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당 성명]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말하는 국민에 장애인은 없는가?

작성자
노동당
작성일
2024-01-31 14:52
조회
769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말하는 국민에 장애인은 없는가?

- 중증장애인 노동권을 박탈하지 마라!

 

지난 1월 26일, 전국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협회(이하 전권협) 경기지부와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경장연) 소속 회원들이 경기도청 로비에서 농성을 시작하고, 사흘 후인 29일부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경기도 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이하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노동자들의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해서였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우리 사회에서 ‘노동능력이 없다’라고 평가받고 자본주의사회 밖으로 밀려난 최중증장애인을 우선 고용하는 일자리로, 대상자는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지역사회로 탈시설한 중증장애인이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장애인의 권리’라는 사회적 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이다. 권익옹호활동, 문화예술활동, 인식개선활동이라는 3대 직무를 통해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내용을 지역사회에 알려내고, 중증장애인도 함께 살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노동을 수행한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이윤과 생산성이라는 시장 중심의 노동영역에서 버려지고 배제되어 왔던 중증장애인에게 새로운 노동의 희망을 안겨주었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2020년 서울에서부터 시작되었고 2021년 경기도가 두 번째로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 3년의 활동으로 이미 많은 것이 바뀌었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노동자들의 접근권 모니터링으로 인해 지역사회의 접근권을 개선하기도 했고, 어떤 노동자들이 만든 문화예술작품들은 장애인 차별의 현실을 알리며 기존 정상성과는 전혀 다른 관점이 이 세계에 현존함을 대중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여러 연단에서 마이크를 잡으며 중증장애인 당사자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시민들에게 건네기도 했다. 이렇게 중증장애인들은 권리중심공공일자리 활동을 통해 이 세상 곳곳을 새롭게 재구성해 왔다. 이런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장애인들의 차별과 배제에 맞선 기나긴 투쟁이었다.

서울시가 오세훈 시장 취임 후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사업을 폐지하고 노동자 400명을 집단 해고했다.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장애인들은 빼앗긴 노동권을 찾기 위해 기나긴 투쟁에 돌입했다. 이에 반해 경기도의 김동연 도지사는 권리중심공공일자리의 고용규모를 확대하면서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26년까지 1천 명을 고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동안 사업을 진행하면서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위탁기관을 1년마다 공모로 선정하면서 불안정한 노동을 감내해야 했고, 사업기간이 10개월에 불과해 노동자의 고용공백이 발생하고 퇴직금도 없었다. 그런데 결정적인 문제는 경기도가 2024년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사업기관을 선정하면서 기존에 사업을 수행하던 기관들을 이유도 없이 탈락시키면서 전권협 소속 45명의 노동자들을 비롯한 수십명이 해고된 것이다. 이런 문제들이 예상되어 전권협은 사업시행 초기부터 고용안정을 위해 ‘위탁기가 3년’ 보장을 요구해왔다. 실제로 전남과 강원 등에서는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위해 올해부터 위탁기간을 3년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도는 이런 요구를 묵살한 채 뚜렷한 선정기준도 밝히지 않고 노동자들에게는 살인이라는 해고를 자행했다.

김동연 도지사는 어제,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석열대통령의 이태원참사특별법 거부권행사를 비판하며 이런 글을 남겼다.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정치이고 나라의 존재이유입니다”

김동연 도지사가 이 글을 올리고 바로 그날 저녁, 경기도는 권리중심공공일자리에서 일하던 수십명의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에게 묻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말하는 국민 중에 장애인은 존재합니까?
경기도의 해고로 인해 중증장애인들이 흘리는 피눈물은 누구에게 책임이 있고, 누가 닦아줍니까?

김동연 도지사가 행정수반으로 있는 경기도의 존재 이유는 무엇입니까?“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공동체의 일원이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거나 배제당하지 않고, 이동권과 교육권, 노동권 등 인간으로서의 온전한 권리를 찾는 투쟁에 노동당 경기도당은 함께 할 것이다. 이제 경기도가 빼앗은 노동권을 되찾기 위해 곡기를 끊고 투쟁하는 박경석 전권협 회장과 김미범 경기부모연대 회장을 비롯한 장애인동지들에게 지지와 응원, 연대를 보낸다.


2024. 01. 31.

노동당 경기도당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