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 10년의 외침, 관리되는 위험이 아닌 구조적 성차별을 바꾸는 성평등정치가 여성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작성자
노동당
작성일
2026-05-16 12:11
조회
1547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 10년의 외침, 관리되는 위험이 아닌 구조적 성차별을 바꾸는 성평등정치가 여성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2016년 5월,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은 한국 사회 여성혐오가 일부 개인의 우발적 범죄가 아니라, 여성들이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경험해온 구조적 위협임을 일깨워주었다. 여성들은 자신이 운좋게 살아남은 것일 뿐이라는 감각을 공유했고, 생존을 위해 위험을 계산해야 하는 삶 자체를 사회에 질문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10년 동안 여성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거리와 온라인에서 여성폭력과 차별을 고발했고, 디지털 성범죄와 불법촬영, 교제폭력과 스토킹, 직장 내 성폭력과 권력형 성범죄를 사회적 의제로 끌어올렸다. 미투운동은 사회 곳곳의 침묵 구조를 흔들었고,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은 여성혐오와 성착취가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얼마나 거대한 폭력의 구조를 만들고 있는지 드러냈다. 여성들의 투쟁은 스토킹처벌법 제정과 디지털 성범죄 대응 확대등의 변화를 만들어냈고, 여성폭력을 개인의 불운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바라보게 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성들의 현실은 지난 5일 광주 여고생 살해사건에서 볼 수 있듯 여전히 위험하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은 피해자의 반복된 신고와 보호 요청에도 국가가 여성을 지켜내지 못했음을 보여주었고, 빈번하게 발생하는 교제폭력 사건들은 친밀한 관계 안에서의 폭력이 얼마나 일상적으로 반복되는지를 드러냈다. 문단 내 성폭력을 고발했던 미투 피해자가 지속적인 2차 가해와 고립 끝에 세상을 떠난 사건은, 여성들이 폭력을 말한 이후에도 공격당하며 다시 침묵과 배제를 강요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성 3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 이상 폭력을 경험하고,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대다수가 여성인 현실 속에서 여성들은 여전히 밤길과 일터, 학교와 온라인 공간에서 자신의 안전을 계산하며 살아가고 있다.

문제는 여성의 안전을 CCTV와 순찰, 처벌 강화 등 위험 요소를 통제하는 방식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여성을 끊임없이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사회, 여성에게 돌봄과 희생의 성역할을 강요하는 사회, 일터에서조차 여성의 노동을 저평가하고 불안정 노동으로 밀어 넣는 사회를 바꾸지 않는다면 여성의 안전은 언제나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여성의 안전은 구조적으로 성평등한 사회 위에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 시기, 여성혐오와 백래시에 편승해 후퇴된 여성정책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충분히 달라지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는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고 일부 성평등 정책 복원과 여성폭력 대응 강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여전히 ‘젠더 갈등 중재자’의 위치에 머무르고 있다. 비동의강간죄, 포괄적 차별금지법, 교제 폭력 처벌법, 안전한 임신중단과 성과 재생산 권리 같은 핵심 의제는 미뤄지고 있으며, 여성에 대한 폭력, 차별, 혐오에 대한 정부와 국회 차원의 대응은 미흡하기만 하다.

노동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구조적 성차별과 여성혐오에 맞서는 성평등 정치를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 성평등국 설치와 실효성 있는 고용평등 임금공시제, 여성폭력 피해자 회복지원 체계 구축, 포괄적 성교육 의무화, 여성 재생산권리 통합지원체계 마련, 월경·임신·임신중지·출산 전 과정에 대한 공적 지원 강화가 그것이다. 여성의 노동과 돌봄을 사회적으로 인정하고, 여성의 몸과 삶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며, 여성폭력을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의 문제로 전환하고자 한다.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를 맞는 오늘, 우리는 다시 묻는다. 여성들이 더 이상 생존을 위해 위험을 계산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는 가능한가. 여성의 안전은 단지 위험을 관리하는 정책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여성혐오와 성차별이 재생산되는 구조 자체를 바꾸는 성평등 정치 위에서만 비로소 가능하다. 노동당은 동네방네 구석구석 성평등이 살아 숨 쉬는 사회, 여성들이 두려움 없이 일하고 이동하고 사랑하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함께 싸워나갈 것이다.


2026년 5월 16일

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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