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열사 고 전용철 동지 16주기 추모제에 초대합니다. 농촌은 식량기지가 아닙니다.

작성자
홍조 정
작성일
2021-11-28 04:14
조회
652

농민열사 고 전용철 동지 16주기 추모제에 초대합니다. 농촌은 식량기지가 아닙니다. 고향입니다.


⚘농민열사 故전용철 동지의

16주기 추모제가 오늘(24일) 오전 11시, 마석 모란공원 열사묘역 앞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 전용철열사추모위원회 주관으로 조촐하지만 가슴 뜨겁게 진행되었습니다. 국가폭력으로 무참히 돌아가신 2005년 당시, "진안일보"에 실린 애도와 추모, 경찰의 거짓 등 불의했던 많은 내용이 담긴 기사를 옮깁니다.



▪️기사내용

지난달(2005년 11월) 25일 충남 보령의 전용철 농민이 사망했다. 11월 15일 농민 시위 중, 경찰의 폭력진압으로 부상을 당한 후 열흘만에 사망한 것이다. 전용철 농민 사망 후, 경찰은 집에서 혼자 넘어져 사망했다고 주장했다가 다시, 술을 마신 후 쓰러져 숨졌을개연성이 높다고 번복해 주장하며 책임회피에 급급할 뿐이었다. 이런 무책임한 경찰의 태도에 어떻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경찰에게 폭력을 당해 쓰러진 故전용철 농민이 의식을 잃은 후 다른 농민들에 의해 옮겨지는 장면이 담긴 사진과, 현장에 함께 있었던 농민들의 증언, 인의협부검소견 등이 공개되자 비로소 경찰 측은 공동조사단 구성을 제안했다. 그러나 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받는 경찰이 조사에 참여하겠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다. 故전용철 농민에게 폭력을 가한 경찰은 일차적 책임을 반드시 져야한다. 그리고 우직하기만 했던 농민을 죽음으로 내몬 농업 정책, 쌀 수입 확대 정책을 추진한 현 정부에게 故전용철 농민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2년 전 대통령 선거 당시 많은 농민들은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다. 노무현 후보의 눈물을 보면서 대다수 국민들은 그가 농민과 노동자와 서민의 아픔을 공감하고 함께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생각했으며, 가난하고 고통 받는 소외된 약자들을 위한 눈물이라고 믿었다. 그 눈물을 믿었고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노무현 후보와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강한 희망을 가졌었다. 농민과 노동자와 서민들의 희망을 등에 업고 그렇게 참여 정부가 탄생한 것이다. 그뿐인가. 탄핵정국을 지난 후 원내 과반수를 가진 거대여당도 만들어 주었고 어떠한 개혁도 가능하도록, 일할 수 있도록 동참해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 2년여를 되돌아보면 노대통령과 참여정부는 그에게 걸었던 믿음과 기대의 반대로 가고 있다. 양극화를 줄이고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는 개혁의 길이 아니라 오히려 빈부 격차는 더욱 심각해졌으며 가진 자의 편에 서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재벌 삼성의 주장을 그대로 본떠 2만 달러 시대를 주장하면서 일단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성장 중심 정책이 바로 그것이라고 할 수있다. 그리고 이제 한 술 더 떠서 농민들의 가느다란 마지막 숨통조차 끊어 놓으려는 것이다. 지난 23일 열린 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쌀 협상 비준 안 가결은 이 땅에서 오랫동안 고통 받고 소외되어온 농민의 가슴에 못을 박고 농업에 대한 사망선고를 내린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 몇 달 동안 그토록 민생 경제 해결을, 양극화 해소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소리엔 아랑곳 하지 않고 대연정이니 소연정이니 하며 정치적 의제에만 매달렸다. 그때 과연 대통령과 여당인 열린 우리당은 농업 정책과 쌀농사를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쌀 협상안에 따른 농업과 농민의 피해를 정확히 알리고 그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쌀 협상 내용의 이면을 숨긴 채 ‘국익을 위해서’ 라는 핑계로 감추기에 급급하다가 비준 안 통과를 앞두고서야 이러저러한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농민들의 신뢰를 얻는 농업정책이 아니라 뒤늦은 땜빵식 처방만 내놓고 있는 한심한 실정인 것이다. 대체 언제까지 농민들은 위기의식 속에서 속이 까맣게 타다 못해 문드러진 채 살아야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공공비축제로 전환하는 정책으로 이미 지난해 16만 원 대의 쌀값이 12만 원 대로 떨어지게 되었다. 내년 3월이 되면 상황은 더욱 나빠지게 될 것이라고 농민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이것이 지금 농촌의 현실이다. 더 늦기 전에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농정 신뢰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없다면 한국 농업의 급격한 붕괴는 우려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소규모였지만 며칠 동안 故전용철 농민의 추모행사가 진안에서도 있었다. 진안은 논농사가 많지 않은 편이며 죽은 농민과도 특별한 관계는 아니다. 그러나 그 죽음의 의미는 모든 농민의 현실과 결코 무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용철 농민의 죽음의 직접적 원인이 무엇인지는 확실하게 규명되어야 하며,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또 하나의 원인인 잘못된 쌀협상과, 국회 비준 절차도 반드시 비판 받아야 한다. 정부는 급락한 쌀 가격의 대책을 내놓아야 하고 당장 대책이 없다면 추곡수매제를 부활하여 쌀 가격을 안정 시켜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전용철 농민의 영혼을 그나마 위로하고 농민의 아픔을 달래는 길이다. 전용철 농민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경찰 최고책임자는 스스로 물러나야 하며, 현 정부는 잘못된 쌀 협상과 농업정책에 대한 책임지는 자세를 요구한다.



진안의 농민과 군민은 故전용철 농민을 위한 촛불 문화제에 따뜻한 애정으로 함께 참여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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