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으로 당명 개정 후 입당했습니다. 기본소득당 당명 개정, 한번 해봅시다.

by 신민주 posted Jun 1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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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부대표 신민주입니다. 기본소득당 당명 개정을 제안한 이유들을 설명드리기 위해 66일 진행한 전국위원회에서 발언한 내용을 정리하고 변형하여 당 게시판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많은 분들이 이미 거론하고 있는 노동당이라는 당명을 선택한 이후 입당한 당원입니다. 동시에 더 많은 분들이 거론하고 있는 입당 당시 노동운동을 하고 있었던 당원이기도 합니다. 2014년 입당 당시 제가 매진하고 있었던 운동은 알바노동자 운동이었습니다. 지난 5년간 알바를 해서 생계를 유지했고, 부대표로 출마할 때 포스터에 가장 첫 번째 경력으로 써 넣은 것도 알바노동자로서의 경력이었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제 나름대로의 노동운동에 헌신하며 제가 외쳐야 했던 구호는 알바도 노동자다라는 구호였습니다. 참 이상한 일이죠. 노동하는 모두가 노동자인줄 알았는데 알바노동자는 유일하게 알바생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슬프게도, 그 구호를 외칠 때 느꼈던 이상함을 노동은 지향이자 정체성이지만 기본소득은 의제일 뿐이다라고 말하시는 분들을 볼 때마다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는 기본소득은 의제일 뿐이라는 주장 뒤에 기본소득이 노동자의 해방을 가져올 수는 없다는 사고를 찾습니다. 과연 그렇다면 노동자는 누구이고 노동운동은 어떠한 것일까요? 정규직 노동자는 노동자일까요? 그렇다면 비정규직은 노동자일까요? 비정규직이라고 불리기도 어려운 하루아침에 짤리기 쉽상인 알바노동자는 노동자일까요?

 

애초에 제가 입당하게 된 것은 노동이라는 글씨가 당명에 박혀있어서는 아니었습니다. 당명에 노동이라는 글씨가 박혀있는 것보다 저에게 중요한 것은 어떤 내용으로 사회 변화를 실현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노동이라는 표현이 담긴 당이라서가 아니라, 노동당이 가장 낮은 사람들로 향하는 세상을 위한 정치를 하는 세력이라 생각하여 입당하였습니다. 그러나 노동당에서 나오는 많은 논의들은 가장 불안정한 노동자를 포괄하고 있는지 의문스럽기만 하였습니다. 헬조선, 흙수저, 대충 살자라는 말들이 청년들의 입에서 말해지는 현실은 열심히 노동해봤자 자신의 가치를 실현할 수도 없고, 성공한 인생이 될 수도 없으며 일자리조차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반영합니다.

 

기본소득이 노동자의 요구가 아니기에 당명이 될 수 없다는 말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무엇이 노동으로 인정받는지에 대한 논의 없이 당명에 노동이라는 표현이 꼭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은 공허합니다. 지금 시대에는 노동 윤리 자체가 많이 변화하기도 하였습니다. 열악하고 안전하지 않으며, 미래를 꿈꿀 수 없고 일자리 자체가 당장 내일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스럽기만 한 노동자들에게는 무엇이 필요할지 치열하게 고민해야하는 시기입니다.

 

노동이라는 것이 자기 존재의 실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오래된 믿음이 모두에게 유효한 것은 아닙니다. 5년 동안 알바를 한 결과 제가 깨달은 것은, 알바노동이 의미 있는 삶의 일부가 되기는 매우 어렵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알바노동자들의 해방에 필요한 것은 오로지 노예 노동같은 알바를 지속함으로 얻게 되는 임금 인상이 아닙니다. 또한 사실상 지금 사회에 불가능한 일자리의 확대도 알바노동자들에게는 공허한 말일 뿐입니다.

 

그래서 제가 했던 운동은 많은 분들이 거론하는 표준적인노동운동과는 달랐습니다. 복직을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알바노동자들과 했던 운동은 번화가에 누워 쉬고 싶다.”를 외치는 것이었고, 노동시간을 단축하자는 주장이었으며, 여가와 자유를 외치는 운동이었습니다. 그런 운동을 하며 저는 자유로운 세상은 일 할 권리 뿐만이 아니라 일하지 않을 권리가 실현되는 사회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기본소득당이라는 당명은 노동의 폐기를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노동의 폐기는 지금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기본소득당 당명은 노동의 폐기가 아니라 노동 운동의 내용을 어떻게 채울지에 대한 것입니다. 가장 낮은 지위의 사람들의 해방을 말하는 정당이 노동당이라면, 이 시기 우리의 전략은 기본소득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전략을 가장 잘 보여주는 당명을 채택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더 많이 일하면 더 돈을 많이 벌 것이다라는 말 보다, 더 많이 일할 필요가 없는 주장이 더욱 급진적이며 우리의 내용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완전 고용 대신 자유를 원합니다. 잠재력있는 알바들의 열정을 착취하는 사회가 아니라 잠과 재력을 원합니다. 그리고 이 시대에 새롭게 구성된 주체들도 이미 그런 방식의 욕망들을 표현하고 살아갑니다.

 

노동운동이 더 중요한지, 기본소득 운동이 더 중요한지에 대한 논의를 이제는 끝냅시다. 노동운동과 기본소득 운동이 상반되는 것이라는 믿음도 이제는 그만해야 합니다. 가장 불안정한 위치에 있는 노동자들의 해방까지 고민해야한다는 사실에 동의하신다면, 더 나아가 일하지 못하거나 일하지 않는 사람들의 해방까지 우리가 고민해야한다면 기본소득은 하나의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연결되는 사회운동을 펼쳐보자는 우리 당의 자랑스러운 강령을 시행할 때, 어떤 것이 가장 유효한지, 시대의 뜻을 반영하는지 고민해봅시다. 지금의 시대에 기본소득이야말로 가장 불안정한 노동자 아니, 실업자, 알바노동자, 노동으로부터도 배제된 이들 모두를 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기본소득당으로의 당명 개정을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노동운동 제대로 해봅시다. 불안정 노동자들의 정당 한 번 제대로 해봅시다. 저는 노동당의 가능성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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