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 아리랑 _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하지 않았네!

작성자
홍조 정
작성일
2022-03-04 12:21
조회
241

현대사 아리랑 | 꽃다발도 무덤도 없는 혁명가들

김성동 지음 | 녹색평론사 | 2010년 12월 24일 출간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역사/문화 > 한국사 > 한국통사

민족과 민중의 해방을 위해 싸우다 꽃다발도 무덤도 없이 돌아가신 55명의 혁명가!

『현대사 아리랑』은 민족과 민중의 해방을 위해 싸운 북한 독립운동가들의 꿈과 이력을 담은 책이다. 각 인물에 대한 풍부한 고증을 바탕으로 치열했던 독립운동 활동과 고단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능한 한 인물의 육성을 그대로 옮겨 살려놓아서, 혁명가들의 사상과 성정을 왜곡 없이 전달하였다. '조선의 레닌'이라 불리웠던 박헌영부터 6ㆍ10만세운동 목대잡은 권오설, 자주조선을 부르짖던 백남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의 아버지였던 '최용달' 등 총 55명의 혁명가들을 소개한다.


북소믈리에 한마디!

51개 이야기는 활극을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다. 격랑의 시대에 투사의 삶을 살았던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인 탓도 물론 있겠지만, 독보적인 ‘조선문체’로 솜씨 좋게 구사된 이 책에는 사서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비화들이 들어있다.


저자소개


김성동

저자 : 김성동작가

현대문학가>소설가 불교인

저자 김성동(金聖東)은 1947년 충남 보령 출생. 유가(儒家)에서 한학을 공부하며 성장하였다. 해방후 사변과 이데올로기의 상흔 속에서 방황하다가 1965년 입산하여 지효대선사(智曉大禪師) 상좌(上佐)가 되었다. 1975년 《주간종교》 종교소설 현상공모에 단편 〈목탁조(木鐸鳥)〉가 당선되었는데, 불교계를 비방했다는 이유로 만들지 않았던 승적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1976년 하산하였고, 1978년 ‘한국문학신인상’에 〈만다라〉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독보적인 ‘조선 문체’로 한국 근현대사와 구도(求道)를 주제로 한 문제작들을 발표해오고 있다.

저서로 소설집 《피안의 새》, 《오막살이 집 한채》, 《붉은 단추》, 장편소설 《길》, 《집》, 《국수(國手)》, 《꿈》, 산문집 《미륵의 세상 꿈의 나라》, 《생명기행》 그리고 《김성동천자문》 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향불 한점 공양 올리며


1부 해방의 저 언덕을 향하여

박헌영 부러져버린 인민의 고무래 ‘조선의 레닌’

김단야 붉은광장에 떨어진 ‘자갈밭에 핀 해당화’

이재유 30년대 좌익운동의 신화 ‘불꽃같던 경성트로이카’

이관술 땅불쑥하게 수더분한 ‘물장수 인민혁명가’

김삼룡 기본계급 인민대중의 ‘영원한 동무’

이주하 인민의 바다에 뜬 ‘외로운 배’

정태식 조선공산당 3대 이론가였던 ‘남로당 3인자’

이현상 지리큰뫼 중음신 된 ‘남부군 총사령’

박세영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전평 부위원장’

이승엽 공화국의 바다에 빠져 죽은 ‘뱃사공 아들 혁명가’


2부 우리들의 죽음을 슬퍼하지 말아라

김재봉 치타에서 온 꼬르뷰로 ‘조선공산당 초대 책임비서’

강달영 얼빠져 삼도천 바장이는 ‘갓맑은 혁명가’

권오설 6·10만세운동 목대잡은 ‘볼셰비키 혁명가’

이준태 조선의 모스크바 안동풍산 살림꾼 ‘2차조공 차석비서’

홍증식 박헌영 왼팔이었던 ‘공산당의 조조’

유영준 여남평등 이룩하여 평등조선 건설하자! ‘민주여성동맹 위원장’

정칠성 고통받는 여성들 ‘말을 알아듣는 꽃’

김명시 만주벌판 주름잡던 ‘백마 탄 여장군’

김복진과 허하백 멧새처럼 날아가버린 ‘민족의 애인’

박진홍 거세찬 혁명전사가 된 ‘볼셰비키 문학소녀’

김태준 아름다운 문화조선을 꿈꾸던 ‘문화공작대장’


3부 조선의 대중들아 들어보아라

여운형 세계사적 개인이었던 ‘중도통합 민주주의자’

김원봉 보난 대로 죽이리라! ‘의열단 의백’

김두봉 조국해방전쟁이라며 울먹이던 ‘태항산 호랑이’

무 정 백발백중 포 때리던 ‘조선의용군 총사령’

이동휘 시베리아벌판 말달리던 ‘마지막 조선무장’

최창익 빨치산파에게 밀려난 연안파 ‘조선독립동맹 부주석’

백남운 자주조선을 부르짖던 ‘맑스주의 경제학자’

김성숙 금강산에서 온 붉은승려 ‘봉선사 태허 스님’

최익한 《실학파와 정다산》을 쓴 ‘ML주의 한학자’

조봉암 사법살인으로 자리개미당한 ‘반노반자 진보주의자’

고준석 변두리에서 슬프고 외로웠던 ‘사바공산주의자’


4부 꽃잎처럼 떨어져간 예술가들

홍명희 중용지도를 꿈꾸었던 선비 ‘《림꺽정》 작가’

조명희 넘쳐 넘쳐흘러 ‘돌아오지 않는 낙동강’

이기영 고향 떠나 두만강으로 간 ‘볼셰비키 인민작가’

한설야 황혼에서 개선하여 협동농장으로 간 ‘인민의 문화영웅’

이태준 물무늬처럼 아름다운 서정의 ‘단편소설 완성자’

조 운 드높은 하늘을 우러러 빨가장히 핀 ‘인민의 채송화’

박승극 친일 생채기 없는 ‘맑스주의 농민소설가’

이동규 썩어 없어져버린 ‘공화국의 발’

김순남 조선제일 천재음악가였던 ‘세계적 작곡가’


5부 함께 일해 함께 먹자 고루살이 세상

임 화 구만리장천 중음신 된 ‘네거리의 순이’

이용악 분수령에서 시들어버린 오랑캐꽃 ‘볼셰비키 시인’

유진오 누구를 위한 벅차는 우리의 젊음이냐? ‘인민계관시인’

이강국 8년 만에 꺾여버린 ‘10년 후 대통령’

최용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의 아버지 ‘맑스주의 법학자’

박문규 무상몰수·무상분배 부르짖던 ‘맑스주의 경제학자’

박영발 지리큰뫼 무주고혼 된 ‘강철 같은 싸울아비’

하준수 남녘 끝 부산까지 해방시키려던 ‘구구빨치 남도부’

김제술 박헌영 비선이었던 ‘비승비속 한산 스님’

정순덕 남조선 마지막 빨치산 ‘지리산 여장군’


낱말 풀이·찾아보기


책 속으로


봉천(奉天)에서 세 사람이 만났을 때 고국에서 일어난 3ㆍ1운동 소식을 듣게 되었다. 김약수ㆍ이여성은 "독립운동은 반드시 해외에 나와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국내로 돌아가 인민대중을 토대로 하여 독립운동을 하겠다"며 조선으로 돌아갔고, 약산은 "무장력을 갖췄을 때만이 독립운동을 하겠다"며 의군부(義軍府)가 있는 길림으로 갔다. 의군부 고갱이는 대한광복회 회원이던 황상규ㆍ김좌진ㆍ손일만이었다. -P.219-


제국주의 군대의 점령하에서는 어느 사회ㆍ어느 국가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남조선은 미국에게 점령당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서 모리배(부정이득자)와 정치폭력단과 야바위꾼의 세상이 되고 말았다. 미국은 곡물징집령으로 농민을 수탈하는 한편, 접수한 귀속재산을 매판자본가에게 불하하거나 그들의 '원조' '육성'을 꾀했는데, 생산시설의 대부분은 유휴인 채로 방치되어 식량사정은 더욱 악화되어서, 부녀자들의 "쌀을 달라!"는 데모는 날마다 벌어졌다. -P.311-


신간회를 세운 다음 해부터 <림꺽정전>을 쓰기 비롯한 벽초는 신간회와 소설을 두 바퀴로 끌고나가다가 광주학생운동과 함께 일어나는 민중대회 사달로 왜경한테 붙잡혀가면서 소설 또한 동강 난다. 벽초가 옥에 있던 1931년 신간회는 '해소'라는 이름 아래 가림천을 내렸고, 32년 감옥에서 나온 다음 정치운동을 접고 <림꺽정전>에만 매달린다. 일제가 만주로 짓쳐들어가는 중일전쟁이 일어나면서 일제 억누름은 더욱 모질어져 소설이 동강 나게 된 것이 1939년 7월 4일치부터였다. -P.326-



출판사 서평

이 책은 민족과 민중의 해방을 위해 싸우다 꽃다발도 무덤도 없이 돌아가신 뒤, 그 넋마저 저세상으로 가지 못하고 중음신(中陰身) 되어 이 땅 위를 떠돌고 계신 혁명가 어르신들 이야기이다.


한반도에 또다시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평화는 참으로 요원한 것이구나 하고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에너지·환경·식량·금융 위기에 더해 요동치는 이상기후까지, 생존의 기반이 무너지는 공포로 현대인의 삶이란 이미 흉흉하기 짝이 없는데, 우리민족은 특별하게도 동족끼리 위협하고 대립하는 긴장까지 껴안고 살아가고 있다. 전쟁의 위협은 우리 삶 한편에 기세등등하게 도사리고 있다. 왜 우리는 민족 공멸로 가는 길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가 지금까지도 해방후 역사를 바로 세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민족 현대사의 비극은 나라가 식민지 ― 노예사회로 전락하며 시작되었다. 그리고 독립된 나라를 세우는 과정에서 우리는 시시비비를 가려 제대로 된 역사적 평가를 이룰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나라의 독립과 민초의 해방을 위해 싸웠던 민족의 인재들은 역사 속에서 제거되었고, 사욕에 매진했던 겨레와 민중의 배신자들은 많은 경우 치부를 슬그머니 감추고는 대대손손 오늘날까지도 권력의 한자리씩을 차지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어느새 원칙도 없고 미추(美醜)도 가릴 줄 모르는, 돈이라는 한가지 기준밖에 없는 나라가 되어버렸다는 탄식은, 기원이 있는 셈이다.

청산되지 않은 과거는 사람들의 사고(思考)를 왜곡하고 가둔다. 그래서 비극인 것이다. 나라 안팎의 크고 작은 사안들과 마주할 때마다, 우리의 식민지 경험과 남북 분단이라는 현실은 매번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너무 많은 에너지가 제자리걸음의 소모적인 논쟁에 낭비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겨레가 활개를 치며 평화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 지금 가장 긴요한 일은, 상투적인 이데올로기의 틀을 떨쳐버리고, 편견 없이 역사의 진실을 복원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고 말해도 좋겠다. 자유와 평화는 거기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빨갱이 아버지를 둔 작가는 이렇게 부르짖었다. “빨갱이 새끼 … 나는 왜 빨갱이 새끼로 태어났을까. 그때처럼 아버지가 미웠던 적도 없다. 아버지는 어쩌자고 사람들이 침 뱉는 빨갱이가 되어가지고 하나밖에 없는 자식을 풀기 빠진 핫바지처럼 주눅 들게 만드는 것일까…”(김성동, 〈엄마와 개구리〉)

― 한홍구(韓洪九), 《대한민국사1》


김성동의 선고장 김봉한(金鳳漢)은 이름과 얼굴을 감춘 채 조국광복운동을 위해 싸웠던 ‘비선’이었다. 지은이가 이데올로기의 상흔으로 경직된 당시 한국사회에서 19살 나이에 출가를 결심했던 것도, 하산 후 작가의 길을 걷게 된 것도, 이러한 ‘출신성분’이 크게 작용했으리라고 추측할 수 있다. 한때 ‘빨갱이’ 아버지를 둔 운명을 탓하기도 했을 테지만, 작가는 그러나 민족과 민초를 위해서 새 세상을 만들겠다는 꿈으로 밤을 낮 삼아 뛰어다녔던, 그러다가 명도 꿈도 가차 없이 꺾여져버렸던 그 시대 헌걸찬 혁명가들의 순결한 정신을 잊을 수도 없고 외면할 수도 없었다.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 한 사라지지 않는 것이 역사라는 이름의 장강대하일 것이다. 그러나 기억하는 것만으로는 안되니, 기억 또한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것이 그 기억을 적어두는 기록이다. 그런데 우리 역사에 조선혁명역사는 기록되지 않았다. (…) 사람들은 참 야릇하다. 저 라틴아메리카 혁명가 체 게바라는 알아도 조선 혁명가 이현상은 모른다. 마오쩌둥·호치민·티토·카스트로는 알아도 이현상은 모른다.

― 김성동, 〈남로당을 위한 변명〉(《이현상평전》 발문)


이 책에는 쉰다섯분 독립운동가들의 꿈과 이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각 혁명가들에 대한 고증은 풍부하며, 엄밀하다. 지은이가 이른바 역사학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할 때, 독자는 그의 치열한 자세와, 자료를 찾고 읽어내는 역량을 짐작해보며 혀를 내두르게 된다. 또 가능한 한 각 인물의 육성을 그대로 옮겨 살려놓아서, 혁명가들의 사상과 성정(性情)은 왜곡 없이 독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는데, 그러한 당시 문헌자료를 살펴보면서 독자는 한편 숨가쁜 정세 속에서도 당시 혁명가들이 사람살이의 근본부터 묻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랄지도 모르겠다.

51개 편 이야기는 활극을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격랑의 시대에 투사의 삶을 살았던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인 탓도 물론 있겠지만, 김성동의 작가적 기량 덕분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독보적인 ‘조선문체’로 솜씨 좋게 구사된 이 열전(列傳)에는 사서(史書)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비화(秘話)들이 들어있어 읽는 재미도 적지 않다.


험난하고 불행한 민족사에서 조국과 동족을 위해 몸 바쳤으나 역사기록에는 남쪽 한반도에서도 북쪽에서도 흔적조차 남기지 못한 채 사라져버린 이들. 그 혁명가들의 영혼을 천도하는 길은 망각된 사실을 밝히는 데서부터 시작할 것이다. 현재 우리가 서있는 위치를 확인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도 지나온 과거를 정당하게 밝혀 역사를 바로잡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저자의 애홉한 바람은, 그러므로 사사로운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 땅을 사랑하는 우리겨레 모두의 소망이 되어야 한다.


“민주, 평등, 자유, 해방을 위하여 조국광복투쟁을 벌였던 그이들은 그 마지막 순간에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무슨 말을 하였을까. 아버지는 과연 무슨 말씀을 하셨을까. (…) 이 책이 민중 모두가 자유로운 고루살이 세상을 꿈꾸었던 그 시절 헌걸찬 어르신들께 바치는 한점 향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애홉어라.”


추천사

우리 현대사의 최대 비극은 식민지〓노예사회로 떨어졌다가, 해방후 나라 세우기 과정에서 민족 최량(最良)의 인재들이 소외를 강요당하고, 끝내는 패퇴하거나 처참한 희생을 당했다는 사실이다. 이후 남북 양쪽의 역사가 파행을 면치 못하고 있는 근본 원인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또다시 한반도는 전쟁이 운위되는 실로 한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 상황이 계속되면 그 결과는 남북 모두의 공멸뿐인데도 지금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지극히 근시안적인 탐욕과 어리석음이다. 이것은 결국 우리가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편견 없이 역사를 배우려는 겸허한 자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투적인 이데올로기적 인식틀을 떨쳐버리고, 뛰어나게 양심적인 인간들이 민족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적인 대목에서 끝내 좌절하고, 역사의 제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구체적인 경로와 그 의미를 정당하게 음미하는 게 중요하다. 그것은 우리 자신의 인간적인 성숙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김성동은 작가이지 역사학자는 아니다. 하지만 남다른 이력도 이력이지만, 진실을 캐고자 하는 치열한 정신이나 문헌과 자료를 찾아 읽어내는 역량에 있어서 그는 단연 독보적이다. 오랜 방황과 번민과 가난 속에서도 그는 한순간도 민족사의 비극을 잊어본 적이 없다. 그 첨예한 의식의 산물인 《현대사 아리랑》은 공식 사서(史書)에서는 볼 수 없는 내면적 언어로, 역사의 격랑 속에 몸을 던졌던 개인들의 실존적 진실을 핍진하게 드러내고 있다.


―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프롤레타리아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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