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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탕물 정치 속에 김한주 후보가 가는 길
2012/04/06 15:0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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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론은 원론일 뿐?
 
정치는 가치와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어야 한다. 적어도 진보정치가 인정을 받아 온 것은 바로 이 정치의 본연을 지키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부터 우리는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그리고 보편적 복지를 주장해왔다. 처음 이러한 가치와 비전이 제시되었을 때, 기존 정당과 정치인들은 우리를 비웃었다.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라고 했고, 그들은 우리를 이상주의자라고 깎아 내렸다.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2012년 한국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에서 다투어 내놓은 정책만으로 볼 때, 이제 좌우의 구분이 명확해 보이지 않는다. 비록 각양각색의 색깔로 분칠이 되어 있으나, 그 저류에 흐르는 기본적 맥락은 이미 10여 년 전에 우리가 제시한 것들로 채워져 있다.
 
선거는 그 가치와 비전을 선택받는 순간이다. 정당 혹은 정치인이 미래를 상상하고 그려낸 조감도 중에 어떤 것이 가장 많은 사람들에 의해 선호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조감도를 그린 자에게 건설의 책임까지 맡기는 것, 이것이 선거다.
 
그러므로 선거에 임하는 정치인이나 정당은 공히 자신의 계획 속에 담긴 가치와 비전을 그대로 드러내놓고 유권자들에게 판단을 맡겨야 한다. 이것이 정책선거이고, 책임정치다. 그러나 이러한 상식적 구조는 현실에서 벌어지지 않는다. 진보신당을 이상주의라고 비아냥거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이상적 정치와 선거를 이야기하는 것은 원론적인 이야기일 뿐인 것으로 치부된다.


▲ 흙탕물 정치판에서 꿋꿋이 진보신당 정책을 알리는 김한주 후보
 
가치와 비전, 정책이 빠져나간 자리에 상호비방, 흑색선전과 감성정치가 들어선다. 그 대표적인 예를 거제시 선거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새누리당 진성진 후보와 무소속 김한표 후보의 공방전이 그것이다.
 
흙탕물 싸움이 되어 가는 선거판
 
3월 22일 선대위 발족식에서, 새누리당 진성진 후보는 “이번 선거전을 국가적 아젠다로 승부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물론 이러한 장담은 불과 한나절을 가지 못했는데, 바로 그날 저녁 진성진 후보는 문자를 돌려 “국회의원 한 명 없는 꼬마정당”이라고 진보신당을 거론했다.
 
아마 여기서 끝났으면 별 일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진보신당은 굳이 진성진 후보가 재론을 하지 않더라도 국회의원 한 명 없는 꼬마정당임을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성진 후보는 진보신당만 건드린 것이 아니라 김한표 후보까지 건드렸다. “구시대 인물 무소속” 김한표 후보에게 국정을 맡길 수 없다는 취지의 문자를 날린 것이다.
 
김한표 후보는 바로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진성진 후보에게 항의하면서 “이번 선거가 비겁한 술수가 난무하는 진흙탕 싸움이 되길 원하지 않으며, 깨끗하고 정정당당한 정책선거가 되길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었다.
 
며칠 뒤인 3월 27일 김한표 후보는 “고가의 골프 회원권 3개를 소유한 27억 자산가가 서민인가?”라면서 진성진 후보를 공격했다. 진성진 후보는 즉각 반격했다. “뇌물 수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소위 ‘삼각 치정관계 귀싸대기 사건’”, “땀 흘리지 않고 사는 구시대 정치인”이라면서, 진성진 후보는 김한표 후보의 비위 전력과 정치 한량으로서의 처지를 조소했다.
 
김한표 후보는 이틀 뒤인 29일, 진성진 후보가 자신의 전력을 끄집어 낸 것에 대해 검사출신 변호사인 여당 후보가 “막말, 탈법으로 선거를 끌어가도 되는 것인가”라며, 진흙탕 싸움의 원인을 진성진 후보에게 돌렸다. 그러자 진성진 후보는 난장판의 원인을 “다른 후보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은 기본적인 양심의 문제”라고 되받았다.
 
30일 있었던 경남 mbc 생방송 토론회에서도 서로 비난공방을 펼치면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던 두 사람은, 결국 4월 3일 진성진 후보가 선관위에 허위사실 유포로 김한표 후보를 고발하면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김한표 후보는 이에 대해 “자잘한 네거티브 공세”라며 일축하고 있는 상태다.
 
새누리당은 철새 경유지?
 
더 웃기는 현상은 두 후보를 둘러싼 지지층의 움직임이다. 진성진 후보가 새누리당 공천을 받는 과정에서 현직 의원 측과 상당한 신경전이 있었고, 그 와중에 현직과 가까운 새누리당 인사들이 진성진 후보에게 반감을 가지게 되었다. 문제는 공식적으로 선거가 시작된 후에도 양측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
 
잠복되어 있던 분란의 불씨가 드디어 불길로 타오르기 시작했다. 4월 4일,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 1명과 시의원 4명이 집단으로 탈당하면서, 김한표 지지선언을 하게 된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탈당이 새누리당에 대한 애정이 변한 때문이 아니라 총선 후보자와의 정견 차이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소속 단일후보 김한표 후보가 시민의 대표이니만큼, 시민의 뜻을 받들어 김한표 당선을 위하여 노력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당혹한 새누리당 경남선대위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이들의 행위는 “새누리당에 대한 명백한 배신행위이고 거제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규정하면서, “구태 정치, 철새 정치인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새누리당은 이들의 재입당을 결단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더 급하게 된 것은 진성진 후보측이다. 진성진 후보 선대위는 긴급히 기자회견을 자청하면서, “공천을 받아 선출직을 득한 신분으로서는 가히 당에 대한 배신”이라며 탈당 후 김한표 지지를 선언한 새누리당 출신 도의원과 시의원을 비난했다. 또한 “부정비리 범죄 경력이 있는 인사에 대해서는 당선이 되더라도 공심위 심의기준에 의하여 도덕성 부분이 엄격 적용되기 때문에 입당이 될 수 없다”며 도당의 입장을 반복했다.
 
정책은 간 곳이 없고 ...
 
인류 역사상 3대 구경거리 중 하나가 싸움 구경이다. 그런데 이러한 진흙탕 싸움은 결과적으로 싸움 구경에 말려 정책에 대한 관심을 없애게 된다는데 문제가 있다. 물론 세 후보 공히 이번 선거를 “정책선거”로 하겠다는 선언을 하였지만, 실질적으로 정책선거 기조를 가져가고 있는 후보는 보다시피 김한주 후보가 유일하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진성진 후보와 김한표 후보는 이렇다 할 정책이라는 것이 처음부터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진보신당 정책을 카피한 듯한 공약을 들고 선거운동을 벌이는 새누리당 진성진 후보측 (출처 : 한남일보)
 
예를 들어 진성진 후보의 경우, 새누리당의 정책이 후보 본인의 정책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외부로 드러나고 있는 정책의 수준은 기껏해야 진보신당의 정책을 카피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무소속 후보인 김한표 후보의 경우 역시 진성진 후보와 별다른 차이 없이 지역 현안을 나열하는 수준에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유권자들이 각 후보의 정책이 무엇인지를 일일이 찾아서 확인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선거운동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선거운동을 통해 후보들은 자신의 정책을 알리고 자신의 정책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비전을 유권자들에게 설득해야 한다. 그런데 누구나 잘 알고 있듯이, 이 과정이 그렇게 녹록한 것이 아니다. 이야기를 할 시간은 거의 없고, 이야기를 하게 되더라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가 어렵다.
 
어려운 과정일지라도 그것이 해야 할 것이라면 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래서 김한주 후보와 선대본의 사람들은 정책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진흙탕 싸움질이 벌어지는 통에 사람들은 누가 뭐라고 했다더라, 누가 누구한테 붙었다더라 정도의 사안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될 뿐 정책에는 아예 눈도 돌리지 않는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난장판이 흘러가는 것에 대한 관심이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싸움이 이어질수록 “그 놈이 그 놈”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그 인식 속에 김한주 후보 역시 “그 놈” 중 하나로 편입되어 버린다. 이 과정이 계속됨에 따라 “정책 경쟁”은 공허한 이상이 되고, 누가 싸움판에서 큰 거 한 방 먹이느냐에 대한 관심으로 선거판은 흘러간다.
 
진보정치의 고통이 여기 있다. 어쩌면 10여 년이 지난 후, 우리는 보수정당들이 오늘 우리의 정책과 공약을 자신들의 것인 냥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아니, 아마도 그렇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10년 후의 유권자들이 오늘의 우리를 기억하면서, 우리의 이야기가 옳았다고 판단해 주거나, 우리에게 표를 줄 확률도 그리 높지 않다. 10년 전의 우리를 기억하는 오늘의 유권자들이 그리 많지 않으며, 10년 전의 이야기가 옳았다고 해서 오늘 우리에게 표를 줄 유권자들도 그리 많지 않듯이.
 
가야 할 길은 가야 할 수밖에
 
그러나 누군가는 또다시 미래의 가치와 비전을 정치라는 경쟁의 장으로 끌어들여야 하며, 말초적 자극으로 관심을 끌기보다는 정책과 공약으로 사람들을 설득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거제시에서 김한주 후보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라는 것은, 결국 진보정치가 업고 가야할 숙명이고, 진보신당이 바닥에서 기어야 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이토록 어려운 일을, 그 지난한 세월 동안 붙들고 있었다는 그것 하나만으로도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저 어리석고 우직한 자들이, 아무도 생각지 않았던 곳에 길을 만들고, 누구도 가려하지 않았던 그 길을 걸어, 끝내 그 길이 가야만 했던 길임을 증명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참담한 한국의 정치판에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한 것이 아닐까? 거제의 김한주 후보가 지금 그 길을 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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