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원들께 드리는 마지막 인사

by 신지혜 posted Aug 14, 201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안녕하세요, 노동당 전 대표 신지혜입니다. 당원이었던 시간은 꽤 길었습니다만, 저의 당 활동은 노동당으로 당명을 바꾸었던 2013년 여름부터였습니다. 6년의 시간동안 당협의 사무국장, 위원장 그리고 노동당 대표로 활동하면서, 당원들은 저를 노동당의 정치인으로 성장시켜주셨습니다. 오늘 저는 저를 노동당의 정치인으로 아껴주셨던 많은 분들에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자 합니다.

 

노동당에서 활동하면서 참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당원들의 이웃과 교류하고, 당원들의 자녀와 자원활동을 하고, 당원들의 취미를 공유했으며 함께 공부하고,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했던 수많은 시간들이 참 좋았습니다. 같은 정당의 당원이라는 이유로 무조건적인 호의를 경험한 적도 있었고, 공직선거 기간이나 현안에 대응하느라 바쁠 때면 진심으로 응원해주셨던 수많은 당원분들 덕분에 긴 시간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원 한 분 한 분의 눈빛들을 기억하며, 우리당에서 해보고 싶은 것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막막하기도 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노동당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3번의 공직선거에 출마하고, 당의 변화를 위해 3번의 당대회준비위원을 하면서도 풀리지 않는 정치적 갈증이 있었습니다. 연대 중심의 당 활동을 하다가 2년에 한 번씩 치러지는 공직선거를 준비하면서 노동당의 뚜렷한 전망이나 노동당만의 정치적 기획의 부재가 늘 아쉬웠습니다. 때로는, 대의를 위해 애쓰면서도 나의 삶은 대변하지 못했던 일상적인 당 활동은 지속적인 당 활동이 가능할지에 대한 고민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 갈증을 해소하고자 당원들을 인터뷰해보기도 하고, 당에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해보기도 했지만, 개인의 힘으로 당의 전망을 찾아나가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긴 시간의 고민 끝에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고, 수많은 지지와 응원을 받았습니다. 저와 같이 당 활동에 갈증을 느낀 당원들이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6개월의 시간동안 노동당원들이 함께 꾸는 꿈을 만들고 싶었으나, 이는 아쉽게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당대회를 준비하며 함께 논의했던 시간들은 오랜만에 당의 전망을 뜨겁게 논의하는 반가운 시간이기도 했지만, 좁혀지지 않는 불신과 서로가 원하는 정당의 상이 다름을 마주하는 아픈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사회당-진보신당-노동당, 이름은 변했지만 제가 12년 동안 몸담은 정당을 떠나 새로운 출발을 하고자 합니다. 저는 여전히 정당운동이 한국사회를 바꿀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며, 나의 삶을 대변하고 나와 인연을 맺는 수많은 이들에게 정치적 효능감을 느끼게 해 줄 정당을 만드는 일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차별과 배제가 없는 세상 그리고 모두가 온전하고 존엄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향한 걸음을 기본소득당창당운동으로 시작해보고자 합니다.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걸음을 선택하는 것이기에 많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시대 변화에 발맞춘 정당에 대한 당원분들의 지지와 응원이 아니었다면, 이 용기를 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 용기에 힘입어 여전히 정당운동에 대해 스스로 답을 내리지 못한 과제를 마주하며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가는 도전을 하고자 합니다.

 

한국사회에서 쉽지 않은 정당운동을 여전히 이어나가고자 하는 당원여러분, 노동당에서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그리고 넘치는 지지와 응원, 언제나 감사했습니다. 수많은 현장에서 반갑게 다시 인사 나눌 수 있기를 그리고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2019.08.14.

신지혜 드림


Articles

7 8 9 10 11 12 13 14 1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