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위원회(준) 성명] 혼인평등으로의 첫 걸음, 모두의 사랑을 위한 길이 되길
혼인평등으로의 첫 걸음,
모두의 사랑을 위한 길이 되길
- 혼인평등 소송의 시작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혼인평등 소송을 지지합니다
혼인평등 실현을 위한, 작지 않을 족적이 될 혼인평등 소송이 오늘 시작됩니다. 10월 10일 오늘, 한국에 사는 11쌍의 동성부부들이 함께 혼인평등 소송 제기 계획을 밝히는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노동당은 동성부부들의 용기 있는 혼인평등 소송을 지지하며, 이들의 첫 걸음이 모두의 혼인평등 보장을 위한 너른 길을 만들어낼 수 있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하는 권리, 혼인평등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하는 혼인과 가족구성의 권리입니다. 그럼에도 한국의 결혼 제도는 이성애 중심적인, 정상가족 규범 밖으로 벗어난 다양한 형태의 가족 결합을 법적으로, 또 행정적으로 배제해 왔습니다. 2022년 이전까지는 동성부부의 경우 혼인신고서 접수 자체가 불가능했고, 2022년 이후로도 30쌍 이상의 동성부부가 혼인신고서를 접수했으나 ‘현행법상 수리할 수 없다’며 일괄적으로 불수리 통보를 받았습니다.
사실, 민법에는 동성결혼을 막는 명시적 규정이 없습니다. 동성부부 혼인신고 불수리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닌, 자의적이고 불안정한, 그리고 명백히 차별적인 행정관행에 의한 것입니다. 설령 현행 민법이 동성결혼을 금한다고 볼 수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제약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심각하게 제약하는 것으로서 위헌적입니다.
평등을 향한 전진은 막을 수 없다
평등을 향한 전진은 공고한 차별적 행정과 제도로도 영원히 막을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사회적 소수자들의 투쟁은 억압적이고 차별적인 법과 제도들을 무수히 많이 바꾸어 왔고, 성소수자들의 투쟁 역시 숨쉴 틈 없는 한국 사회에 작지 않은 해방의 균열을 지금도 계속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7월 18일, 동성부부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 권리를 인정하는 역사적인 대법원 판결이 있었습니다. 제도적 영역에서 동성부부의 권리를 인정한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남달랐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과는 법정에서의 논변에 더해, 모두에게 평등한 권리 보장을 위한 성소수자들의 투쟁과, 그러한 투쟁의 성과로 정책적, 사회적 과제를 제시한 진보정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고 믿습니다.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일원이자 모든 차별받고 배제당하는 사람들의 정당으로서, 노동당 또한 운동과 정치의 역할을 하겠습니다. 혼인평등을 위해 투쟁하는 성소수자들과 함께 거리에 서고, 혼인평등법과 생활동반자법의 즉각적인 법제화를 쉼 없이 요구하겠습니다.
등대가 될 오늘의 혼인평등 소송을 환영합니다.
등대와 같은 한 줄기 불빛이 절실한 인권위기 상황입니다. 국정감사에서는 ‘동성애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여당 의원과 장관의 황당한 발언이 오갔고, 거대 야당 대표는 ‘차별금지법보다는 먹고 사는 문제가 우선’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정치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를 동력 삼는 지금, 한국의 인권 현실은 별 하나 없는 캄캄한 밤인 듯 보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혼인평등 소송이 캄캄한 인권 현실에 밝은 빛을 비출 등대의 역할을 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오늘을 시작점으로 삼아, 우리의 투쟁으로 평등과 인권의 빛을 한국 사회에 비춰냅시다. 모두의 사랑과 권리를 향하는 길, 노동당이 함께 가겠습니다.
2024.10.10.
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