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 경쟁과 반노동 사안만 협력하는 보수양당

작성자
노동당
작성일
2024-11-26 16:23
조회
7967


감세 경쟁과 반노동 사안만 협력하는 보수양당

- 가상자산 과세 유예 등을 비판한다


자신들의 각종 의혹이나 비리 등에 대해서는 모르쇠하면서 서로 상대방만 비난하는 두 보수양당이 서로 마음 맞춰 협력하는 분야가 있다. 부자나 블로소득자에게 각종 세금을 깎아주는 감세 경쟁이 바로 그것이며, 노동시간 유연화 등 반노동 사안 또한 비슷하다.

두 보수양당은 이미, 법안이 통과되어 내년부터 과세가 예정되어 있던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는 데 서로 동의한 바가 있다. 비슷한 상황이 코인 등 가상자산 과세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가상자산 과세 역시 이미 2020년에 법안이 통과되어 2022년부터 과세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보수영당은 이를 두 번이나 유예시켰거니와, 내년으로 예정된 과세 개시를 또다시 유예하려 하고 있다. 

전면 유예를 주장하는 국민의힘과는 달리 민주당은 공제한도를 5천만원으로 대폭 상승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지만, 협의과정에서 더 후퇴할 가능성도 상당하다. 이미 금융투자소득세 역시 애초의 입장과는 다르게 결국에는 국민의힘의 폐지 주장에 동의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 주장하고 있는 공제한도 상승 또한 잘못이다. 코인 투자로 5천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사람에게만 과세한다면, 투자자 대부분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가상자산 투자는 거래세도 없는 상황에서 이는 비과세를 사실상 유지하겠다는 말일 뿐이다.

해외 거래소를 통한 거래에 대한 파악 등 과세 준비가 미흡하다지만 이는 명분이 될 수 없다. 미국, 영국, 일본 등 대부분의 국가가 비슷한 상황에서도 이미 오래 전부터 가상자산에 과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거래에 대한 과세 정보 등은 앞으로 국제 공조를 통해 파악해나가야 할 과제일 뿐이고, 이게 충분치 않다고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의 기본원칙을 무너뜨릴 이유는 전혀 없다. 게다가 가상자산 투자는 대표적인 불로소득이며, 그나마 기업의 자금조달 등 일정한 의미가 있는 주식보다도 못한 순수한 돈놀이판이다. 근로소득 등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예외없이 과세하고 주식투자에 대해서도 거래세 등이 부과되는데,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에는 손놓고 있겠다는 게 말이 되는가?

가상자산만이 아니다.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또는 세율인하나 상속세에 대한 공제 확대 등 온갖 종류의 감세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좀 더 적극적이기는 하나, 민주당도 부분적인 차이가 있을 뿐 감세 기조 자체에는 동의하고 있다. 재정적자가 심각한 상황에서 계속 감세만 해주면서 국가의 역할은 포기하겠다는 것인가. 경기회복과 사회안전망 강화, 기후위기 등 각종 미래 대응을 위해서라도 재정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늘려야 하고 부자나 상위중산층에 대해서는 오히려 과세를 강화해야 함에도 정부는 물론 국회의 두 보수양당은 모두 거꾸로 가고 있다. 국가는 아무런 책임을 안 질테니 알아서 각자도생하라는 것인데, 그간 수십년을 그렇게 해온 결과가 바로 지금의 한국임에도 그걸 더 심화시키겠다는 두 당은 과연 제정신인가.

그간의 잘못된 관행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노동 사안에서도 마찬가지다. 노동시간 단축은 현재 한국에서 가장 중요하고 유의미한 과제이다. 일자리 창출이나 저출산 및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도 노동시간 단축은 필수적이다. 현재 한국인의 삶의질을 가장 악화시키는 것도 OECD 최고 수준의 장시간 노동이다. 그럼에도 정부여당은 노동시간을 더 유연화시켜 장시간 노동을 유지하고자 하고 있거니와, 이재명 대표 등 민주당 역시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는 장시간 노동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구개발 분야 등에서도 오히려 적절하게 쉬어야 생산성이 더 높아진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결과가 입증하고 있는데도, 오직 장시간 노동을 통한 사람 갈아넣기에만 급급할 뿐 노동자에 대한 제대로 된 대우를 통해서 정말 생산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킬 방안에 대해서는 두 보수양당 모두 별 생각이 없다.

결론적으로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두 당 모두 미래에 대한 비전보다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만 매달리고 있다. 그동안 한국 사회를 번갈아서 이끌어왔고 지금의 모습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데도, 그것에 대한 반성은커녕 하던 대로 하겠다는 것이 보수양당이다. 반성은 안 해도 좋으니, 앞으로 우리 사회를 어떻게 만들어나가겠다는 미래의 비전이라도 제시하길 바란다. 그런 건 전혀 없이 서로 상대방 탓만 하고 있는 두 당 모두 한국을 책임질 자격이 없다. 이끌 수 없다면 모두 떠나라. 미래는 땀흘려 일하는 우리 노동자들이 책임질 것이다.


2024. 11. 26

노동당 대변인실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