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온 편지 35호] 도서 : 조직구성원 모두가 권력을 가지는 것이 가능하다면?
■ 미래에서 온 편지 35호(2021.07.)
□ 도서 : 조직구성원 모두가 권력을 가지는 것이 가능하다면?
정상천(경기중부당협)
“많은 조직에서 우리가 목격하는 만연한 동기부여 부족 현상은 불평등한 권력 배분이 초래한 황폐한 결과다. 소수의 운 좋은 사람들에게 일터는 자아를 표현하는 즐거운 장소이며, 동지애가 깃들어 있는 의미 있는 목적을 추구하는 곳이 될 수 있지만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곳은 그저 힘들고 단조로운 곳일 뿐이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을 저자의 도발적인 물음은 매혹적이다.
“만일, 권력이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면 어떻게 될까? 조직을 설계할 때 모든 사람이 권력을 가지고 있고, 아무도 권력을 못 가진 사람이 존재하지 않도록 만들어 권한이양 자체가 필요 없게 하는 조직구조와 관행들을 만들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도발적인 물음에 대한 저자의 답은 더 매혹적이다.
“어느 누구도 타인에게 권력을 휘두르지 않는 구조나 관행들을 만들어서 권력불평등의 오랜 문제를 극복하는 것인데 역설적이게도 조직 전체가 좀 더 강력해지는 결과가 일어난다.”
조직과 관련된 가장 원초적인 질문은 ‘사람들은 왜 조직을 만들까?’다. 답은 여럿이겠지만, 분명한 한 가지 이유는 ‘혼자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과업을 성취하기 위해 타인과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협력은 힘의 극대화로 이어져 조직이 설정한 과업을 보다 용이하게 해결할 힘을 준다. 이 책은 과업을 이루기 위해 조직의 힘을 극대화하는데 성공한 조직들의 구조와 관행, 문화를 다룬 연구보고서다. 이 책에서 다룬 조직은 4만여 명의 영리조직부터 7천여 명의 비영리조직, 학교와 병원 등도 포함되어 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직에 소속되어 있다. 목적이 무엇이든 조직에 대한 애정과 실망 정도에 따라 참여나 기여의 수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협력의 힘을 높이기 위한 조직의 구조와 문화 형성은 늘 조직의 화두다. 저자는 인간의 의식발달에 따라 조직모델이 발달해 왔다고 주장하며 조직의 발달단계를 이름과 색깔을 붙여 소개한다. 반응적 단계를 상징하는 적외선 패러다임 - 마법적 단계를 상징하는 자주색 패러다임 - 충동을 상징하는 적색 패러다임 - 순응을 상징하는 호박색 패러다임 - 성취를 상징하는 오렌지 패러다임 - 다원주의를 상징하는 그린 패러다임이 그것이다. 각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해 발달한 조직을 적색 조직 - 호박색 조직 - 오렌지 조직 - 그린 조직 - 청록색 조직이라 부른다. 이 책은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조직발달 단계를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위계적이고 문화를 없애야 한다거나,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거나 하는 차원의 이야기도 훨씬 뛰어 넘는 내용이 많다. 자신이 속한 조직이 진화해 갈 방향이 궁금한 이들이나 기존의 조직운영 방식에 회의감을 갖고 있는 이들이라면 충분히 매력적인 아이디어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다.
조직은 복잡해지는 사회에 적응(대응)하기 위해 스스로를 변화시켜 왔다고 한다. 일종의 진화다. 사회변화에 대응(적응)하지 못하는 조직은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사회 전체의 생태계로 보면 조직이 흥하고 쇠퇴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조직 안에서 보면 운명이 걸린 절박한 일이기에 조직의 상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어떤 연구자에 따르면, 조직의 존재이유를 설명하는 근거가 틀렸을 때, 협력의 극대화를 가능케 하는 조직의 경영(운영)에 실패했을 때, 시대의 변화에 맞춰 새로운 제안(상품, 서비스, 정책 등)을 하지 못할 때 조직은 쇠퇴한다. 훌륭한 존재이유를 가진 조직이라도 조직을 움직이는 일이 사회변화 흐름과 맞지 않으면 목적을 이룰 수 없다.
당신이 속한 조직은 어떤가? 복잡해지는 사회의 다양한 변화에 대응(적응)할 수 있는 조직으로의 변화(진화)를 고민하고 있는가? 협력의 에너지를 높이는 구조와 문화를 구축하고 있는가?
기존에 존재하는 실체와 싸워서는 기존의 것들을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무엇을 변화시키려거든 기존 모델을 쓸모없게 만드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라.
- 리차드 벅심스터 풀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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