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위원회(준) 성명] 권력형 성범죄의 연쇄를 끊어내자

작성자
노동당
작성일
2025-04-08 11:18
조회
372


권력형 성범죄의 연쇄를 끊어내자


지난 3월 31일 오후 11시 45분경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자살한 채 발견되었다. 장제원이 대학 부총장으로 지내던 시절 비서로 일한 피해자가 그를 성폭행 혐의로 고발한 뒤의 일이다. 장제원은 첫 경찰조사 참석 이후 고작 나흘 만에, 권력형 성범죄로 오래간 고통받은 피해자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도피했다. 그러나 홍준표와 권성동 등 국민의힘 의원과 지도부는 공공연히 피의자를 추모하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택했다.     

이러한 행태는 비단 정치권에서 처음으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2020년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비서의 권력형 성폭행의 고발이 있었다. 장제원과 같이 박원순 또한 자살을 택해 피해자의 용기를 짓밟았고, 검찰은 해당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처분했다. 이후 이어진 2차 가해는 성폭력의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자신이 ‘피해호소인’이 아닌 피해자임을 입증할 책임을 전가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대한 처벌은 어떠한가? 2019년, 안희정이 수행 비서로 일하던 피해자를 성폭행한 혐의가 인정된 이후에도, 이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소송의 결과는 한없이 지연되었다. 재판부는 지난 4일, 소송 제기 약 5년 만에야 가해자 본인과 충청남도의 피해자 보호 책무 유기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였으나, 피해자가 요구한 보상 3억 원을 터무니없이 깎아내려 8,304만 원 배상 판결을 확정했다.

권력형 성범죄는 이토록 노동자에 대한 구조적인 폭력과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의 첨예한 교차 속에서 피해자를 옭아맨다. 비민주적이고 억압적인 국가기구 아래 법의 집행은 항상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적용되었고, 피해자 여성이 아닌 가해자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사회에는 기득권 정치에 부역하는 남성 정치인을 옹호하고, 그 아래 일하는 비서직 여성 노동자를 이차적으로 가해하는 시선이 만연하다.

그러나 노동당과 여성위원회가, 그리고 민중이 광장에 서서 외치던 사회대개혁은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는 사회를 쟁취하기 위함이었다. 우리는 윤석열들이 없는 나라를 위해 투쟁한다. 노동이 존엄한 나라를 위해 투쟁한다. 혐오 정치를 넘어 여/성차별 없는 평등한 나라를 위해 투쟁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국가기구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경찰은 회피하지 말고, 피해자의 피해 사실을 인정하라. 피해자가 지속하여 고통받지 않게끔, 정당과 지지자에 의한 2차 가해를 철저히 중단하고 배제하라. 권력형 성범죄의 연쇄를 멈추고, 앞선 피해 사례를 되풀이하지 말라. 이를 위해 노동당 여성위원회(준)은 피해자와 함께 연대할 것이다. 또한, 성폭력을 야기하는 가부장제와, 국가권력을 통해 이를 재생산하는 자본주의에 맞서 여성해방을 위해 나아갈 것이다.


2025.04.08.

노동당 여성위원회(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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