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진 빠지게 하는 폭염이 보름째 지속되고 있다. 만약 이렇게 계속된다면 누구나 지구를 떠나고 싶을 것이다. 1%는 24시간 에어콘 빵빵하게 틀어놓고 피서할 수 있겠지만 99%는 폭탄 전기요금으로 에어콘 틀기가 무섭다. 가정용 전기료 폭탄누진제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자 정부는 ‘4시간만 틀면 요금폭탄 없다’고 한다. 가진 소수는 뭐든지 한 없이 누리겠지만, 없는 다수는 뭐든지 온 몸으로 버터내야 한다.
온실효과로 인한 기후변화 우려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이제 기후변화는 어느덧 우리 곁에 바싹 다가와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 폭한, 폭우, 폭설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바다를 정화하는 기능도 있다는 태풍은 감감 무소속이다. 날씨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매년 더욱 실감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알다시피 기후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인간이 화석연료(석탄, 석유, 가스)를 대량으로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이다. 원자력을 탄소배출 제로의 청정에너지라고 주장하지만 지구와 인간을 반영구적으로 오염시킨다. 태양광, 풍력, 수력, 지열 등은 아직 소량이고 비싸다. 이와 같이 자본주의 대량생산 체제는 화석연료 대량 소비로 기후변화를 일으키고 원자력 확대로 지구와 인간을 파괴하고 있다.
상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 소비되는 산업용 전기가 전체 전기사용량의 56%를 차지한다. 상품판매를 위해 소비되는 영업용 전기는 21%를 차지한다. 산업용 전기료는 싸고 역누진제이고 영업용 전기료는 가정용과 비슷하고 누진제다. 그러나 가정용 전기는 전체 사용량의 13%밖에 되지 않지만 다단계 폭탄누진제다. 이러한데도 정부와 한전은 가정용 전기를 에너지낭비의 주범으로 몰고 절전하라고 난리친다. 몸통은 놔두고 애꿎은 꼬리만 잡고 있다. 산업용`영업용 전기에 대한 전기료를 현실화하고 누진제를 강화한다면 제조`유통 자본들은 절전 방안을 기를 쓰고 찾을 것이다. 이제는 기후변화의 원인제공자인 자본들이 사활을 걸고 에너지절약에 앞장서도록 해야 한다.
정권과 자본은 ‘산업용 전기료가 오르면 국가경쟁력이 떨어지고 상품판매가 축소되어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주장할 것이다. 이는 ‘임금이 오르면 경쟁력이 떨어지고 투자가 축소되어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물론 개별 자본의 입장에서 본다면 틀린 말이 아니다. 개별 자본들은 최대한 생산비용(원료와 임금 등)을 줄이고 상품가격을 낮춰야 더 많은 시장을 점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자본의 무정부성이라고 한다. 자본의 무정부성은 공동체 사회를 파괴할 것인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국가의 역할이 자본을 규제하는 것이 되는 이유다.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물건과 서비스를 이윤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킨 자본주의 대량 생산체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자연파괴와 인간소외를 면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