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파업을 벌인 쿠팡 노동자들

작성자
노동당
작성일
2023-08-02 13:48
조회
1531


폭염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파업을 벌인 쿠팡 노동자들

- 믿을 것은 단결된 노동자의 투쟁 뿐이다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8월 1일 하루파업을 진행했다. 8월 1일 쿠팡 인천4물류센터에서는 오전 10시 기준 4층의 기온이 34.2℃, 습도 58%, 체감온도는 35℃였다.

산업안전보건규칙 566조 폭염기 가이드라인에는 체감온도 33℃ 이상 또는 폭염경보 발령시 매시간 10분 휴식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35℃ 이상 또는 폭염경보 발령시에는 매시간 15분 이상 휴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쿠팡물류센터의 휴식시간은 하루 동안 1회, 20분에 불과했다고 한다.

기후위기 속에서 전 세계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온열질환 사망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6명)보다 두 배가 넘는 13명이라고 한다. 폭염 속에서 일해야 하는 노동자는 사망 위험에 더욱 노출된다. 실제로 며칠 전에는 코스트코에서 근무하던 노동자가 폭염 속에서 하루에 4만 3천보를 걸으며 쇼핑카트 관리업무를 하다가 숨지기도 했다.

쿠팡 노동자들의 파업이 있기 이틀 전인 7월 30일에는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이 쿠팡 동탄물류센터를 방문했다. 노동부는 “긴급 현장방문을 해서 물류센터의 온열질환 예방수칙 이행실태와 노동자들의 건강관리실태를 점검했다” 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정식 장관의 현장방문에는 대표이사와 사측의 근로자대표가 동석했지만, 노동조합은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그리고, 이정식 장관이 방문한 이후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구급차가 출동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한다.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쑈였던 것이다.

폭염 속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휴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법 이전에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해야 할 일이다. 폭염 속에서 휴식시간을 제대로 주지 않고 노동을 강요하는 것은 살인행위나 다름없다. 정부와 국회의 대책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쿠팡 동탄물류센터에 대한 보여주기식 방문과 폭염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이 폭염 가이드라인이라는 것도 권고사항에 불과해서 안 지키면 그만이다.

폭염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쿠팡물류센터 노동자들이 8월 1일 하루파업을 진행했다. 사측은 물론 정부와 국회도 살인적인 노동환경을 개선하는데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오직 유일하게 폭염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당사자인 노동자와 노동조합만이 산업안전보건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노동자가 믿을 것은 함께 노동하고 있는 동료 노동자이며, 노동조합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비인간적인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하루파업에 나선 쿠팡물류센터 노동자들에게 연대와 지지를 보낸다. 폭염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뿐 아니라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일하는 사람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 모두 함께 투쟁하자.


2023. 08. 02.

노동당 대변인 이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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