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훈병 전 예결위원장님의 해명을 읽고 드는 생각

by 구형구 posted Jun 1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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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감사 결과에 대한 채훈병 전 서울시당 예결위원장님의 해명 글을 읽고 몇 가지 의견을 말씀드립니다. 오랜 기간 당헌과 당규를 다뤄본 입장에서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이기 때문입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말했다고 법이 되지는 않습니다.

 

정당이라는 공조직의 지출은 규정에 근거해야 합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공약사항이 당선되었다 해서 저절로 실현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보죠. 대통령이 자기 월급 올리겠다고 공약하고서 당선되었다 칩시다. 그럼 관련 법령을 개정하지 않고 저절로 월급이 올라가나요? 대통령이 국무총리 겸직하겠다고 공약하고 당선되었으면 법률 개정 없이 겸직이 되는 건가요? 이런 황당한 예 말고 좀 더 현실적이 예를 들어보죠.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을 공약하고 당선되었으면 국회 의결이나 국민투표 등의 절차 없이 개헌이 되는 겁니까?

 

서울시당 위원장 후보가 사무처장을 겸하겠다고 공약했다면 (사실 황당한 공약이지만) 시당 규약을 개정하고 운영위에서 사무처장 인준을 받아야 합니다. 사무처장 처우에 준하는 임금을 받겠다고 공약했다면 그에 맞춰 처우규정을 개정해야 합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공약했다고 해서 규정을 초월하여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다면 황당한 일이죠. 아주 평범한 상식에 속하는 얘기입니다.

 

규정을 위배하기도 했지만 위의 해명은 앞뒤가 맞지도 않습니다. 특별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정식으로 인준 받은 사무처장이 있는 기간에도 위원장이 사무처장에 준하는 임금을 받았으니 말입니다.

 

선출직도 처우규정이 적용됩니다.

 

선출직이든 임명직이든 공금으로 지급받는 모든 인건비는 법령과 규정에 따릅니다. 누구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중앙당에는 노동당 중앙당 당직자 내규라는 것이 있습니다. 김상철 위원장께서 중앙당 비대위원장 재직 시절에 대대적으로 정비한 규정이기 때문에 잘 아실 거라고 믿습니다. 내규에는 선출직인 대표단의 활동비가 (물론 임명직 당직자에 비해 초라하기 짝이 없는 금액이지만)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갑용 대표님이든 누구든 그에 근거하지 않고는 어떠한 명목으로도 인건비를 받을 수 없습니다. 서울시당의 선출직 당직자도 처우규정에 따라 활동비를 지급받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 또한 평범한 상식입니다.

 

예결위의 임무와 책임

 

특별감사 보고서를 꼼꼼히 읽어보니 근거 없는 지출이 핵심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범법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행위를 적발할 책임은 예결위에 있습니다. 정기적인 회계보고에 대해 운영위원과 대의원들은 대체로 신뢰합니다. 상세한 내역과 개별 숫자까지 확인하는 경우는 없기도 하고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각급 당부에는 예결위를 두고 수입과 지출에 관한 예산·결산을 심의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를 갖고 중앙당은 전국위에서, 시도당은 대의원대회에서 예산·결산을 의결하는 것이죠. 여기서도 거의 예결위의 심의 결과를 신뢰하고 의결하게 됩니다. 각종 회계 장부와 세부 내역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이 오직 예결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예결위가 부당한 회계처리를 적발하지 못하거나 은폐한다면 대의원들이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래서 예결위는 높은 책임과 공정성을 요구받는 것입니다.

만일 2015년 회계연도 결산 심의에서 그 당시의 예결위가 부당한 지출을 적발하여 대의원대회에 보고했다면 이번 사건은 그 시기에 이미 시정되고 종료되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후임 예결위가 이를 적발하고 중앙 예결위의 특별감사를 받는 등 지금의 혼란이 초래된 것입니다.

 

근거 없는 지출과 그 당시 예결위의 부실한 감사가 이번 특별감사 결과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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