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노조 이가현위원장, 용윤신 사무국장께 드립니다

by 용혜인 posted Jun 0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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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노조 이가현위원장, 용윤신 사무국장께 드립니다>


제가 지난 금요일 수술을 받고 오늘 오전에 퇴원했고, 아직 링거바늘을 꽂고 있는데다가 마취 후유증으로 인한 두통 때문에 앉아있을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만(척수액압의 하락으로 누워있지 않으면 머리가 깨질 것 같고, 구토증상이 있을 수 있다, 젊은 여성에게 확률이 높다고 하던데, 운 나쁘게도 저에게 후유증이 딱 왔네요.) 도저히 아프다고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서 글을 씁니다.


이가현씨가 지난 2월 1일 알바노조 선거운동을 시작하자마자 글을 올린 이후로, 청년좌파 텔레그램 방에서 저를 한 명의 활동가로 보지 않고, 누군가의 ‘부인’, 혹은 ‘애인’으로서만 취급하며 이를 이용해 망신주려 했던 것에 분노했습니다. 그래도 이가현씨도 힘들었으니까 저런 글을 썼겠지 라고 생각하며, 저의 동갑내기 친구였던 윤신이도 많이 힘들었겠지 라고 생각하며 최소한의 위로의 마음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침묵이라고 생각하며 입 다물고 있었던 제가 한심합니다.


이가현씨, 도대체 몇몇 글에서 이야기하시는 ‘가해자’는 정확히 누구인가요? 제가 이가현씨 사건의 ‘가해자’인가요? 도대체 제가 이가현씨에게 무슨 ‘가해행위’를 했나요? 이가현씨의 글만 보면 제가 ‘특정한 형태의 조직에 가담했다’는 것 외에 무슨 가해행위를 했길래 저에게 이렇게까지 하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제가 당신에게 한 ‘가해행위’가 있다면 똑바로 이야기해주시기 바랍니다. 그게 아니라 그냥 뭉뚱그려서 ‘쟤도 나쁜놈이야’라고 매장하는 것은 제가 납득할 수가 없네요.


아니면 세상을 바꾸기 위한 자발적 결사체 조직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가해자’가 되는 것인가요? 그렇다면 이가현씨는 가해자가 아닌가요? 이가현씨는 ‘바로 그 조직운동’을 그만두신 후에도, 자신이 만나고 있는 후배들은 운동을 하게 하고싶다며, 조직책임자를 만나신적이 있지 않나요? 용윤신씨는 가장 마지막까지 ‘책임자’라는 김길오씨를 가장 지근거리에서 만났다고 하던데 가해자가 아닌가요? 소위 ‘언더조직’에 가담했던 것이 가해라면 그 ‘가해’에 대해서 그냥 이렇게 쉽게 글쓰고 ‘나는 반성했으니까’라며 끝내면 그때 ‘가담’했던 사실이 용서가 되나요? 그 용서는 누가 하나요? 그것이 가해라면 두 분은 어떻게 심판자의 자리에 올라서게 되나요?


제가 가담했던 질서가 해산한 후, 저는 제 주변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지난 시기 운동에 대해 평가하고 우리가 새로운 운동을 만들어가야 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것은 작년 노동자대회에서 이가현씨가 선거운동원들을 모으기 시작하기 전부터 진행되던 이야기였습니다. 이가현, 용윤신씨처럼 공개적으로 글을 쓰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의식이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난 시기의 운동방식에 대한 문제의식들을 가지고 있었고, 지난 시기 운동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 우리가 어떤 운동의 형식들을 만들어가야 하는지를 작년 가을-초겨울부터 주변 동료들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총회TF팀으로서 청년좌파 총회를 같이 준비하자는 제안을 했고, 총회TF팀에서 이에 대한 평가를 서로 공유하고 토론하기 위한 워크샵도 다녀왔습니다. 이 모든 것은 공적으로 단체의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유하며 진행했습니다. 아마도 회원이신 이가현, 용윤신씨도 그것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것의 결과가 청년좌파의 이름 변경뿐만 아니라, 지난 시기에 대한 평가와 새롭게 우리의 운동들을 만들어보자는 결의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이 폭로 때문에 청년좌파가 이름을 바꾼것처럼 쓰셨는데, 뻔히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는 부디 날조하지 말아주십시오. 기억하시죠? 올해 1월, 영등포 당산동 사무실에서 단체 대표들이 모여서 활동을 공유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끝나고 중국집에 가서 탕수육도 함께 얻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회의에서 청년좌파의 근황을 공유하며 제가 청년좌파 총회를 준비하고 있고, 대표 임기가 끝나기도 하고, 평가도 하고, 새롭게 체계를 구성하고, 단체 이름도 바꿀 예정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마치 현재의 청년정치공동체 너머가 이가현씨의 폭로 때문에 단체명을 바꾼 것처럼 게시하시는 것은 정말 불쾌합니다.


저보고 핵심에 있다고 하셨죠. 핵심에 있다는 것은 도대체 누가 결정하나요? 이가현씨에게 ‘언더조직의 핵심’은 뭔가요? 소위 ‘책임자’와 더 많은 시간 대화를 나누고, 더 많은 것을 결정하고, 더 많은 ‘혜택’을 받은 것이 ‘핵심’이라면, 저보다는 이가현씨가, 그리고 용윤신씨가 훨씬 더 ‘핵심’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이가현씨는 당시 소위 ‘학생운동 책임자’의 비서역할을 하며 두달 가까운 시간을 안가에서 운동하고, 공부하며 시간을 보냈고, 용윤신씨는 알바노조 사무국장을 사퇴한 뒤 책임자에게 생활할 집과 차를 받고, 피아노 학원에 다니며 생활했죠. 저요? 단순하게 ‘책임자’를 만난 횟수만 비교해볼까요? 아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별로 핵심이지도, 그 ‘책임자’라는 사람을 이가현씨나 용윤신씨 처럼 자주 만나지도 않았던 사람입니다. 같은 기간동안 저보다 이가현, 용윤신 두 분이 훨씬 더 많이 만났고,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훨씬 더 많은 결정을 함께 했을 겁니다.


물론 저는 세상을 바꾸기 위한 자발적 결사체를 만드는 것, 그리고 그것에 가담했다는 것 자체가 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누가 시켰기 때문에 이렇게 살지 않았습니다. 그랬다면 차라리 돈도 더 많이 벌 수 있는 일을 하며, 사회적으로 더 인정받을 수 있는 곳에서 시키는대로 했을 것입니다. 양심과 결사의 자유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가현씨나 용윤신씨가 조직에 가담했다는 것 자체로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것 때문에 사퇴하거나 사과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제가 ‘특정한 형태의 조직에 가담했다는 사실’만으로 어느 공간인가에서 제명되거나, 사퇴하거나, 영원히 어떤 활동도 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면, 저에게 그것을 요구하기 전에 두 사람의 위치를, 그리고 자신들이 그 자리에 오게 된 경과를 먼저 돌아보시기를 요청합니다. 저는 단 한번도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그 질서의 소위 ‘마패’를 쥐고 흔들며 어떤 운동을 펼쳐본 적이 없습니다.


노동당 진조위에 보낸 글에 “C와 D도 언더조직 책임이 있다”고 문제제기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아마도 D가 저일텐데 그 텔레그램은 이가현씨가 쓰신 것으로 압니다. 제가 조직에 속해 있었다고 쓰면서 이가현씨는 제 남편과 지난 시기에 문제해결을 위해 주고받은 이메일을 뜬금없이 올렸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안도 다르게 말할까봐 공개한다‘고 하셨죠. 도대체 그것이 제가 ‘언더조직에 가담했다’는 어떤 증거가 된단 말입니까? 그리고 그것이 제가 대표로 있는 단체가 그렇게 운영된 적이 없다는 것의 증거도 아닙니다. 남편의 일을 이용해 현직 대표인 저를 망신주려고 한다는 생각에 분노했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여성혐오적인 발언전략”이었는지 이해하지 못하십니까? 여성 활동가를 한 명의 독립된 개체로 보지 않고, 그의 애인이나 남편을 이용해 공격하고 망신을 주는 것은 너무나 전형적으로 여성활동가의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는 행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현이도 힘들겠지, 내 친구 윤신이도 힘들었겠지’라고 생각하며 입다물고 있었습니다. 지난 시간동안 당신도 나름대로 당신의 사정이 있어 고통스러웠을 것이라 생각하며 이에 대해 문제제기 하지 않았습니다.


저와의 관계에서 저의 ‘가해’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제가 ‘가해’한 사실에 대해 문제제기 하십시오. 제가 누군가의 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의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제가 ‘제명’당하고,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야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시면 됩니다. 제가 망신당하기를 바라고, 그로 인해 저에게 낙인이 찍히길 바라시는 것은 아닌가요?


‘지휘’ 한다고요? 그 날 저는 기본소득정치연대의 대표로서 로봇행진에 참여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기본소득정치연대 페이스북 페이지 등으로 공개되어 있으며, 회원들에게도 여러 차례 참여를 호소한 바가 있습니다. 한 명의 참가자로써 로봇탈을 쓰고 더위 속에서 집회대오에게 유인물을 뿌리고 행진행렬에 인사를 했습니다. 이게 ‘지휘’인가요? 로봇행진을 함께 기획하고, 후원한 한 단체의 대표로서 행진에 참여한 것이 ‘지휘’입니까? 이가현씨가 보신 장면은 아마 이 장면일 것 같은데요. 이가현씨가 지목하신 C가 로봇행진 참가자들의 단체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을 받고 “여러분! 오른쪽으로 조금 더 와주세요!” 라며 사진 찍은 것이 ‘지휘’인가요? 이 장면 외에 저나 C가 ‘지휘’한 사실이 있다면, 그 사실이 무엇인지를 밝혀주세요.


뭐든 나쁘게 보려면 나쁘게만 보인다는 것은 알지만, 그리고 C나 저를 ‘영향력’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셔서 고맙기도 하지만, 제발 사실관계를 왜곡하지는 마세요. 도대체 ‘사진 찍어주는 것’이 ‘지휘’라면 무엇이 지휘이고 무엇이 지휘가 아닌가요? 그리고 C는 그날 사진 찍어주고 약속이 있어서 바로 자리를 떴습니다. 이런식으로 전혀 무관한 일을 마치 ‘엄청난 일’처럼 몰아가는 것 좀 그만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알바노조 선거운동이 시작하기 전 날, 친구인 윤신이를.... 용윤신씨를 저녁에 만나기로 했었는데, 그날 저녁에 제가 너무 몸이 좋지 못해서 일찍 퇴근하고 집에 가서 일찍 잠들었습니다. 선거운동이 시작된 바로 그 날, 밤 12시가 넘어 올라온 이가현씨의 글도 그 덕에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보았습니다. 그 때 몸이 아파도 용윤신씨를 만날 걸, 그랬다면 이렇게 게시판 글로 이야기를 주고받지 않을 수 있었을까... 2018년 반년이 지나가는 동안 가장 후회스러운 순간이네요.


저도 현 알바노조 위원장 이가현, 알바노조 사무국장 용윤신씨에게 요구합니다.

1. 위에도 언급했듯이 저의 ‘가해행위’가 있다면 구체적으로 밝혀주시고, 그것이 아니라면 공개적으로 사과해주시길 바랍니다.
2. 위 글에서 언급했듯이 사실관계를 다시금 확인하셨다면, 기존 글에서 사실을 왜곡해서 표현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해주시길 바랍니다.
두 가지 요구가 지켜지지 않을 시에 저도 공식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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