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당 논평]노동자를 위험에 내몰고 목숨을 빼앗아야 유지되는 사회는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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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당관리자
작성일
2024-04-2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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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28일은 31번째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이다.
1993년 4월, 유명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의 인형을 생산하던 태국의 한 장난감 공장에서 무려 188명의 노동자가 화재로 사망하는 비극이 일어났다. 대형 참사가 일어난 이유는 노동자가 인형을 훔쳐가는 것을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공장 문을 밖에서 잠갔기 때문이다. 노동자의 생명보다 인형이 만드는 이윤이 더 중요했던 이 비극적인 산업재해에 분노한 전세계 노동조합 활동가들은 3년 뒤 추모의 촛불을 들었고 국제노동기구(ILO)가 매년 4월 28일을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로 지정하고 전세계 노동자들은 매년 이날을 맞이하여 산업재해로부터 안전하고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투쟁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한국 사회는 30여년이 지났음에도 매년 2,400여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산업재해로 목숨을 빼앗기고 있다. 질병사망까지 포함하면 전체 산업재해 사망 노동자는 더 늘어난다. 산재 사망 중 여전히 추락이나 깔림으로 사업주의 안전 설비나 안전조치 의무 위반이 대다수인 재래형 사고가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4월 18일 청주 모충동 한화건설이 시공 중인 한화포레나청주매봉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철제 거푸집 구조물인 갱품이 추락해 40대 하청노동자가 사망하는 참혹산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기본도, 법도 지켜지지 않는 일터에서 노동자의 목숨을 건 노동은 이어지고 있다.

산업재해가 멈추지 않는 일터가 만연한 최악의 상황임에도 윤석열 정부는 산재 발생 사업주의 처벌을 줄여주거나 노동자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악을 강행 시도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시행되었으나 2년여가 다 되도록 기소조차 하지 않는 사건들이 켜켜이 쌓여가고 있다. 그나마 재판을 하더라도 최소 형량에 맞춘 듯 묻지마식 구형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법을 무력화하고 솜방망치 처벌로 사업주에게 살인 면허를 쥐어주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존재하지도 않는 ‘산재카르텔’이라거나 산업재해로 고통을 받으면서 살아야 하는 산재 피해자들을 ‘나이롱 환자’라는 망언까지 앞세워 모욕하며 산재보험 제도 개악까지 시도하고 있다.

산업재해 예방부터 책임자 처벌과 피해자 보상까지 모든 시스템을 파괴해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모두 무너뜨리는 총체적 개악을 시도하고 있다. 이것은 정부가 기업 살인 면허를 발급하고 기업은 언제든 취득할 수 있는 기업 살인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노동자의 권리를 전면적으로 보장하는 노동자 생명권을 확장이다. 가장 먼저 위험에 직면한 노동자가 스스로 작업을 중지할 권리를 완전히 보장하라.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해 노동자의 목숨을 빼앗는 살인기업과 사업주에게 엄중한 처벌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그리고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국가는 책임을 다하고 사업주에게 사업장 안전을 지킬 모든 의무를 반드시 다 하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우리는 기업살인인 산업재해로 희생된 모든 노동자를 추모하며 더이상 억울한 일터에서의 죽음을 막기 위해 생명과 안전을 지키며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아프지 않고 일할 권리를 쟁취하는 그 날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노동자를 위험에 내몰고 목숨을 빼앗아야 유지되는 사회는 필요 없다.
기업 살인 면허 발급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노동자의 권리를 확대하라.

2024년 4월 25일
노동당 충북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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