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플렛 ]탈레반: 이해와 오해 (Ⅰ)_ 아프간에서 계급 모순 · 여성 억압 · 반제 저항

작성자
홍조 정
작성일
2021-09-29 00:20
조회
665

[팜플렛]

탈레반: 이해와 오해 (Ⅰ)

- 아프간에서 계급 모순 · 여성 억압 · 반제 저항

미하엘 프뢰브스팅,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 국제서기, 2021년 9월 10일, www.thecommunists.net

차례

들어가며

Ⅰ. 나라들 간의 계급적 성격 차이를 무시하기

탈레반은 ...의 대리인이었는가?

“봉건 세력” 탈레반?

Ⅱ. 아프간 농업에서의 토지소유와 계급관계

아프간 여성들은 미국 점령으로 혜택을 받았는가?

2001년 탈레반 전복 이후 아프간에서 아편 재배의 증가

Ⅲ. 여성 억압: 아동 결혼의 예

여성과 소년에 대한 조직적인 강간: 군벌과 그들의 보호자 미국

Ⅳ. 탈레반: 농촌 빈민층에 뿌리를 둔 소부르주아 이슬람-민족주의 운동

그들 자신의 말로 보는 탈레반의 이슬람-민족주의 수사

20년 반식민지 투쟁의 결과물로서의 민중적 기반

Ⅴ. 아프가니스탄 2021: 민중 게릴라 투쟁에 의한 서방 제국주의의 역사적인 패배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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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사건의 역사적인 성격은 해당 사건이 세계정치의 깊은 추이를 어떻게 틀 짓는지, 또 어떻게 반영하는지 보면 알 수 있다. 수년 전부터 RCIT는 오랜 패권국 미 제국주의가 쇠퇴기에 있다고 지적해 왔다. 이 과정은 세계질서의 불안정을 유발하고, 미국과 동맹 관계에 있는 정권들을 약화시키며, 중국과 러시아 같은 새로운 강대국들에게 공간을 열어준다.[1] 미국이 2001년 이래 20년 동안의 점령에도 불구하고, 그 기간 동안 총 77만5천여 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2조 2600억 달러를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2], 비할 바 없이 더 작고 가난한 나라의 민중 게릴라 운동을 상대로 졌다는 사실은 그러한 쇠퇴를 반영하며, 실로 상징한다.

또 그 같은 역사적 격변은 사회주의를 자임하는 조직들의 정치적 성격도 집약적으로 드러내준다. 그들은 사건의 본질과 기저에 흐르는 역사적 동역학을 이해하고 있는가? 그들은 부르주아 여론 및 소부르주아 인텔리들의 압력을 이겨낼 수 있을까? 그들은 바리케이드의 올바른 편에 설 수 있을까?

1975년 베트남 전쟁 이후 미 제국주의의 가장 굴욕적인 최대의 패배로 거의 모든 관찰자가 묘사하고 있는 사건에 대해 당연히 좌파 세력이라면 모두가 환영 일색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진한 분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환영 일색’과는 정반대라는 것을 이제 누구나 안다. 대부분의 이른바 "사회주의" 조직들이 제국주의 점령에 대항하는 20년의 게릴라 투쟁 뒤에 온 민중 저항의 승리를 미국에게 뿐만 아니라 아프간 인민에게도 재앙으로 성격규정 한다. 실제로 많은 조직들이 탈레반의 지배 하에서보다 제국주의 점령 하에 있는 것이 아프간 인민의 삶에는 더 나았을 것처럼 말한다!

이 모든 것은 소위 "좌파"의 많은 단위들이 지배계급의 여론에 기회주의적으로 영합하는 정도가 어디까지 가고 있는지 보여준다. 그리하여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같은 역사적 사건은 글로벌 계급투쟁의 동역학을 드러내줄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 조직들의 본질을 드러낸다는 장점이 있다.

보통 이들 "좌파" 조직은 탈레반의 승리에 대한 자신들의 적대를, 이슬람 근본주의 세계관과 함께 여성에 대한 반동적 정책을 언급하는 것으로 정당화한다. 물론 혁명적 공산주의인터내셔널 동맹 (RCIT)은 1990년대 중반 탈레반 등장 이래로 그들의 반동적 정책을 십분 인식하고 있다. 그리하여 언제나 우리는 탈레반의 군사적 투쟁, 즉 제국주의 세력에 대항하여 비혁명 세력이 수행하는 군사적 투쟁에 대한 지지와, 그 비혁명 세력의 정치노선에 대한 비타협적인 반대 사이에 구분선을 그어 왔다. 2001년 가을, 제국주의자들이 아프가니스탄 침략을 시작하기 직전에, 우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 전쟁에서 우리가 제국주의 연합군이 패배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하며, 이는 탈레반 저항을 포함하여 제국주의에 대한 모든 아프간 군사 저항을 지지하는 것을 의미한다."[3] “제국주의 공격 시에 우리는 미국/영국의 공세에 저항하는 모든 아프간 세력의 군사적 승리를 분명하게 내건다. 여기에는 탈레반 세력도 포함된다. 그들이 제국주의 공세에 저항한다면 말이다. 어떤 식으로도 이것은 뿌리 깊이 반동적인 탈레반 정권에 대한 정치적 지지나, 오사마 빈 라덴과 알카에다 조직이 추구하는 테러 정책에 대한 정치적 지지로 이어져야 함을 뜻하지 않는다.”[4]

심약한 사람들과는 달리 우리는 진로를 바꾸지 않았고, 2001년 및 그 후 내내 그랬듯이 맑스주의적 반제국주의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이 팜플렛의 목적은 아프가니스탄 인민의 반식민지 투쟁에 대한 맑스주의적 접근법에 반대하여 제출된 주요 주장들을 다루는 데 있다. 우리는 우리에 대한 선의의 비판들 상당수가 아프가니스탄 현 사태에 맑스주의적 방법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고 ㅡ 또는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ㅡ 확신한다. 또한 그러한 비판들이 탈레반 및 아프가니스탄의 정치적·사회적 발전 추이 일반에 대해서도 포괄적인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일면성과 왜곡으로 기울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류와 과장을 바로잡기 위해서, 우리에 대한 논쟁의 중심 쟁점들에 대한 변증법적·유물론적 분석·평가부터 정확히 하는 것이 우선이겠다고 생각한다.

아래에서 우리는 국가들의 계급적 성격에 대한 맑스주의적 접근법은 무엇인지 세부적으로 확인하고 나서 제국주의 나라와 반(半)식민지 나라 간의 결정적인 차이를 설명할 것이다. 우리는 아프간 농촌의 구체적인 계급관계와 이것이 탈레반의 계급 성분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우리는 이 나라에서 여성 억압의 다양한 측면과 이것이 탈레반의 정책과 어떻게 관련되는지 다룰 것이다. 우리는 아편 생산에 대한 정책에서 탈레반과 점령군 간에 어떠한 차이가 있었고 그 차이의 의미는 무엇인지 밝힐 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이 운동의 정치적 지향점 및 사회적 기반과 관련한 몇몇 쟁점들에 대해,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서방 제국주의자들의 이번 패배가 갖는 역사적인 의미에 대해 평가 토론할 것이다.

이 문제들에 대한 논의에 집중할 것이므로 현 사태에 대한 평가 분석 및 그것의 전략·전술적 결론을 다시 세부적으로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다. RCIT가 이 문제와 관련하여 지난 두세 주 사이에 발표한 일련의 성명과 기사를 이 팜플렛과 함께 일독할 것을 독자들에게 권한다.[5]

나라들 간의 계급적 성격 차이를 무시하기

거의 모든 사회주의 조직들이 공유하고 있는 주요 정치적 실패는 아프간 점령 및 이 점령에 맞선 저항운동에 관련된 제 세력의 계급적 성격을 분석하고 인식하는 데 있어 그들의 총체적인 무능함과 무기력이다. “미 제국주의” 또는 “서방 제국주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좌파 조직들 사이에는 흔한, 공통된 관행이다. 정치적 올바름의 시대에는 일부 주류 언론인들조차도 이러한 용어를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 사람들이 “제국주의” 범주를 맑스주의 이론에서의 제국주의 의미로 사용하느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보통 이들 모두는 그런 의미를 배제한 자유주의적 방식으로 "제국주의" 범주를 사용할 뿐이다.

RCIT는 맑스주의적 제국주의 개념의 확고한 옹호자다. 레닌과 트로츠키를 비롯해 그 밖의 많은 정통 맑스주의자들은 세계가 소수의 제국주의 국가와 다수의 세계 인구가 살고 있는 종속국 ㅡ 식민지 나라건 반식민지 나라건 ㅡ 으로 나뉘어 있다고 설명해왔다.

“사회민주주의 (맑스주의자들은 당시에 스스로를 이렇게 칭했다 – 인용자) 강령은 이 소부르주아, 기회주의 유토피아에 대항하는 균형추로서 다음을 전제로 해야 한다. 즉 억압 민족과 피억압 민족으로 제 민족이 나뉘어 있는 것은 제국주의 하에서는 기본적이고 중요하며 불가피하다는 전제 말이다.”[6] (“사회주의혁명과 민족자결권”, 1916년)

레닌은 또 다른 글에서 이 생각을 다시 천명했는데, 나중에 공산주의인터내셔널 강령의 근간이 된 사상이다. “제국주의는 한줌의 강대국들에 의한 전 세계 민족들의 억압이 누적적으로 고조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이 때문에 사회민주주의 강령에서의 초점은, 모든 민족을 억압 민족과 피억압 민족으로 구분하는 데 두어야 한다. 이러한 구분에 바로 제국주의의 본질이 있는데, 사회배외주의자들과 카우츠키는 이것을 기만적으로 회피하고 있다. 이 구분은 부르주아 평화주의의 시각에서나, 자본주의 하에서 독립 민족들 간의 평화적 경쟁이라는 속물적 유토피아의 시각에서 볼 때는 의미 없는 것이지만,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혁명적 투쟁의 시각에서 볼 때는 극히 유의미한 것이다.”[7] ("혁명적 프롤레타리아트와 민족자결권")

이와 같이 제국주의는 모든 민족들이 어떤 식으로든 서로 맞물려 있는, 그리고 소수의 제국주의 국가들 및 이들 국가의 자본주의 기업들이 세계경제와 세계정치를 지배하는 글로벌 시스템이다. 이러한 제국주의 열강과 독점체들은 (반)식민지 국가에 살고 있는 세계 인구의 대부분을 지배하고 초과착취 한다. 현대 제국주의에 대해서는 두 권의 책과 다양한 팜플렛에서 자세히 분석했으므로, 여기서는 더 세부적으로 가지는 않겠다.[8]

또한, 왜 우리가 미국을 부유한 제국주의 국가로,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을 가난한 자본주의 반식민지로 (실제로는 지난 20년간 오히려 아프가니스탄은 식민지였다) 간주하는지 여기서 설명해야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일단의 맑스주의 이론가들이 이른바 "아 제국주의" 이론을 제창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여러 차례 설명했듯이[9] 우리는 이 이론을 거부하지만, 이 이론의 제창자 가운데 아프가니스탄이 이 범주에 속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으므로 여기서 이 “아 제국주의” 개념을 다루는 것은 필요치 않아 보인다.

2001년 미국 ( 및 그 밖의 나토 국가들)의 대 아프간 전쟁과 그 뒤의 이 나라 점령은 가난한 나라에 대한 제국주의 침략의 고전적인 형태였다. 아프간은 식민지로 전화되어 20년 동안 미국과 미국의 서방 동맹국들이 나라를 지배하며 종속 정부를 만들고 현지 보조 군대 (이름 하여 “아프간 국군”)를 무장시키고 훈련시키고 지휘했다. 따라서 미국/나토 세력은 서방 제국주의 열강을 대표했고, 그들의 아프가니스탄 협력자들은 식민지 하인들이었는데, 이들은 대영제국과 프랑스 식민제국, 그리고 1939-45년 독일의 유럽 점령 당시의 현지 시종들과 다르지 않은 성격이었다.

요컨대, 미국과 유럽 열강은 아프간과는 매우 다른 계급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열강이 지배 자본주의 국가, 즉 제국주의 국가인 반면, 아프간은 종속 자본주의 나라, 즉 (반)식민지 국가다. 이 전쟁에서 이들 두 당사자 간 계급적 성격상의 그러한 결정적인 차이를 무시하기란 스스로를 맑스주의자로 여기는 그 누구에게도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가난한 (반)식민지 나라에서 서방 상전들을 몰아내는 투쟁인 미국/나토 점령에 대한 저항은 바로 그 본성상 반식민주의, 반제국주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게릴라 투쟁 ㅡ 탈레반이 이끈 ㅡ 은 명백히 점령군을 겨냥한 것이었다. 둘째, 아프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투쟁을 지지한 주된 이유는 그들 모두가 다름 아닌 제국주의 침략자들을 몰아내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셋째로, 이러한 반제국주의적 성격은, 우리가 아래에서 보겠지만 탈레반의 이슬람-민족주의 수사에도 반영되어 있다.

탈레반은 ....의 대리인이었는가?

이론적으로는, 우리의 평가에 반대하여 탈레반이 또 다른 제국주의 열강 (예를 들어 중국이나 러시아)의 대리인이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탈레반은 이들 열강과 특별히 긴밀한 관계를 맺은 적도 없고 그들에게 의미 있는 물질적 지원을 받은 적도 없기 때문에 이것은 명백히 말도 안 되는 얘기다. 러시아와의 관계는 1980년대 소련의 침공으로 인해 많은 제약이 있다. 그리고 베이징과의 관계도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 ㅡ 스탈린주의-자본가 정권에 의해 끔찍한 억압을 맞고 있는 중국 내 위구르족의 무장 이슬람 게릴라 조직 ㅡ 이 수십 년 동안 탈레반과 긴밀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 보여주듯이, 특별히 가까운 관계가 아니었다. 놀랄 것도 없이, 진지한 사람치고 탈레반이 중국이나 러시아의 대리인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많은 스탈린주의자들 및 그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탈레반이 미 제국주의의 대리인이었던 것처럼 말한다. 명백히 이는 큐어넌 매니악 극우 음모론자들을 합리적인 사람처럼 보이게 하는 기괴한 이론이다. 탈레반이 1990년대 후반에 미국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명백히 이것은 늦어도 2001년에는 적대적인 관계로 전환되었다. 그렇지 않고 탈레반이 미 제국주의의 충실한 대리인이었다면, 왜 워싱턴이 아프간을 폭격하고 침공하고 점령했어야 했을까?! 그리고 미군/나토군이 2001년 10월 이래로 아프간과 파키스탄에서 게릴라 전투원 85,731명 ㅡ 그 중 다수가 탈레반 소속인 ㅡ 을 죽인 것을 이들 청맹과니들은 어떻게 설명할까?[10]

각종 스탈린주의자들의 또 다른 반론은 탈레반이 파키스탄 비밀정보기관인 ISI의 지원을 받았다는 ㅡ 또는 심지어 ISI의 대리인이었다는 ㅡ 것이다. 확실히 어느 정도의 연계가 존재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전혀 무의미한 주장이다. 첫째, 파키스탄은 제국주의 국가가 아닌, 반식민지 나라다. 따라서 탈레반이 파키스탄의 대리인이었다는 것이 사실일지라도, 그것으로 전쟁의 계급적 성격이 바뀌지 않는다. 여전히 전쟁은 제국주의 나라를 대표하는 세력과 식민지 나라를 대표하는 세력 간의 충돌이기 때문이다. 둘째, 파키스탄은 오랫동안 미국과 긴밀한 동맹국이었던 종속 자본주의 나라다. 그러나 지난 일이십 년 동안은 점점 더 중국 제국주의와 제휴해 왔다.[11] 어느 경우든 파키스탄 국가기구가 일차적으로 워싱턴 (및 베이징)의 이익에 부응했지, 탈레반의 이익에 부응하지 않은 것은 명백하다!

셋째로,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 그러한 파키스탄의 지원이 피난처 제공, 금전 공여, 약간의 무기 등으로 제한되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결코 진지한 군사적 지원으로 바뀌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탈레반은 대공포나 미사일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1980년대에 CIA로부터 스팅어 미사일을 받고 소련군에 맞서 싸운 무자헤딘의 경우처럼). 반대로 탈레반은 현대식 무기란 것이 전혀 없었고, 심지어는 군복도, 종종 군화도 갖추지 못했다! 스탈린주의 신사숙녀 여러분, 잘 생각해보시라. 탈레반에 대한 파키스탄 비밀정보기구의 지원이 얼마나 진지한 것일 수 있었을까?!

끝으로 덧붙이면, 미래에는 물론 상황이 바뀔 수 있다. 예를 들어, 아프간이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완전히 통합되어버리고 베이징의 정치·경제적 이익에 종속된다면, 탈레반은 중국 제국주의의 일종의 대리인으로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미래의 음악이고, 그러한 평가는 구체적인 분석으로부터만 도출될 수 있다.

“봉건 세력” 탈레반?

미국/서방 국가들과 아프간의 계급적 성격을 각각 확정하고 나면 이제 전쟁에 관련된 세력들의 성격 문제를 처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군/나토군의 경우 이것은 매우 간단하다. 이들은 서방 제국주의 강대국들의 공식 군대다. 카불의 행정부와 그들 “군”은 이들 식민 상전들의 협력자/부역자였다.

탈레반은 어느 계급세력을 대표하는가? 통상적으로 스탈린주의자들과 사이비 트로츠키주의자들은 이 질문에 답을 주지 않는다. (맑스주의자에게는 부차적인 성격의 문제일리가 없을 텐데!) 우리의 반대자들이 소리친다. 탈레반은 "중세적 세력", "초반동", "봉건 세력"이야. 이들 범주가 진실의 요소를 담고 있지만, 그러한 정치적 현상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이것들은 에드워드 사이드가 한때 그리도 잘 허물어뜨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계급 자유주의자들과 그들의 "좌파" 앵무새들 사이에서 여전히 꽤 인기 있는 고전적인 제국주의 오리엔탈리즘 학파에서 비롯된 소용없는 낙인찍기 프레임들이다.[12]

탈레반의 정치적 본질에 접근하기 위해서, 우리는 탈레반의 사회적 기반과 그들이 생존하는 사회·경제 구조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좌파의 많은 이들이 아프가니스탄은 봉건 국가라고, 또는 최소한 농촌 ㅡ 인구의 3/4이 살고 있는 ㅡ 은 그러한 전(前)자본주의적 성격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같은 가정은 대개 그러한 전 자본주의적 측면들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르주아) "근대적" 세력에 대한 지지를 정당화하기 위해 ㅡ 고의적이든 아니든 ㅡ 이루어진다. 많은 자유주의자들과 "좌파들"이 제국주의 점령에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이유다. 사실, 기꺼이 그들은 미국이 자본주의적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객관적으로는 미국이 "이 중세 국가"를 근대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그들의 주장은 이어진다. 글쎄, 현실에서 그건 작동하지 않았는데. 20년의 제국주의 점령 뒤에도 그렇게 생각하는가? 20년의 제국주의 "근대화" 이후 아프가니스탄의 주요 "산업"은 아편 생산이다. 마침내, "후진적" 농민들이 이 서방의 시혜에 대해 자신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세계에 보여주었고, 첨단기술로 무장한 권력과 돈의 제왕들을 도망치게 했다!

.... Ⅱ장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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