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호주유학생활기4]대학 평준화가 성공하려면...

작성자
호주이재용
작성일
2023-04-11 12:27
조회
899

안녕하세요, 오늘은 호주의 대학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한국의 청소년운동 진영에서 입시 폐지 대학평준화운동을 긴 역사 속에서 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호주에서 언 7년을 생활하면서 그것을 이루기 위해 병행해야 하는 것을 몇 가지 적어 보고자 합니다.

먼저, 호주의 대학은 가톨릭 대학을 제외하고, 공립대학입니다. 전체적인 대학 운영 방향은 주 정부의 정책에 의해 좌우되죠. 물론 대학 등록금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현지인 같은 경우, 대학등록금을 환급 받기 때문에 싼 가격에 대학에 다니게 됩니다. 그리고 대학 그룹마다 특정한 지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의 특정 그룹의 경우, 대학원의 연구자를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서, 대학원을 중심으로 예산을 집중합니다. 취업을 더 중심에 두는 그룹의 경우에는 산학협력을 강조해서 학과 커리큘럼이 기업에서 요구하는 내용으로 채워지게 됩니다. 호주 대학 친구들은 각자 자기가 지향하는 가치에 따라 대학을 선택합니다. 물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학이 공립으로 운영된다 하더라도 호주 대학은 완전한 대학 평준화가 아닙니다. 더 나은 대학으로 가기 위한 경쟁이 존재하며, 성적에 따라 입시를 보게 되죠. 하지만 한국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경쟁적인 게, 대학 그룹보다 지향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연구원을 지향하는 친구들은 연구중심 대학에,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산학협력을 우선하는 대학에 지원해서 무조건적으로 상위 대학에 가지는 않습니다.

더욱이, 호주는 구지 3년제 대학에 가지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안정된 노동을 하며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이 존재합니다. 호주의 전문대학은, 졸업을 하면 안정적인 고용에 3년제 대학 졸업자와 큰 차이가 없는 노동조건 때문에 3년제 대학에 입학하려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조가 덜 한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한 나라의 전반적인 노동 문화도 염두 해 두어야 합니다. 호주의 식당을 비롯한 상점들은 아침 9시에 문을 열어 오후 3-4시면 문을 닫습니다. 그리고 직장인들도 오후 4-5시면 칼퇴근을 합니다. 그러면 오후 5시 넘어서 무엇을 하느냐? 여가 생활을 합니다. 바다에 놀러 가고 여행을 다니고 문화 생활을 합니다. 노동을 적게 하고 여가를 많이 하는 문화가 존재하기에, 구지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가 더 많은 임금을 받기 보다는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하는 것이 호주인들의 특성입니다. 요약하면, 한 나라의 전반적인 노동양식과 문화생활 조건 변화가 함께 병행 되어야 입시경쟁폐지와 대학평준화 운동이 탄력을 받게 된다는 것이 호주에서 생활하면서 나름 느낀 점입니다.

하지만, 대학평준화운동이 질문해야 하는 지점도 있습니다. 호주 대학들은 세계 대학 순위를 염두 해 두고 대학을 경영합니다. 비록 대학이 공립이고 예산이 주정부에서 지원되며, 입시경쟁이 상대적으로 덜 하더라도 세계대학 순위를 높이기 위해 해외 학생들을 유치 해 이윤을 많이 남기려 하고, 교원들에 세계적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 할 것을 요구하며, 대학생들에게 필요 이상으로 공부에 매진할 것을 원합니다. 평등하고 여유로운 대학생활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세계를 상대로 대학 순위를 높이기 위해 대학 경영을 하는 구조가 존재한는 것이 괴로운 일이죠. 그래서 이러한 구조에 대해 한국의 청소년운동 진영이 단지 국내의 대학평준화를 생각할 뿐만 아니라, 진정으로 대학에서 공부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하고, 나아가 전 세계 대학평준화를 꿈꾸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너무 공상적인가요? - 공상을 마무리하며, 다시 논문을 쓰러 갑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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