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3.8 세계여성의날 노동당 여성x퀴어x장애 공동행동

작성자
노동당
작성일
2026-03-18 17:19
조회
2431

알립니다: "쉬었음 청년"과 관련한 발언의 일부 내용이 부적절하다는 문제제기를 접수했습니다. "언론과 사회가 남성 청년들의 실업에 보이는 관심만큼 여성 노동자들의 경력 단절 문제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가 발언의 원 취지였지만, 취지와 달리 읽힐 수 있는 오해의 소지가 있음을 확인하고 관련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앞으로는 행사 진행과 브리핑 발행 이전 당의 메시지를 충분히 검토하고,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혜량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선전홍보국장

2026년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노동당에서 여성x퀴어x장애 공동행동을 진행했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노동당의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당원들이 함께 준비하여 연 여성x퀴어x장애 공동행동에 많은 노동당 당원들이 함께해 사회적 소수자 시민에게 교차하는 차별들을 돌아보고, 모두의 해방을 위해 투쟁하자는 결의를 다졌습니다. 

작년 탄핵 광장을 돌아봅니다. 여성과 사회적 소수자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던 광장의 힘으로 윤석열은 파면됐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사회의 여성과 사회적 소수자의 삶은 불안정합니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이후 7년, 온전한 재생산권의 보장은커녕 후기 임신중절로 여성이 살인죄를 구형받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차별금지법은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성별 임금 격차 OECD 1위라는 불명예는 조사 시작 이래 35년간 한 번도 벗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공화국’이라는 한국 사회의 노동 현실은 사회적 소수자 노동자에게 더욱 가혹합니다. 비정규직•근로기준법 밖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고, 성소수자 노동자의 정규직 비율은 현저하게 낮습니다. 장애인 노동자들은 최저임금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초단시간 일자리로만 고용되는 등 당연히 누려야 할 노동의 권리에서 배제되어 있습니다. 사회적 소수자 차별의 또 다른 이름,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 곧 성평등 과제입니다.

모두가 살아남기를 넘어 존엄한 삶을 꿈꾸는 사회를 만들어 갑시다. 성평등 없이 민주주의 없고, 사회적 소수자 해방 없이 노동해방도 없습니다. 사회주의 정당으로서, 노동당은 성평등과 여성•사회적 소수자 해방을 위해 흔들림 없이 싸워나가겠습니다.

[발언 1] 최효(쿠팡물류센터지회 사무장, 인천시의원 출마예정자)

안녕하세요. 쿠팡 물류 현장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해온 노동자이자 이번 지방선거에서 노동당 인천시 광역비례 시의원 후보로 나선 최효입니다.

저는 여성 파트너와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여성애 범주에 가깝지만, 저는 스스로를 퀘스처너리라고 소개합니다. 저는 성소수자가 자신을 감추지 않아도 되는 사회, 성별이분법 때문에 일터에서 밀려나지 않는 사회를 바랍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속한 전국물류센터지부 대의원대회에서 조합원들을 상대로 커밍아웃했습니다. 우리 조직부터 모든 구성원이 자기 모습 그대로 살아갈 수 있어야 진짜 단결도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저에게 포괄적 차별금지법 같은 최소한의 안전망은 너무나도 절실합니다.

3.8 여성파업이 외치는 요구는 “지금 여기, 실질적 성평등.” 입니다. 이 요구는 단지 성별 임금격차를 줄이자는 데 그치지 않고 일터의 성차별을 멈추고, 돌봄과 불안정 노동의 책임을 사회가 함께 지라는 요구입니다.

이 요구가 왜 이렇게 절박한지, 제가 매일 마주해 온 쿠팡 현장의 모습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쿠팡 물류 현장에는 여성 노동자가 매우 많습니다. 특히 대구센터에는 50대 여성 노동자들이 많은데, 재고 공정에서 이분들은 매일 1톤짜리 수동 핸드자키를 끌고 일합니다. 노동 강도 자체도 큰 문제이지만, 더 심각한 것은 작업 배치가 관리자 재량에 맡겨져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사람은 계속 힘든 일만 하고, 어떤 사람은 상대적으로 수월한 일만 반복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서명운동과 면담을 통해 불평등한 업무배치를 바꾸라고 요구해왔습니다. 여성 노동자들에게 과로를 전가하는 쿠팡 물류센터의 현실입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성별분업이 마치 자연스러운 질서처럼 굳어져 있기도 합니다. 여성은 당연하게 전산과 포장으로, 남성은 부자재 관리나 워터 작업으로 투입하는 식입니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는 “남성 역차별 아니냐”는 말까지 나옵니다. 진짜 문제는 안전관리를 비용 지출로 계산하고 생산량만을 앞세우면서, 충분한 교육과 관리없이 한 사람에게 모든 부담을 떠넘기는 회사의 구조입니다. 물류센터 현장 곳곳 벽면에는 “중량물은 2인 1조로 들 것”이라는 포스터가 붙어 있지만, 현장에서는 사실상 종이 쪼가리에 불과합니다. 인력을 더 충원하고 장비를 보강하는 것, 현장 운영을 한 사람에게 떠넘기지 않고 쿠팡이 책임있게 관리하는 것. 이것이 사람을 존중하는 일터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쿠팡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은 갈수록 더 가혹해지고 있습니다. 회사는 흑자를 이야기하지만, 현장의 안전은 언제나 뒷전으로 밀려납니다. 특히 휴대전화 반입이 통제되다 보니,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폭력이 발생해도 피해 사실을 입증할 증거를 남기기 어렵습니다. 저 역시 지난해 성폭력 피해를 입은 현장 노동자를 도와 경찰과 노동부에 신고하고, 사측 조사를 조력한 적이 있었습니다. 피해자는 가해자와 분리조치가 되지 못한 채 현장에서 위험한 상황에 놓여도, 바로 곁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숨 돌릴 틈 없는 작업 속도와 관리자들의 눈치 때문에 못 본 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소수 관리자에게 권한이 집중되고, 노동자들은 과도한 속도전에 내몰리는 구조가 결국 피해자의 입을 막고 있습니다. 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싸울 엄두조차 내지 못한 채 일터를 떠나거나, 억지로 참고 버티고 있습니다.

이런 비극은 쿠팡만의 일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임신중지를 선택했다는 이유로 한 여성이 살인죄 구형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누군가의 몸과 삶을 권리가 아니라 죄로 다루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차별과 배제 속에서 삶의 위기로 내몰리는 트랜스젠더 동료들의 현실도 다르지 않습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입니다. 차별과 괴롭힘, 성폭력이 “어쩔 수 없는 일”로 취급되지 않으려면 분명한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보호받을 수 있어야 비로소 실질적 성평등도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3.8 여성파업의 요구를 받아 안고, 일터와 삶의 자리에서 밀려난 사람들의 이름을 정치의 중심으로 가져오겠습니다. 우리 동료들이 자기 자신으로 당당하게 존재할 수 있는 일터, 그 길을 함께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발언 2] 루카(노동당 장애인위원회)

우선 여기 계신 모두에게 투쟁으로 인사드립니다. 투쟁!

안녕하십니까, 노동당 장애인위원회 소속 활동가 루카라고 합니다.

방금 제 자기소개를 듣거나 여기에 올라온 저의 모습을 보고 다소 의문을 품는 분들이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여성으로도, 장애인 당사자로도 보이지 않는 제가 어떻게 여성의 날 집회에서 연대발언을 할 수 있냐고 말이죠.

저는 어느 젠더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자신을 정체화하는 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 젠더리스이면서, 동시에 법외장애인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법외장애인’이라는 말은, 국가가 정한 기준 바깥에 있어 제도적으로는 장애인으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실제로는 사회적 장벽과 차별을 경험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저는 법의 문장 밖에 있지만, 차별의 현실 밖에 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여성 인권운동에 연대하는 저의 위치는, 어쩌면 바로 그 ‘경계’에 서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 인권운동의 역사는 “보이지 않던 존재를 보이게 만드는 역사”였습니다.

참정권이 없던 여성,

노동에서 배제된 여성,

폭력의 피해를 말할 수 없던 여성.

그리고 그 운동은 늘 ‘당연하다’고 여겨지던 기준을 질문해왔습니다.

그리고 장애인 등록 기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국가는 선을 긋고, 그 선 안에 들어온 사람만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차별은 그 선을 따라 움직이지 않습니다. 여성 차별도, 장애에 대한 차별도 모두 제도가 정한 “정상성”의 기준에서 벗어나는 사람을 주변으로 밀어내는 구조에서 발생합니다.

여성과 장애인, 그리고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장애 당사자의 위치는 서로 분리된 문제가 아닙니다.

여성은 오랫동안 비이성적이고, 나약하고, 보호의 대상이라는 이유로 통제되어 왔습니다.

장애인은 비생산적이고, 돌봄의 대상이라는 이유로 주체성을 박탈당해 왔습니다.

이 두 구조는 닮아 있으며, 저는 그 교차점 위에 서 있습니다. 그렇기에 여성 인권운동은 저에게 ‘남의 문제’가 아닙니다. 제 삶을 구성하는 권력 구조의 일부입니다.

저와 같은 여성이 아닌 성소수자나 법외장애인이 여성 인권운동에 함께하는 것은 단지 연대와 지지의 표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질문입니다.

“누가 정상인가?”

“누가 보호받을 자격이 있는가?”

“누가 제도 안에 포함될 수 있는가?”

여성운동이 확장될수록 그 질문은 더 깊어집니다.

그리고 그 질문은 젠더 이분법과 능력주의, 정상성 중심주의를 동시에 흔듭니다.

저는 여성은 아니지만, 경계 밖으로 밀려나는 경험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여성들과 나란히 서서, 이 구조에 함께 질문을 던지고자 합니다.

여성의 날이 어떤 정체성만을 확인하는 날이 아니라 차별에 맞서 서로의 투쟁을 연결하는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경계에 선 존재들이 함께할 때, 운동은 더 넓어지고, 더 단단해집니다. 또 그러한 연대의 힘으로, 우리는 더 많은 경계를 넘어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발언 3] 소경준(노동당 고양파주지역위원회 부위원장, 파주시의원 예비후보)

안녕하십니까 먼저 투쟁으로 힘차게 인사 드리겠습니다. 투쟁!

네 반갑습니다. 저는 노동당 고양파주위원회 부위원장이자, 남성 성소수자 소경준입니다. 오늘 여성의 날이라 모인건데, 남성과 연애중인 남성인 제가 여성의 날에 무슨 얘기를 해야하나 한참 고민했습니다. 한가지 떠오른거라면. 지방선거를 준비하면서 제가 만났던. 소외된 여성 노동자들. 그리고 경력단절여성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론은 이삼십대 청년 남성의 실업률만을 조명합니다. 허나 우리 사회엔 더 오래 방치된, 거대한 실업 세대가 있습니다. 결혼과 함께 경력이 단절된 여성. 사회적 차원의 돌봄노동 전가에 인생이 짓눌려 꿈을 펴보지도 못한 여성. 통계는 계속해서 이들이 실업자 상태라고 말을 하고 있고. 사람들은 이들을 그냥 주부라고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맘카페 들어가보면 나이 55세 65세 먹고 새로 취직하려는데 공장조차 받아주는 곳이 없다고 하소연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남편이 일찍 정년퇴직해서 연금도 못 받아 맞벌이를 해야 하는데, 평생을 주부로만 살아왔던 사람이기에 노동자로써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돌봄은 노동이 아닌걸까요? 주부는 노동자도 실업자도 못 되는 걸까요?

돌봄은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노동입니다. 아이를 키우고, 가족을 돌보고,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 없이는 어떤 경제활동도 지속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노동은 임금으로 환산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돌봄은 필요하지만, 시장에서 사고팔리지 않는 시간은 노동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돌봄에 쓰는 시간이 노동시간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한, 여성들의 경제적 독립도 노년의 안정된 삶도 보장될 수 없습니다.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 우리 사회는 돌봄을 개인의 책임으로 떠넘기고 있는가? 왜 사회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시간이 노동으로 인정되지 않는가?

그리고 대부분의 정년퇴직한 노동자들은 비정규 불안정 노동으로 빠지게 됩니다. 그런데 그 중에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같은 경우엔 불안정이라는 면도날의 맨 끝에 서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 30시간 노동에 최저시급. 11개월 단기계약으로 고용되는 경로당 도우미라던가,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키오스크 눌러주기, 잡초뽑기 같은. 사실상 자원봉사같은. 엎드려 절받기 수준의 단시간 단기 일자리에 주로 취직하십니다.

지자체에서는 고용실적을 늘려 일자리 해소에 성공 했다는걸 보여주기 위해서 이런 불안정한 일자리를 민간위탁 방식으로 대량으로 쪼개 노인들에게 공급합니다. 그런데 이런 불안정한 임시직 일자리마저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이러니까 5만원받고 광화문 가서 성조기 흔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생기는 거에요. 사람들에겐 평생교육도 중요하지만 평생 노동을 선택할 권리도 필요합니다.

사회는 유기적입니다. 제가 오늘 여성만을 주제로 이야기를 하려 했는데 결국 노인 일자리 이야기까지 나와버렸네요. 소수자성이란건 어찌 보면 서로 얽히고 섥힌 거미줄과도 같은 것 같습니다. 여성해방과 노동해방. 성소수해방과 여성해방이 서로 얽히고 섥힌 것 처럼 우리는 서로 돕고 돕지 않으면 안되는 세상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남성 청년이지만 성소수자인 저에게도 여성이라는 집단은 어느정도 운명을 함께하는 공동체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많은 남성 성소수자들이 이걸 깨우쳤으면 좋겠다고 생각됩니다.

돌봄을 개인의 희생이 아니라 사회적 시간의 문제로 바꾸는 것, 돌봄에 필요한 시간을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조건을 만드는 것, 그것이 여성해방의 출발점이며 우리 모두의 삶을 바꾸는 첫걸음일 것입니다.

돌봄노동을 하는 시간이 노동시간으로 인정받는 사회. 나이든 여성에게도 안정적인 일자리가 공급되는 사회. 이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함께 투쟁합시다.

투쟁!

[발언 4] 윤정현(노동당 서울시당 부위원장, 강북구청장 예비후보)

안녕하세요. 노동당 서울시당 여성부문 부위원장 윤정현입니다.

3/8 여성의 날을 축하합니다. 100년도 더 전에 여성들이 거리에 나와 섰습니다. 일터에서 차별받고, 착취당하는 삶을 벗어나 주체로서 서기를 작정하고 거리에서 "투표권을 달라", "남성과 같은 급여를 달라", "여성의 재산을 인정해 달라"고 외친 여성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여기 서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100년전과 비교해보면 우리는 많은 권한을 얻고 자유롭게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 또 다시 차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100년전에 외쳤던 말들이 우리의 삶에서 이루어졌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 사회가 여전히 여성의 정치참여를 막고, 여성에게 남성과 동일한 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가부장적으로 여성을 착취하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유리천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남성들은 별 어려움없이 승진하고 맡는 자리에 여성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가지 못합니다.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 말합니다. 저는 실제로 회사에서 일을 하며, 어려보이는 외모라 고객들에게 무시당할 수 있으니 매니저를 맡길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내면, 고객을 잘 만났다, 운이 좋았다고 말합니다. 여성노동자가 많은 직종은 평균 급여가 낮거나 고용형태가 안정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해당 직종에 남성들 진입이 늘어나면 고용형태가 안정적으로 바뀝니다. 최근에 MBC는 프리랜서 기상캐스터 제도를 폐지하고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를 도입해서 정규직으로 채용했습니다. 비정규직으로 일했던 직무가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니 너무 다행입니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주로 아나운서로 대우받았던 여성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들이 기후전문가로 대우받는 남성 기상분석관으로 바뀐 것입니다. 여성 기후전문가가 없는 것일까요? 일기예보는 기후전문가만 할 수 있는 것일까요? 질문은 너무나 많지만,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그래서 우리가 듣는 일기예보가 얼마나 달라졌는가 하는 것입니다. 일기예보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 역할이 남성 전문가에게 넘어갔을 뿐입니다. 정말 의문입니다. 여성 기후전문가가 정말 없었을까요?

한국의 남여임금차이는 중위소득 기준으로 남성보다 29% 낮다고 합니다. OECD 회원국 평균 임금차이가 10% 라고 합니다. 선진국 여성들도 남성보다는 낮은 임금을 받는다는 얘기입니다. 왜 남성의날은 없는데, 여성의날은 있는건지 이해가 됩니다. 우리는 30% 기울어진 운동장에 있습니다. 미끄러지지 않고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 발끝에 힘을 엄청 주고 서있어야 합니다. 여기 여성의날을 기념하기 위해 나온 우리들도, 사실은 서로의 손을 잡아주려고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서로의 손을 잡아주지 않으면 너무 쉽게 넘어지는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다양한 층위의 여성주의 담론이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물결이 끊임없이 착취할 대상을 찾고 있으며, 여전히 그 대상은 여성이고, 장애인이고, 성소수자라는 것입니다. 여기 우리 의제단위가 함께 공동행동을 진행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3/8 여성의 날은 하루를 기념함으로써 매일을 힘들게 살고 있는 여성들이 서로에게 힘을 주고 받는 날입니다. 장미를 나누는 것은 함께 하겠다는 의지입니다. 그런데 장미가 아주 오래 버티는 꽃인걸 알고 계십니까? 5월에 피기 시작하는 장미는 11월까지도 꽃을 피웁니다. 반짝 피고 지는 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여기 모인 우리도 끈질기게 더운 여름과 찬 바람을 이겨내고 다시 또 꽃을 피우는 장미처럼 서로에게 힘이 되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비록 한 공간에서 함께 하지 못하지만, 저는 제가 있는 자리에서 옆에 선 동지의 손을 잡고 힘이 되는 시간을 보내겠습니다. 차별과 배제를 넘어, 함께 살아가기를 꿈꾸는 우리모두 화이팅입니다. 긴 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발언 5] 고유미(노동당 대표)

거리를 지나시는 서울 시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은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118년 전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서 빵과 장미를 외쳤습니다. 빵은 먹고 살 권리, 장미는 사람답게 살 권리, 이 두 가지를 함께 달라는 외침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118년이 지난 지금, 그 외침은 얼마나 이루어졌습니까? 여성들이 생존에 대한 걱정 없이, 인간답고 존엄하게 잘 살고 있습니까? 아닙니다. 여성은 여전히 더 적은 임금을 받고, 더 많은 돌봄을 떠안고 있으며, 자신의 몸에 대한 권리조차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노동당 당원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얘기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습니다.

거리를 지나시는 서울 시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희들은 노동당 당원들입니다.

저희 노동당은 평등, 생태, 평화를 위해 싸우는 정당, 사회주의를 대안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만든 우리나라 유일의 등록 정당입니다.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여성이 아이를 낳으면 일자리를 잃고, 그래서 아이를 안 낳으면 온 나라가 걱정하고, 또 어렵게 결심해 아이를 낳아도 낳아도 돌봄은 온전히 여성의 몫입니다. 이게 개인의 문제입니까? 아닙니다. 체제의 문제, 사회 구조의 문제입니다. 노동당은 이 사회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말하는 정당입니다.

또 저희들은 노동당을 이렇게도 소개합니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정당입니다. 전세사기로 보증금을 날리고, 직장에서 성폭력을 당하고도 오히려 내가 쫓겨나고,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집단정리해고를 당하고, 이렇게 세상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어디 하소연할 곳조차 마땅치 않은 사람들, 이런 사람들 곁에서 함께 연대하는 진보정당입니다.

거리를 지나시는 서울 시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은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지난해 광장을 기억하십니까? 내란을 막아낸 그 자리에 여성들이 있었고, 성소수자들이 있었고, 장애인들이 있었습니다. 이 사회에서 가장 쉽게 밀려나고, 그래서 더 서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뀐 지금, 그 목소리에 대한 응답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성평등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지금은 어떻습니까. 차별금지법 제정은 계속 미뤄지고 있고, 비동의 강간죄 도입은 논의조차 지지부진하고, 성별 임금 격차는 OECD 최하위인데도 대책이 없습니다. 약속은 화려했지만, 결과는 너무나 초라합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똑같은 일을 하는데, 남성이 100을 받을 때 여성은 약 70을 받습니다. 이게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수십 년째 임금 격차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바뀌지 않을까요? 차별이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회사가 얼마나 차별하고 있는지, 시민들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노동당은 요구합니다. 기업이 남녀 임금 격차를 의무적으로 공개하게 하십시오. 영국도, 독일도 이미 시행하고 있습니다. 차별이 드러나면 사람들이 알게 되고, 모두가 알면 바뀝니다.

돌봄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하루 무급 돌봄 시간은 평균 3시간 6분입니다. 남성은 56분입니다. 세 배가 넘는 격차입니다. 이것은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닙니다. 누군가 더 성실해서도, 누군가 더 게을러서도 아닙니다. 국가가 돌봄을 가족의 책임으로 떠넘겨 온 결과입니다. 공공 보육시설은 부족하고, 요양 서비스는 모자랍니다. 그 빈자리를 여성들이 메워 왔습니다. 그래서 노동당은 요구합니다. 돌봄을 여성 개인의 책임으로 남겨 두지 마십시오. 공공 돌봄을 확대하고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지십시오.

차별금지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성별, 장애, 성적지향을 이유로 차별하지 못하게 하는 이 법은

19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선거 때만 되면 검토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면 잊어버립니다. 노동당은 요구합니다. 더 이상 미루지 마십시오. 차별금지법을 지금 당장 제정하십시오.

더 기막힌 일도 있습니다. 2019년 헌법재판소는 낙태죄가 헌법에 맞지 않는다고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7년이 지나도록 국회는 후속 법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임신 중지를 선택한 여성이 살인죄 공범으로 재판을 받는 일까지 최근에 벌어졌습니다. 법을 만들지 않은 것은 국가인데, 그 피해는 여성에게 돌아갔습니다. 노동당은 요구합니다. 임신 중지권을 보장하는 법을 지금 당장 만드십시오. 여성의 권리는 정치적 협상의 대상이 아닙니다.

거리를 지나시는 서울 시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은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118년 전, 여성 노동자들은 빵과 장미를 외쳤습니다. 살아갈 권리와 사람답게 살 권리. 그 요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저희 노동당이 함께 빵과 장미를 원한다는 요구의 답을 만들어가겠습니다.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이 더 이상 혼자가 아니도록. 여성과 성소수자, 장애인, 모든 사회적 소수자들이 서로의 손을 잡을 때 이 사회가 바뀔 수 있다고 믿습니다. 오늘 노동당 여성위원회, 성소수자위원회, 장애인위원회가 함께 거리로 나왔습니다. 노동당은 그 연대의 편에 서겠습니다. 이 싸움을 끝까지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