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로비스트들의 연회장으로 변질된 COP28

작성자
노동당
작성일
2023-12-13 16:43
조회
837


화석연료 로비스트들의 연회장으로 변질된 COP28

- 시장주의 기후해법의 파국이다


화석연료 퇴출을 퇴출하라. 이것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의 슬로건이 되었다. COP28이 진행 중인 두바이에서는 수백 명의 화석연료 로비스트들이 화석연료 퇴출 문구를 퇴출하기 위한 로비를 벌이고 있다. 이에 도서해안국가들은 자신들의 ‘사망진단서’에 합의할 수 없다며 결의문 서명을 거부하고 있다. 애초에 산유국에서, 산유국인 UAE가 의장을 맡은 채 기후변화협약을 결의한다는 것부터가 이 파행의 원인이다.

구체적인 전말은 이렇다. 이번 COP28은 지난 2015년 파리협약을 준수하기 위해 ‘전 지구 이행점검 결의문’을 채택하기로 되어 있다. 그러나 지난 8일 제출된 초안과 11일의 변경안을 비교해보면, 초안에 담긴 ‘화석연료 퇴출’과 같은 핵심적 문구가 삭제되었으며, 구체적인 감축 목표와 연도는 모호한 문구로 대체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11일 제출된 변경된 초안은 사실상 아무런 의미가 없는 공문구로 가득한 결의문으로 바뀌었다.

이에 군소 도서국가연합 의장은 변경된 초안에 서명할 수 없다고 밝혔으며, 호주,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등 역시 “도서국가의 사망진단서에 서명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음이 보도되었다. 북반구 주요 국가들마저 산유국과 화석연료 로비스트들이 주도한 퇴행적 결의문에 서명할 수 없을 만큼 그 수준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복잡한 산업구조와 공급망으로 연결되어 있는 세계시장을 볼 때, 화석연료를 두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화석연료의 핵심은 값싸고 효율적인 원료라는 것이고, 즉 화석연료를 퇴출하지 못하는 탓은 이윤을 축적하고 증식하는 자본주의 체제의 근본적 작동원리에 있다. 이러한 탓에 COP28은 탄소포집과 같은 기만적 과학기술을 해법으로 제시하는 등, 한편으론 화석연료 퇴출을 두고 싸우지만, 한편으론 화석연료를 퇴출할 근본적 해결책에서는 분명한 한계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기술의 한계가 아닌 이윤과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의 한계이다.

올해가 지구상에 가장 더운 해라고 한다. 유엔사무총장은 이미 1.5도 상승 저지선이 무너졌다고 공언했다. 그러한 가운데 세계정상들이 산유국에서 모여 ‘화석연료 퇴출’이라는 문구 하나조차 합의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는 명백히 시장주의적 기후해법과 그것이 지키고자 했던 자본주의체제의 실패이다. 우리는 기후재난의 파국이냐, 사회주의냐로의 기로에 서 있다. 이에 노동당은 화석연료 퇴출을 넘어, 지속가능하고 존엄을 생산하는 사회로의 체제전환을 요구한다.


2023. 12. 13.

노동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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