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노점상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바라는게 나쁜가

by 김성득 posted Mar 15, 200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떡볶이 노점상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바라는게 나쁜가
  
지난 대선 전 2007년 10월, 잊지못할 죽음의 행진이 있었다.
10월 12일 고양시의 한공원에서는 붕어빵 노점상 이근재씨가 목을 매 숨진채 발견됐다.
27일 건설노조 노동자 정해진씨는 건설노조 파업의 정당함을 외치며 자신의 몸에 불을 붙여 숨지고야 말았었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외치며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내어 당선된 이명박정부

또 다시 떡복이 노점상이 분산항거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도 성남에서 떡복이 노점상을 하던 전00(46세)씨가 13일 오후 4시경 단속반원의 단속에 항의하다 분신했다.


분신 후 병원에 입원중인 노점상 전00씨


분신현장에 남은 전씨의 물품

“단속을 중단하고 영업을 계속하게 해달라. 대안을 마련하고 단속을 하라"



이명박정부 내각의 재산이 평균 36억원이라고 한다.
하루벌어 하루 사는 노점상의 생존은 눈에 보이지도 않나보다.

상위 1%를 위한 경제를 외치는 위정자들의 거짓놀음에 더이상 속아서는 안된다.

죽음까지 결심하며 자신의 몸을 태우는 사람들, 이 땅 99%의 목소리를 죽음으로 대변하는 분들의 외침을
언론은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이명박정부과 관료, 재벌, 언론의 보이지 않는 발은 비정규노동자를, 서민을, 농민을, 노점상을 세상밖으로 짓이겨 차버리고 있다.

더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
정신차리고 현실을 보자.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우리가 확인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는 절대로 이 현실을 바꿔낼 뜻도 의지도 없다는 것이다.

*떡볶이 노점상 정00씨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

비시(非詩)적인 삶들을 위한 편파적인 노래

-송경동

어떤 그럴듯한 표현으로 당신을 그려줄까
13년 동안 밀가루값 가스값 빼면
이제 100원 벌었고 200원 벌었고 300원 벌었고를 헤아리며
변함없이 붕어빵만 구웠을 당신의 무미건조한 삶을
당신의 옆에서 또 그렇게 순대를 썰고 떡뽁이를 팔던
당신의 아내를

어떤 그럴듯한 은유로 그날을 보여줄까
2007년 10월 11일 오후 2시 고양시 주엽역 태영프라자 앞
트럭을 타고 갑자기 들이닥친 300여명의 용역깡패들과 구청직원들에게
붕어틀이 부서지고 가판이 조각나고
조각난 리어카라도 지키려다
부부가 길바닥에서 얻어터지며 울부짖던 날을

어떤 아름다운 수사로 그 밤을 형상화해 줄까
잘난 것 없는 죄, 못 배운 죄 억울해
붕어빵 순대 떡뽁이 팔아 대학공부시키는
자식들 마음 아플까봐 몰래 숨죽여 울며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
여보, 미안해. 여보, 미안해 사죄하며
부르튼 아내 손 꼭 잡은 채 잠들지 못했다는 그 밤을

어떤 이미지로 그 아침을 새겨줄까
뜬눈으로 샜을 새벽 4시 30분
일용일이라도 나갔다 오겠다고 나간 아침
어디론가 떠돌다
끓어오르는 분노와 설움 참지 못하고
길거리 나무에 목을 매단 당신

당신의 죽음 앞에서
어떤 아름다운 시로 이 세상을 노래해 줄까
어떤 그럴듯한 비유와 분석으로
이 세상의 구체적인 불의를
은유적으로 상징적으로
구조적으로 덮어줄까

500여 가구의 노점상 양민들을 거리에서조차 몰아내기 위해
3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는 고양시청
30명도 채 안 되는 노점상 양민들의 생존권을 빼앗기 위해
150명의 폭력배를 고용한 구청
그 공무수행을 돕기 위해 나와 있었다는 경찰
쓰레기처럼 짓밟히되
저항하면 공무수행위반으로 구속하겠다는 경찰
그렇게 폭력배를 고용한 관공서를 경찰이 보호하며
양민을 향한 폭력이 공무로 수행되는 나라

이런 민주주의가 판치는 세상을
어떻게 그럴 듯하게 문학적으로 미학적으로 그려줄까
바람에 지는 풀잎*으로 읊어줄까
국화꽃 같은 누이로 그려줄까
어떤 존엄한 시어를 찾아줄까
그러면 나의 시도 어느 연인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
그러면 나의 시도 어느 평론가들로부터 상찬받을 수 있을까
그 애매함으로, 그 모호함으로, 그 규정되지 않음으로
그 깊은 서정성으로, 그 새로운 해석과 역사성으로
어떤 문학사의 말미에나마 기록될 수 있을까

그러나 나는, 이 더러운 세상
이 엿같은 세상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저들이 당신들의 생존권과 터전을 가진자들을 위한 법으로 들어엎듯
당신들이 또한 이 더럽고 추악한 세상을
없는자들의 새 법을 만들어 들어엎어버려야 한다고 말하지 않고
무슨 시를 쓸까

여보, 미안해
여보, 미안해
붕어빵틀을 잃어버려 미안해
당신의 순대를
당신의 떡뽁이를
당신의 도마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아, 게로니카의 학살도 이보다 잔인하진 않았으리*
이렇게 일상적이지는 않았으리
이렇게 보편적이지는 않았으리
이렇게 평범하지는 않았으리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