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75% - 정당정치운동에 대한 합의부터 합시다.

by 행인 posted Apr 1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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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평가고 뭐고 간에 먼저 풀어야 할, 아니 우리가 정당정치운동에 대한 일정한 합의를 하고 이 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여부부터 판단해야 할 시기라고 보아 문제를 제기합니다.


0.375%. 이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선거의 결과에 따라 어떤 분들은 당혹해하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그래도 9만 명이 넘는 지지자가 있다고 자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실망이나 희망을 논하기 전에 과연 우리 당이, 우리 당원들이 정당정치의 원론적 측면에 대한 이해와 의식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평가가 되었든 문책이 되었든 이건 조금 있다가 진행해도 됩니다.


이번 선거의 결과, 거듭 이 수치스러운 0.375%를 상기할 때, 이 결과가 우리에게 분명히 묻는 바가 있습니다. 정당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달리 말하면 제도권 안에서 유효한 정치세력으로서 정당정치를 할 것인가? 아니면 제도권 바깥에서도 가능한 정치활동으로 만족할 것인가?


정당정치, 정당운동의 원론을 우리 당이 과연 숙지하고 그에 합당한 실천을 지향하고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최고의 정치결사체로서 정당을 구성하고 정치활동을 하는 목적은 다름 아니라 우리의 노선을 현실로 만들기 위함입니다. 노선을 현실로 만든다는 것은 우선 그 노선을 제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그 제도화를 위하여 정당은 정권의 획득을 위해 노력합니다. 결국 제도화를 위한 정권의 획득, 그리고 획득한 정권을 이용한 노선의 실현, 다시 말해 사회 체제의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 정당정치의 요체입니다.


이러한 원론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당으로서의 확장성을 가지고 있는가 여부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패배할 수 있고, 또 패배합니다. 그러나 그 패배는 다음의 일보 전진을 위한 것이어야지 정치역량의 유실과 대중적 저변의 망실을 거듭하는 패배여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해서는 안 될 패배의 길을 연속해서 걷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역시 선거로는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그러니 빡세게 투쟁하자".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고 운동하는 것 아니잖은가?". "성적은 좋지 않았으나 열심히 했다, 노동당의 가치를 대중에게 알리는 기회가 되었다." 


또는 선거패배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분석은 결여한 채 당명이 노동당이라서 확장성이 없다거나 강령이 경직되어서 대중성을 가지지 못한다는 등의 엉뚱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승리적 평가로 자족하는 동시에 본연의 책임을 논하기는 커녕 당명개정같은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성찰과 반성 등등의 수사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것이 과연 정당정치에 대한 목적의식을 담보하지 못한 자아비판에서 연유하는 것인지 의아할 지경입니다.


0.375%라는 성적표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바에 대해 먼저 검토하고, 정말 우리가 정당정치를 위하여 노동당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자기 이야기를 당이라는 이름으로 하는 것에 만족하기 위하여 당을 유지하고 있는 것인지 되돌아볼 때입니다. 


혁명정당을 하고자 하면 굳이 선관위에 등록된 제도정당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거리의 투쟁만이 답이라고 한다면 그냥 투쟁단체 만들어서 뛰어도 됩니다. 그저 내가 가진 원칙이 옳으니 그걸 관철하겠다고 생각한다면 차라리 종교단체를 만드는 것이 적절합니다. 


그러나 노동당은 제도 안에서 유효한 정치세력으로 성장하고 우리의 가치를 제도화하여 사회체제를 변혁하고 이를 위해 수권을 목표로 하는 제도정당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이러한 원론적인 정치정당에 대한 기준에 우리는 지금 합의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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