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오라는 유령의 실체에 대하여 묻는다

by 한연화 posted Feb 09,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하나의 유령이 노동당을 떠돌고 있다. 김길오라는 유령이.

 

아무도 그의 실체를 알 수 없고, 실체에 대해 접근하는 방법조차 없다. 그에 대해 현재 알려진 것은 코리아보드게임즈의 사주 겸 회장, 최대 주주. 그리고 사회당계의 좌장이며 돈줄. 이 정도뿐이다. 아무도 그에 대해 더 정확한 정보를 들은 적이 없으니 이쯤 되면 가히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유령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왜 김길오를 따랐던 수많은 이들은 이처럼 실체도 알 수 없는 그를 따랐을까? 단순히 그가 따를만한 인품이나 능력을 지녔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리 생각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너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회사를 경영하는 능력과 좌파운동을 이끄는 능력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고, 또 설사 두 능력이 같다 하여도 사람들에게 돈을 줘가며 조직을 쥐락펴락하는 자가 과연 훌륭한 인품을 지녔다 볼 수 있는 것인가?

 

필자가 궁금해 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김길오를 따랐던 것일까? 이에 대해 알아야만 김길오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생각 하에 필자는 두 가지 관점, 그리고 그 관점에서 오는 의문을 제기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돈이다.

 

최근, 이가현 전 알바노조 위원장의 폭로로, 노동당 내에 존재해왔던 언더조직과 비선실세에 대한 것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원들 사이에서 추측과 소문으로만 떠돌던 비선실세 김길오의 존재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가현 전 위원장의 폭로 이후, 다른 알바노조 활동가들과 언더조직 소속 활동가들의 폭로가 줄을 이었고, 그중에는 알바노조 상근자의 활동비를 언더조직에서 결정했다는 내용, 언더조직에서 아버지의 간병비를 받았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는 그동안 노동당 내에서 소문으로만 떠돌던 김길오가 돈으로 사람을 관리 한다는 이야기의 실체가 드러났다 할 수 있을 것이다.

, 여기에서 첫 번째 관점과 의문을 제시해보자.

 

왜 김길오는 조직원들에게 돈을 준 것일까? 단순히 고생하는 활동가들에 대한 선의였을까? 그리고 과연 조직원들은 돈이라는 한 가지 이유 때문에 김길오를 따랐던 것일까?

 

김길오가 상근자들의 활동비를 책정하고, 현금으로 준 것이며, 아픈 아버지를 둔 조직원에게 간병비를 준 이야기를 조합해보면 돈으로 사람을 관리 했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그러나 대체 왜 회사의 경영자께서, 다시 말해 계산이 빠를 수밖에 없는 자본가께서 돈까지 써가며 조직원들을 관리해 어떤 이익을 취하고자 하셨을까? 또 조직원들은 이러한 김길오의 계산속을 알고 있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의문들은 필자가 생각해 보기에도 이해되지 않는 점이 너무 많다. 그러니 어떤 이익을 위해 돈까지 써가며 조직원들을 관리했느냐는 잠시 뒤로 미뤄두자. 그리고 조직원들이 김길오의 계산속을 알았느냐 하는 것부터 생각해보기로 하자. 필자가 지금 초점을 맞추고자 하는 것은 왜 조직원들이 김길오를 따랐느냐는 것이니까.

 

아버지 간병비를 받고 그것을 선의로 생각한다는 어떤 조직원처럼 단순히 자신들에게 주어지는 돈을 활동에 전념하라는 운동 선배의 선으로 생각한 조직원들도 물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조직원들은 알고 있지 않았을까? 김길오가 어떠한 꿍꿍이로 자신들에게 돈을 주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아마 일부는 그 꿍꿍이가 무엇인지도 알았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것을 알면서도 돈 때문에 김길오를 따랐을지도 모른다. 돈 앞에서는 부모형제도 없는 게 인간이니까.

 

, 그러면 이제 조직원들께서 필자의 첫 번째 의문에 대답해주기 바란다. 왜 김길오는 당신들에게 돈을 준 것인가요? 또 당신들은 왜 그런 김길오의 꿍꿍이를 알면서도 그를 따랐던 것인가요? 그게 단순히 돈 때문이었나요?

 

두 번째는 사상이다.

 

좌파운동의 근간은 사회주의와 유물론이다. 그리고 이는 조직원들에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본다. 어쨌든 그들은 스스로가 생각하기에 좌파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었을 테니까.

 

하지만 이가현 전 위원장의 폭로로 밝혀졌듯이, 그들 사이에 존재한 문건에는 혼전순결’, ‘낙태반대’, ‘연애금지가 들어갔다. 혼전순결? 낙태반대? 연애금지? 이게 정말 김길오의 머릿속에서 나온 생각이라 가정했을 때, 이런 의문이 남는다. 조직원들은 이걸 사회주의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그래서 김길오를 훌륭한 사회주의자라고 여기고 따랐던 것일까?

 

사실, 두 번째 의문은 첫 번째 의문과도 이어지는데, 단순히 돈 때문에 김길오를 따른 것이 아니라고 가정했을 때, 그를 따른 두 번째 이유로 그의 사상이 훌륭해서라는 또다른 관점이 제시될 수밖에 없다. 조직원들에게 그는 훌륭한 운동선배이기도 했을 테니까.

 

그렇지 않고서야 전인적 활동가가 되어야 한다든가, ‘혼전순결’, ‘낙태반대’, ‘조직 내 연애금지같은 사람 숨 막히게 하는 철 지난 구린 소리들만 들먹이는 조직에 남아 있을 생각을 할 수 없지 않았을까. 그래서 필자는 김길오의 사상이 무척 궁금하다. 대체 사회주의를 뭐라 생각하기에 그런 케케묵은 소리나 들먹일 수 있었던 것인지에 대해. 그리고 대체 당신이 생각하는 운동이란 무엇인지, 이렇게 사람 돈으로 관리하고 사상 같지도 않은 구린 소리들로 숨 막히게 하는 게 정말 훌륭한 전인적 활동가를 양성하는 길인지에 대해서도.

 

그리고 김길오를 따랐던 조직원들에게도 묻고 싶다. 당신들이 사상 때문에 김길오를 따랐던 거라면 대체 김길오가 무슨 사상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는 있었던 거냐고. 알고도 따랐다면 무엇이 그렇게 김길오의 사상을 훌륭한 것으로 보이게 했느냐고.

 

필자가 일단 제시해본 관점과 의문은 여기까지이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여기까지밖에 생각이 안 난 점과, 글로 먹고 사는 직업이지만 이런 글은 써본 적이 없다는 점 두 가지를 양해 바란다. 그만큼 글이 두서없이 쓰여졌을 테니까. 하지만 김길오의 실체에 대해 알고 싶고, 그를 통해 더 이상 노동당이 망가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는 것은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알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러면 앞으로 더 많은 자기고백이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이 글을 읽는 조직원들 누군가는 필자의 의문에 언젠가 답해주겠지 기대하며.

 

 

 

 

 

 

 

 


Articles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