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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평과 검, 비판과 학, 정파다운 정파


[야고보서 3장 17, 18절] 오직 위로부터 난 지혜는 첫째 성결하고 다음에 화평하고 관용하고 양순하며 긍휼과 선한 열매가 가득하고 편견과 거짓이 없나니 / 화평하게 하는 자들은 화평으로 심어 의의 열매를 거두느니라
[마태복음 5장 9절]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
[마태복음 10장 34절, 35절] 내가 세상에 화평을 주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화평이 아니요 검을 주러 왔노라 / 내가 온 것은 사람이 그 아버지와, 딸이 어머니와,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불화하게 하려 함이니
성경에서 예수는 화평을 권하기도 하고 검을 주러왔다고도 한다. 왜 일까.


비판이 학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던 때가 있었다. 칸트, 헤겔 이후 맑스, 키에르케고르도 그랬고 칼 뢰비트나 이사야 벌린도 마찬가지다. 철저하게 비판하고 세부의 차이를 해부하여 우주의 질서와 세계관의 차이를 드러낸다. 맑스의 박사학위논문의 주제가 그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크게 대립하고 있는 것 같으나 사실 같은 편이라는 것. 보수여야당의 대결은 계급 사이의 대립이 아니다. 그런데 그들의 대립만을 주목하게 만드는 게 보수매체의 역할이다. 그래서 비판하는 사람은 불편한 사람으로 취급당한다. 그들의 링에서 급진적이고 선명한 진보정당의 주장은 외면당한다.


신의와 소통


예전 어느 당에서 당원들은 모르지만 핵심간부들은 아는 어떤 전국모임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몇 달 후 그 가운데 일부가 그 약속을 깨고 조직과 조직의 내전을 일으켰다. 그래서 내가 비밀약속을 했으면 끝까지 지키든지, 그걸 폭로했으면 당원들에게 먼저 사과하든지 하라고 비판했다. 신의를 지키면서도 당원들과의 소통을 소홀히 하지 말자고 주장하던 나였기에 가능한 일격이었다. 하필이면 나는 그 전국모임의 일원이 아니고 그냥 당원이었다. 비판을 비판으로 수용하지 못하고, 자신들이 그랬던 것처럼 정치적 공세로만 이해하고 격렬히 반발하다가 공론장에서 논쟁을 통해 처절히 심판받았다. 질로든 양으로든 대단한 조직이었는데.


그 당에서 다음 대선을 치른 후에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미래전략어쩌고 하면서 K만이 대안이라고 떠벌이며 전국의 당원들을 설득하던 최고위급 간부들이 있었다. 그들이 주도하여 공개적인 충성맹세를 깨고 조직과 조직의 내전을 일으켰다. 하필 나는 그 K와 안 맞아서 자매단체의 상근자로 지내고 있었다. 선거 후 바로 치려는 계획을 갖고 거짓 정치를 하고 있었으니 무엇이 잘 되었겠는가. 그래서 내가 기존 당권파의 무능과 더불어 신의 없는 자들 양쪽을 비판하며 나섰다. 전국을 돌며 당원들을 만나는 일과 당원게시판 논쟁을 병행하려니 조금 힘들었다. 당의 해산은 막았으나 혁신은 이루지 못했다.


나의 비판은 간단하다. 원래 한 가족, 한 통속이었는데 그 책임을 일부에게 떠넘기고 그저 당권만 잡으려 하는 건 윤리적이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당원들을 우롱할 수 있는 질서와 제도와 의식을 혁신하겠다면서 도전했다면 연대했거나 관망했을 것이다. 내가 그런 혁신을 줄기차게 제안하고 분투할 때 철저히 야합하며 현 상태를 즐기면서 ‘책임정치’를 외면해 놓고서.


논쟁을 통한 보고, 공론화, 과제 부각


비판이나 학은 표면적으로 다른 게 본질적으로 같은 것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비슷해 보이는 게 실은 매우 근본적으로 차이 나는 것임을 분석하는 것이다. 원래 의도가 그런 게 아니었다 해도, 그런 실천을 하고 있으니 자각하라고 비판하면, 보통 화부터 낸다. 몰랐으니 그럴 수 있다.


그런데 논쟁과 토론을 하다보면 생각을 깊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또 내 생각을 정리하다보면 더 철저해질 수밖에 없다. 계속 앞뒤 안 맞는, 해명할 수 없는 언행을 하다보면 애초의 의도조차 그랬던 것으로 되어간다. 그게 비판자의 잘못인지 지리멸렬한 집단의 탓인지. 무의식, 집단심리 등도 분명 개입된다.


고전을 읽고 철학을 공부하고 논쟁을 해본 사람들은 안다. 다른 사람의 논쟁글을 보고 그 안에서 구사되는 비판의 형태, 양상, 목적, 효과 등을 보면서, 이게 그냥 정치적 입장 차이의 대결이 아닌 것을. 전체 구조와 비판 대상의 정체와 여러 관계들에 대한 해부인 것을. 그것을 읽고 문제가 무엇인지 좀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 사실 논쟁을 통해 당원들과 지지자들에게 많은 것을 보고하고 있는 것이다. 당원들이 꼭 알아야할 뒷이야기나 숨은 정보들도 슬쩍 포함시킨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훨씬 풍성한 정보를 갖고 이해하고 생각하고 참여할수록 반칙하는 이들이 곤란해지는 것이다.


어느 쪽이 이기고 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던 구질서가 무엇이고 앞으로 무엇을 혁신해야 하는지 과제들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것이다. 그런 것들이 학적 비판과 논쟁을 통해서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다. 그것이 맑스가 엥겔스가 레닌이 했던 선전선동들이었다. 스콜라적인 해석공방을 하는 이들은 책의 내용을 이해한 게 아니라 말싸움의 잔재주만 습득한 것이다.


정파다운 정파


[마태복음 9장 17절]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 넣지 아니하나니 그렇게 하면 부대가 터져 포도주도 쏟아지고 부대도 버리게 됨이라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둘이 다 보전되느니라


나는 단번에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고 두루 고개를 끄덕이는 그런 언행을 추구하지 않는다. 어느 쪽 입장에서 있든 혹은 관망하며 물러나 있든 열린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는 이들은 장차 동무가 될 것이다. 정치적 필요에 의해 동원되는 비난과 여러 가지를 극복하기 위해 묻고 논하는 비판을 구분할줄 아는 사람들이 존재함을 믿어야 한다. 그걸 회의하면 운동을 할 수 없다. 당원을 인민을 무시하는 이들은 책임정치를 할 수 없다.


작은 걸 지키려고 개혁의 대상, 혁신의 대상으로 전락하지 말아야 한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심사숙고하여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하고, 원칙을 세워나가고, 의로운 동지들과 소통하여 뜻과 힘을 모아 새로운 질서, 새로운 정치를 실천할 그룹을 조직해야 한다. 그 조직이 당을 환골탈태하게 만드는데 앞장 서게 될 것이다. 노동당에도 정파다운 정파 하나쯤 만들어지길 희망한다.


  • 붉은혜성 2016.06.12 19:50
    뭔 얘긴지 아시는 분
    통역부탁요

    무협지인가요?
  • 이도 2016.06.12 22:09
    중요한 얘기를 바로 하는 것보다 서론으로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고
    본론을 얘기하는 방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본론의 전달을 더 잘하기 위해서.

    "무협지인가요?"라는 질문은 상당히 무례하군요.
    적어도 붉은혜성님이 소개한 구글에서의 검색한 '노동당' 관련 글보다 훌륭한 글인 것 같습니다만.
    당게에 이렇게 정성스럽게 글 쓰는 분도 별로 없는데 이런 식의 반응은 좀 아닌 것 같습니다.
  • 오창엽 2016.06.12 22:21

    이도님께 : 저는 친분이 있든 없든 글로 소통할 때 글 자체만 덤덤하게 보려고 노력합니다. 붉은혜성님의 세 줄의 댓글이 기분 나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글의 주제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이게 뭔 헛소리야 하고 지나갈 수도 있지만 댓글을 단다는 것도 진지한 태도입니다.

    저는 무협지를 거의 안 읽었는데, 제 글에 그런 면도 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무협지 가운데 고전들을 좀 읽었더라면 거기서 비유도 좀 가져오고 훨씬 맛깔스럽게 쓸 텐데 아쉽네요. 그리고 제가 답변으로 제 생각을 전했는데, 무례하게 느꼈다는 느낌을 전혀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분들의 표현보다는 내용과 생각에 더 집중하는 편입니다. 그러니 이도님이 붉은혜성님에게 화를 내는 것도 과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면 제가 스스로 화를 내고 아부도 하고 무시도 하고 길게도 하고 짧게도 합니다. 그러니 제 편을 들어 주시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평안한 밤이 되시기를.

  • 이도 2016.06.12 22:25
    굳이 일부러 편을 든 것은 아닙니다.
    나름 창엽님 글을 잘 보고 있는 사람 중 한 사람인데요.
    댓글을 보고 좀 짜증이 나서 그랬습니다.
  • 붉은혜성 2016.06.12 23:38
    님께서 뭐라시건 상관없습니다.

    윗 댓글은 이미 아래에 서로 문답을 주고받은 후고,
    말그대로 뭔지 저는 모르니까 물어본거고
    님은 잘 아시면 설명해주시지 그러셨나요?

    제가 이전에 쓴 글도 당원들과 이야기되면 그 뿐.
    굳이 평가해달라 한 적도 없고, 비교받을 이유도 없고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이 게시판에서 당원들하고만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이도 2016.06.13 00:05
    붉은혜성님/ 본 글 내용과 상관없는 댓글이라서 이 댓글을 마지막으로 남깁니다.
    모르면 자세히 알려달라고 하면 될 것이구요.
    제 개인적으로 그 댓글을 보고 짜증이 났을뿐입니다.
    그리고 저는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당원입니다.
  • 오창엽 2016.06.13 00:48
    이도님께 : 어디선가 두 분이 소통 혹은 언쟁을 했던 기억이 있네요. 일단 섭섭해 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그리고 제 글에 어떤 분들이 어떻게 댓글을 달아도 제가 어떻게 소통하는지 지켜보시면 될 겁니다. 저는 붉은혜성님과 처음으로 말을 튼 겁니다. 그러니 어떤 편견도 선입견도 없이 제가 선택을 하는 거죠. 왜 비아냥하느냐고 차갑게 대할 수도 있고 궁금한 점에 대해 성실하게 답변을 할 수도 있고요. 가끔 어떤 분들의 댓글엔 아무 대답을 안 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제가 어떤 스타일로 대답을 했는데 그것을 먼저 보셨다면 굳이 '짜증'나는 걸 전달안 하셔도 되는 거죠. 제 글은 제가 차린 식당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저는 손님들에게 친절한 편입니다. 이도님께도 친절하고 싶고요. 그러니 제가 제공한 글에서 싸우지 말아 주세요.
  • 오창엽 2016.06.12 21:07
    붉은혜성님께 : 이 글의 앞 부분은 예전에 어디선가 있었던 일들에 대한 저의 기억이니 그 시절 그 경험을 함께 공유했던 수 백 명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어떤 글들을 당원게시판에 쓰며 토론, 논쟁할 때에 상대방도 생각하지만 그 글들을 읽을 여러 당원들을 염두에 둔다는 것입니다. 정보와 관점과 견해를 포함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저의 주관적인 판단들이죠. 이렇게 쟁점을 놓고 여러 사람과 세력들이 논쟁하다 보면 앞으로 고쳐야할 과제들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마지막입니다. 정파 간의 싸움 때문에 당원들이 정파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면 곤란합니다. 노동당이 환골탈태하고 변화하려면 기존의 정파들과 달리 책임지는 정치를 하는 정파가, 당원들과 소통하는 데 더욱 정성을 다하는 정파가, 추구해야할 당의색깔과 문화를 제시하는 정파가, 이러저런 해석논쟁을 지양하고 실천주제들과 그 실현방도를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는 정파가, 정파다운 정파가 새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질서를 조금 고치기보다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서 당을 혁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단지 '희망'이라는 말만 꺼낸 것이고 앞으로 차차 적절한 때에 한발짝씩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 붉은혜성 2016.06.12 21:29
    댓글에 쓰신 내용정도만 정리해서 올리시는 게 낫지 않았을까요?

    기존 정파가 문제가 있었다, 혹은 있다. 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신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굳이 은둔거사가 강호문파의 성쇠를 이야기하듯 쓰실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정파도 다 사람들이 꿍작꿍작 모여서 끼리끼리 뭐 해보자는 건데, 그 자체로 부정적이지도, 긍정적이지도 않습니다.

    친목모임 수준인데 정파 간판을 달고 있을 수도 있고, 정치학습 동호회일 수도 있고, 사조직일 수도 있겠죠.
    정치력으로 평가받으면 될 일입니다.

    계모임도 필요하면 모였다가 누가 곗돈들고 튀거나, 계원끼리 수틀리면 깨졌다가, 다시 또 모이고 그런거죠
    정치는 뭐 다릅니까?

    간판이 있건 없건, 어떤 세력, 모임이 이루어지면 그게 정파죠

    건승하십시오
  • 오창엽 2016.06.12 22:32

    짧게 부연설명한 댓글 정도만 정리해서 썼다면 더 좋았겠네요. 언제일지 모르겠으나 그 주제의 다른 글의 예고라고 할까요. 요즘 제가 그 주제로 숙고 중이라서 간단히 언급하고 마무리 하고 싶었습니다. 과거에 경험을 공유한 분들은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갑그룹과 을그룹이 싸웠다. 한쪽이 이긴다고 달라지는 게 아니라 그들이 그렇게 싸우게 된 구조와 당내 지형과 비민주적 문화 및 제도들이 고쳐지지 않으면 혁신은 어렵다는 이야기죠. 더 반칙하는 그룹과 싸우긴 했으나 거기서 멈추면 안 된다는 다짐이기도 하고요.

    저는 각양각생의 의견그룹과 어느 정도 규모와 실력을 갖춘 정파들이 많으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 정파들이 전국위에서 사안마다 자신들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합종연횡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선명성 경쟁도 하겠네요. 당원들의 다양한 뜻을 반영하려면 양당제보다는 다당제가 낫겠죠.

    논평도, 조언도, 의견도 고맙습니다. 당연히 "정치력으로 평가받"아야죠. 쿨하게 쓰셔서 좋습니다. 저는 쿨한 사람들 아주 좋아합니다.

  • 부들 2016.06.13 06:10
    이상과 현실은 다르죠.
    정파가 많으면 시끄럽고 합리적이지 못한
    결과가 나옵니다.

    정파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들이 많고 당원들의
    참여가 많은 정당이면 모르겠지만 현재의
    노동당은 정파의 긍정성 보다는 부정적인게 많습니다.

    그리고 여담으로 가끔 오창엽님의 글은 소외감을 들게 합니다.

    이런글 말구 평상시처럼 쉬운글로 당게에서 자주 접했으면 합니다. 누구나 다 아는 일과 글로요.

    가끔은 이게 먼소리야? 할때가 있답니다.
  • 문성호 2016.06.13 14:17
    "그 주제의 다른 글" 이 게시판이 되었건 어디가 되었건 꼭 보고 싶습니다. 성폭력 2차가해 문제를 제기했더니 "독립좌파 정치공세"로 몰렸던 그 때의 기억과, 부당인사의 문제를 제기했더니 "당의미래 정치공세"가 되는 지금이 너무 비슷해서, 그 때의 선배들은 도대체 서로 무슨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는지 궁금해하던 중이었거든요. 이 게시판에서 다른 분들이 보시기 불편하시다면 다른 공간에서라도 꼭 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이도 2016.06.15 23:34

    만약 성폭력 2차가해나 부당인사가 있었다면 당사자들이 반성할 영역입니다.
    본인의 문제제기가 왜 줄곧 정치공세로만 규정되는지  스스로에 대해 반성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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