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낮추고, 때로는 지우고 사람들 속으로

by 이창우 posted Mar 1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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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가끔행동 덕헌'님의 지적처럼 맨날 주먹 쥐고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않으면 마치 덜 진보적인 것처럼, 덜 투쟁적이고 덜 운동적인 것처럼, 심지어 개량인 것처럼 생각하지 않는지 되돌아 볼 일입니다.

아직도 '집회'하면 노동자들이 이른바 '대와 오'를 갖춰 열을 지어 앉거나 서 있고 거대한 연단에 연사들이 포효하는 장면을 떠올립니다. 이른바 '연병장'식 문화입니다.
구경하는 일반 국민들의 참여를 배제하고 구경꾼으로 만드는 문화입니다.

부산시당 창당대회에서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말자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흔히 '4천만 민중의 애국가(애국가라니! 좀 이상하죠?)'라고 소개하고 불리우는 이 노래를 부르며
주먹을 내지르는 이런 양식화 된 행동이 동네 이웃들을 행사에 초청해 놓고 해도 좋은 건 지
되물어 봅니다.

물어 봅시다. 운동권 티를 안내면 덜 운동적이 되나요?
'투쟁'이라고 외치지 않으면 '투쟁의 결의'가 약해집니까?

당연히 명백한 '투쟁 전선'이 있는 현장에서야 단결력을 과시하고 적의 사기를 꺾기 위해서도 더 화려한 '열병식'을 펼쳐 보여야 하겠죠.

그러나 우리는 즐거운 행사에도 민중의례를 하고 '묵념'을 합니다. 
보통 상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물어봅시다.
아기 돌잔치에 묵념합니까? 아버지 어머니 환갑 잔치에 묵념합니까? 결혼식에 묵념합니까?

과격하게 얘기하면 도대체 이게 뭐하자는 짓이죠?
엄숙해야 할 때 엄숙한 것 가지고 아무도 뭐라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엄숙이 오히려 부자연스러운데도 엄숙하면 이걸 '엄숙주의'라 그럽니다.

엄숙이 습관화되면 자유로운 상상력을 '건방진 것'으로 간주하고 배척합니다.
그러면 배척당한 측에서 뭐라고 하겠습니까?  최소한 자기 머리로 생각할 줄 아는 이라면
"그러시는 꼰대들끼리 잘 해보셔" 라고 똥침을 날리겠죠.

제가 아는 어떤 청년은 '새로운 진보정당운동' 출범식 때 민중의례를 거부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더군요. 우리는 그를 '양심적 민중의례 거부자'라고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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