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명 개정 논의, 이래서 필요하다 - 맞는 옷을 입자

by 나도원 posted Jun 0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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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명 개정 논의, 이래서 필요하다
"맞는 옷을 입자"


○ 당명 강령 체계 등을 위한 시대·이론적 의견은 앞서 제시된 바(비전전략소위 결과보고 첨부문서 참조), 정치+현실 차원에 집중하면서 논거로 지향(전략), 정체성(소속감), 현실정치(선거)의 조건에 주목한다.


1. 현 정치구도와 혁신 필요성

1) 성적표 : 노동당의 첫 성적표는 2014년 6.4지방선거 결과이며 광역의원 1명, 기초의원 6명을 당선시켰다. 광역의원 지역구의 경우에 후보를 내지 않은 모든 선거구의 결과를 합산한 전국 총 득표율은 1.02%였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전국 총 득표율은, 비례후보를 내지 않은 대전․대구․세종․제주까지 합산하여, 1.17%였다. 2016년 20대 총선에선 전략지역구인 울산 동구에 집중하는 기획 하에 역량을 모으려 하였으나, 지역구 단일후보로 결정되지 못하여 출마가 무산되었을 때에 전국 비례득표는 0.38%였다. 급락이었다.

(수도권의 2014년 지방선거와 2016년 총선의 성적은 서울에선 0.63%→0.27%로 급락, 경기도는 0.58%→0.25%로 하락했다. 전국 정치구도의 압축판이자 정세 변동이 가파른 수도권에서 노동당의 존재감은 약화되었다. 반면 노동당보다 조직력과 활동력이 약한 녹색당은 상승하였다. 노동당 재창당 이후 4년 동안 지방선거, 보궐선거, 총선을 모두 거친 결과가 이와 같다. 동시에 울산, 경남은 최소치를 유지하였다. 수도권과 울산/경남의 차이는 조직, 당명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2) 구도와 정세 : 2017년 대선에선 두 가지의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 새누리당으로 대표되는 거대수구정당의 장벽이 무너졌다(분산되었다). 진보정치 안에선 다수파인 NL계의 영향력이 소멸되다시피하였다(민중연합당 0.1%).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부각은 이러한 구도에서 가능했는데 5자구도를 형성함으로써 언론이 거의 동등하게 다루고 대중적 인지도는 최고도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득표율은 저조했다. 명백한 한계였다. 전반적인 정세는 ‘사회위기 속 정치위기’로 요약할 수 있다. 다수 사회구성원들의 경제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정치흐름은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았다. 새로운 주체 등장과 가시적인 정치세력화의 미비로 요약할 수 있다.

3-1) 당의 현실 : 이처럼 진보정치세력 전반에 대한 기대심리와 함께 그로 포함되는 노동당의 변별력이 함께 낮아지고 있다. 민중총궐기 국면의 열성은 총선 시에 민중연합당, 노동당 등으로 분산되어 기대한 지지표를 얻지 못했고, 촛불 국면의 활약은 대선 시에 (후보를 냈다 하더라도) 민주당(그리고 약간의 정의당 표)으로 쓸려가게 되어 있었다. 또한 과거의 참신․다양․젊음의 이미지는 수도권에서 녹색당에게 일정하게 흡수된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에 대한 조직노동의 지지는 사실상 없거나 매우 낮은 수준이고, 불안정노동 의제를 통한 조직화도 의미 있는 득표로 나타나지 않았다. 노동조직의 지지도, 청년층의 적극 지지도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3-2) 당의 상태 : 2017년 6월에 실시한 <당협 실태 보고서> 중 ‘당협 활동 상황’과 ‘당협 주요 의제’의 결과를 분석하면, 기존과 다른 지향성과 활동방식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 <조직실 자료 – 연령별 당원 현황 중>
연령별 점유율을 보면 20대는 10%(2012년)에서 6%(2017년)까지 떨어졌고 30대는 36%(2012년)에서 21%(2017년)까지 떨어졌다. 반면 40대는 42%에서 48%로 소폭 증가했고 50대는 10%에서 21%까지 대폭 증가했다. (단순 자연노화 결과? 아님!) 30대의 탈당자 비율이 높고, 20대의 탈당율도 당원 규모에 비해 높은 편이다. 20대 당원은 지속적으로 입당 규모가 축소됐고 최근 1년간 신입당원 입당 증가율은 40대와 50대가 높게 나타났다. 이는 당이 20, 30대의 당원들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4) 혁신의 절박함 : 문재인 정권은 당분간 높은 지지를 받을 것이다. 이르면 내년 지방선거부터 심판대상이 될 테지만, 그보다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상황에서 노동당이 선거에서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정당으로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한데, 설령 2017년 대선과 유사한 상황을 맞아 정의당을 대신한다 해도 그 이상의 지지를 얻기는 힘들다. 일대혁신이 필요하다. 혁신 논의는 오래되었다. 그 지체를 비난하는 목소리까지 있었다. 그러나 현 집행부 이전까지 모든 집행부는 분열의 장이었다. 현 시점에 이르러서야 지향과 체계, 즉 강령과 당헌/당규의 대대적인 변화를 통하여 혁신의 가능성을 열 수 있는 조건이 되었다. (시기의 문제? 내년 지방선거 후 교체, 내후년 총선까지 기간 지금보다 짧음, 당 혁신을 위한 역대 최장 기간이 2017년임.)

물론, 강령과 당헌/당규의 변화는 그 자체로 혁신이 아니라 그릇일 뿐이다. 그러나 그릇이 있어야 담을 수 있으며, 그릇에 따라 내용물도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이 논의는 중요하며, 당명 역시 현실상황을 토대로 미래전략, 선거전술과 결부되어야 한다.


2. 당명 개정 논의의 정당성

1) 당고문단을 중심으로 구성된 혁신위원회(이덕우 당대회의장, 김혜경 임수태 홍세화 금민 안효상 당고문, 김상철 나도원 시도당위원장, 김강호 비대위원장-사무총장, 구교현 채훈병 추천위원 등으로 구성)는 활동의 결과물로서 전면적인 혁신을 권고하였다. 이에 따라 2017년 정기당대회준비원회가 제한 없는 토론을 시작하였다. 전국위원회 당시 혁신위 권고안에 대한 설명과정에서 혁신위원장인 이덕우 당대회의장은 당명도 혁신논의의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2) 애초에 노동당 당명 확정 과정은 난맥상이었다. ‘노동중심성’을 신념으로 하는 입장, 당 외부 노동세력의 합류를 기대한 입장, 향후 정의당과의 합당을 기획한 입장, 최종 결정과정에서 2개의 당명 후보만 남게 되자 양자택일을 강요당한 입장 등이 혼재되어 노동당을 채택하였다. 이중 주도적인 입장이라고 할 수 있는 당시 당권파 다수는 추후 탈당하여 정의당에 흡수되었다. 이처럼 현 당명은 ‘최대치의 합집합이라기보다는 최소치의 교집합’이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당의 주요 활동가/당원/당부들은 ‘노동당’과 명운을 함께 했으며, 특히 구교현 이갑용 집행부는 노동당 알리기와 노동자 조직에 최선을 다했다.

3) 그러나 당명 개정 주장은 상시적이었고, 재창당 이후에도 상당수 당원들은 정서적, 정치적 이유 등으로 당명에 대한 불만을 표해왔으며, 현 기수 당직선거 기간 중에는 공론화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당원들의 의사를 무시해선 안 된다. 실제로 존재하는 의견들을 외면해선 안 된다. 절차적으로도 당대회준비위원회의 논의와 공개토론회, 대표단 결정, 중앙집행위원회, 전국위원회를 거쳐 당대회 상정안이 정해지므로 관련 논의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당원들의 의사, 특별위원회(혁신위원회)의 권고, 당체계와 의결기구를 무시하는 것이 된다.

강조하건대 현실 타개와 당 혁신이 당명 강령 개정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실제로 당대회준비위원회에서는 당 전반의 혁신에 대하여 논의하면서 전국적인 토론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름’도 여러 의미에서 중요하기에 논의 대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3. 당명의 조건과 방향 - 불평등한 배제사회를 넘어 조화로운 평등사회로

서두에 제시한 세 가지 조건을 바탕으로 검토하면 다음과 같다.

1) 지향(전략)의 조건 : 정당원 대부분은 소속정당의 정치력에 대한 기대와 요구로 구성원이 되는 사람들이며, 소속정당의 ‘현실정치능력과 가치선도능력’이 최소한 증명되는 기점에 이르러서야 적극성을 발현한다. 현실정치능력이 낮은 당은 가치선도능력에 집중해야 하며, 현재 그러하다고 볼 수 있다. 당명 역시 이에 부합해야 한다. 그러나 현 당명은 가치선도능력 측면에서 미흡하다. 이전 성적으로나, 향후 가능성에서나 확실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제는 “살고 싶은 세상의 구체상”을 사상과 운동 그리고 이름으로 제시해야 한다. (강령-체계-당명의 조화!)

2) 정체성(소속감)의 조건 : 다수 당원들의 정체성에 대한 적절한 설명은 ‘진보신당+사회당’이다. 진보신당은 구좌파를 넘어 다양한 가치를 포괄하는 새로운 정당에 대한 기대로 확장되었다(일례로 현 경기도당 운영위원들은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으며 인원수도 많음에도 다수가 진보신당 창당 이후 적극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당원들이며, 민주노동당/사회당 시기부터의 당직자, 진보신당/사회당 합당 이후 적극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당원들이 그 뒤를 잇는 구성이다). 또한 노동당 이후 입당한 많은 당원들도 다양한 생각과 기대로 함께 하고 있다. 이로 볼 때에 노동당은 다양한-새로운 가치를 포괄하는 것이 아니라 축소시킬 수도 있다는 문제제기가 제정 시기부터 나온 당명이고, 우리의 현재를 반영하지 못한다.
 
3) 현실정치(선거)의 조건 : 선거는 정당이 다른 단체·조직과 구별되는 핵심활동으로 가장 중요한 사업이다. 현 당명은 대중성의 한계, 인지오류 가능성이 크다. 그 어느 때보다 잦은 언론보도에도 불구하고 특수한 이유로 효과가 차감되고(북에서 미사일 하나 날아오르면 공염불이 되곤 한다), 곳곳에서 활동의 고충을 겪는다(최근 기자회견 시에는 보수단체 회원들로부터 위협을 당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특히 말이 아니라 삶을 던지며 누구보다 노동당을 위해 헌신한, 어쩌면 가장 당성이 강한 ‘선거 출마자와 운동원들의 현장경험’은 뼈아프다. 게다가 향후 선거에서 2% 이상을 득표해도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현실도 치명적이다. ‘노동’과 ‘노동계급’의 가치·역사성·현재성은 분명하나 당명으로 삼는다는 건 다른 의미이다. 당을 사랑하는 것과 당명을 사랑하는 건 다르다. 당중심성과 당명중심성은 다르다. 유리와 불리, 득과 실을 따지는 전략으로써 당명을 선택해야 한다.

○ 단서 : 이상의 조건 검토에서 현재의 당명은 개정이 불가피하다. 다만 차기 지방선거 전략과 연동해서 논의할 이유가 있다. ‘전국득표 : 전국적 대중정당 발전 지향 vs 전략득표 : 일부지역 거점 형성’의 선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선 심화논의가 보태어져야 한다.

※ 수도권은 유권자 규모뿐만 아니라 당원수도 많아서 60%에 육박하는 노동당원이 수도권에 모여 있다. 현재와 같은 상태의 지속은 당력 자체의 약화를 가속화시킨다. 특정 지역 거점 중심 전략은 방어적이고 단기적일 수밖에 없다. 당 전체와 긴 시간대, 즉 폭과 길이를 고려해야 한다. 노동자 밀집지역의 유리함을 유지하면서 타 지역(수도권)에도 도움이 되는 당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지금, 불평등한 배제사회를 넘어 조화로운 평등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선 자기혁신이 필요하다. 세상의 변혁을 도모하기 위해 모인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정작 자신의 변화를 두려워한다면 그건 이상한 일이다. 이상과 현실의 조화를 우리 안에서 찾아야 한다. 자문해보자. 당명을 고집하는 것과 대중성 확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 중에서 무엇이 '노동'을 더 위하는 길인가?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지지자가 갑자기 늘진 않더라도, 대중에게 한걸음 다가서려는 성의, 다양성과 가능성을 드러내려는 노력, 변화의 용기는 항상 필요하다. 좌파라면 더욱, 마땅히 그래야 한다. 우리는 구도를 바꾸어야 한다.


나도원
노동당 2017 정기당대회 준비위원
노동당 경기도당 위원장



<합의과정을 위한 첨언>

➀ 고려점
- 3자 내지 4자명이 적절함, 그 이상은 약칭으로 거명됨 : 녹색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 5자일 경우 약칭이 무의미한 케이스로 만드는 것이 적절함 : 민중연합당
- 중단기과제형 당명은 당원 정체성(소속감) 형성, 현실정치(선거)에 불리하다고 판단됨.

➁ 제안당명의 예시
  당명은 “선명한 이념을 표현하는 당명, 구체적인 계급정체성이나 또 다른 대중적 정체성을 표현하는 당명, 특정 시간 범위에서 진보적 핵심 과제를 드러내는 당명, 가치 지향이 두드러지는 당명” 등으로 분류할 수 있음(금민). 정치현실을 함께 고려하면 다음과 같은 예시가 가능함.

1) 보수적인 개정을 통하여 인지오류 극복, 투자손실 최소화, 계급정체성을 넘어 가치지향형 추구 : 개정 의미 축소 vs 수용 가능성 → ‘신노동당’ 류
2) 최대공약수를 가진 당명 추구, 보편성 획득과 정체성 확인 용이, 정치세력 확장 기획 가능 : 개정 의의 축소 vs 확장 가능성 → ‘평등당’ 류
3) 현재 정체성과 지향에 부합, 가치지향형, 참신한 이미지로 2018년 정치구도 개입과 확장 가능 : 현 당명과 큰 격차 vs 쇄신 가능성 → ‘민들레당’ 류

➂ 과정
1) 여론수렴 : 여러 토론회 후 ‘제한 없는’ 설문-여론조사를 통하여 당원들의 의견분포 확인.
2) 구심력 : 지난 재창당 과정은 소모적. 원안과 대의원안건발의 요건에 준하는 안 논의.
3) 합리성 :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결정을 위하여 안건을 가능한 포괄적으로 단순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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