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온 편지 35호] 정세 : 7월의 정세 -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기원’이 가리고 있는 것들
■ 미래에서 온 편지 35호(2021.07.)
□ 정세 : 7월의 정세
-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기원’이 가리고 있는 것들
김석정 편집위원/정책위원회 의장
2020년 시작과 함께 번지기 시작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많은 익숙한 것들과 좀처럼 바뀔 것 같지 않았던 것들을 바꾸어 놓았고, 잘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보이도록 만들기도 했다. 또한, 리오데자네이로에서의 나비의 날갯짓이 만든 미국의 허리케인과도 같은 의외의 변화를 일으키기도 했다. 아직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분명 지난 일년 반 정도의 시간 동안 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지식은 늘어났으며, 완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예방백신과 치료제들이 만들어졌다. 또한, 어떤 방역체계가 잘 작동하는지 아닌 지를 판별할 수 있는 경험들도 쌓이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이 바이러스의 창궐이 우리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하는 점에 대한 단초들도 보이기 시작한다. 몇 회에 걸쳐 이러한 단초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20세기 최악의 팬데믹으로 3천만에서 1억명 사이로 추정되는 사망자를 낳은 스페인 독감이 사실은 스페인이 아닌 미국 또는 영국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을 입증하려는 논문들이 많이 있다. 여러가지 역학 증거들을 바탕으로 기원을 추적해 본 것이다. 이번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다시 한번 기원 논쟁이 불붙었다. 2020년 12월 말 이후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대규모로 환자가 발생하자, 중국 정부는 우한시를 봉쇄하고 질병의 전파를 차단하려고 하였다. 이런 조치는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에서 시작됐다는 생각을 굳혔다. 또한, 3월 이후 유럽 및 북미 주요국들에서 확진자들이 발생하자 결국 중국의 방역 실패가 전세계에 팬데믹을 불러왔다는 생각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아직까지도 크게 변하지 않은 채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시 강력한 반중국 정책을 펴고 있던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우한 바이러스 실험실 유출설을 제기하며 중국을 압박하였다. 미국과 그에 동조하는 국가들과 중국과의 긴 논쟁끝에 국제보건기구(WHO)는 중국 우한에 조사단을 파견하였고, 올해 3월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연구소 유출이 자연 발생설만큼 신빙성이 있다고 언급하자,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과 국립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각각 가장 가능성 높은 설명은 동물 숙주로부터 인간으로 옮긴 자연 진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코로나 19 실험실 유출설에서 조금 떨어져 중미관계 전체를 돌아보자.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며 선거전을 펼친 끝에 등장할 수 있었고, 집권기간 내내 중국과 무역 전쟁이라고 불릴 정도의 긴장 관계를 지속하였다. 물론, 중간에 조금씩의 타협을 이루어내며 긴장 관계가 파국에까지 이르지는 않았다. 양국간의 무역 전쟁은 불공정 무역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미국의 중국산 물품에 대한 관세 인상에서 촉발되었고, 다시 첨단 산업에 대한 수출 규제 정책으로까지 나아가 전면적인 경제 패권 전쟁으로까지 발전하였다. 그 핵심은 세계적인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을 자국 위주로 구축하려는 전략적인 충돌이다. 바이든 행정부 등장 이후, 이러한 정책은 미국과 이해를 같이한다는 국가들, 즉 유럽, 일본, 대만, 한국 등의 기업을 본국에 유치하여 미국 중심의 가치사슬을 완성하려는 것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양국 관계의 맥락에서, 2020년 초에는 ‘우한의 실험실에서 유출된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무책임한 중국 정부의 대책으로 인하여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7월 1일부터는 국가안전법(“홍콩 국가보안법”)을 시행하며 ‘홍콩 인민들의 자유를 박탈’하였으며, 신장 자치구의 위구르 소수민족을 재교육 수용 시설에서 ‘성폭행과 고문을 자행하여 인권을 탄압’하는 등 도저히 정상적인 국가로서 함께 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나아가며, 미국은 체제의 도덕성과 정통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즉,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기존 경제적 측면에서의 긴장 고조에 더하여, 미국의 ‘동맹’에 대하여‘가치’를 함께 하는 국가인 미국과 함께하고 중국과 선을 그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실험실 유출 주장은 그 주장의 사실 입증 여부에 관계 없이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중국에 대한 도덕적 압박의 수단이 되었던 것이고, 바이든 행정부에 이르러서는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을 재구성하는데 하나의 도구로 쓰이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자면, 역학적 측면에서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기원을 추적하는 것은 다음 팬데믹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국제적으로 수행해야 할 일이지만, 이미 하나의 선전 재료로 변해 버린 이런 주제에 관심을 쏟기보다는 팬데믹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인민대중들의 삶을 보호하기 위하여 공공성을 강화하고 공동체를 위한 희생에 대하여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는데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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