직이 없는 시기에 그 혁명 조직을 대신할 혁명적 대중조직(혁대조)이라는 것은 전위(언더) 아래 조직이자 운동가를 전위와 비전위로 구분하여 종속적인 운동가로 전락시키는 프로그램 조직일 뿐, 언더(언감생심 밖으로는 전위라고 못하고 참칭 전위인)는 '형님' 혹은 '아버지'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인물이 중심이 된 김길오 중심의 결사체일 뿐이라는 걸 증명하는 꼴이 될 겁니다.  


아직도 노동당에는 언더의 '십자가' 문건을 읽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들이 노동당에 아직 있습니다.

그러니 한때 당 대표였다면, 한때 국회의원 후보였다면 눈 가리고 아웅하지 않길 바랍니다.


그렇지만 당신들은 언더를 해체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걸 요구할 생각은 없습니다. 당신들이 결정할 문제니까요.

하지만 적어도 노동당을 공당으로 인정한다면 

언더의 행패를, 정파적 행패를 중단하고 

민중에 대한 신뢰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회복에 나서길 바랍니다.

 

그리고 알바노조, 알바연대 등 사회당 그룹의 각 공개 조직의 활동가들도

언더 조직원에게서 받은 자신의 아픔과 고통을 진정으로 위로 받길 원한다면

언더가 준 고통의 서사를 넘어

본인이 행한(자의든 타의든) 일련의 비민주주의적 행위에 대해 고백하는 

실천으로 민중과 당원들에게 진정어린 속죄를 구해야 할 것입니다.



마포 당원 서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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