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장관님 그럼 국가대표 축구선수도 이념에 안맞으면 기용안하실 건가요?

by 김화준 posted Mar 1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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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장관은 며칠 전 광화문 문화포럼(회장 남시욱)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이명박 정부의 문화

정책’을 주제로 연 초청 강연에서 “이전 정권의 정치색을 가진 문화예술계 단체장들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순박한 농촌 총각의 이미지를 가진 유장관의 입에서 나온 소리치

고는 아주 매섭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청문회에서 쩔쩔매시더니 이제는 숫제 싹을 자르려는 용맹성

을 보여준다. 농민혁명의 재현인가? 드디어 관문은 통과하였으니 힘을 보여주겠다는 비분강개로 가득 차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


물론 그의 개인적인 생각만은 아닐 것이다. 이번 정권의 상층부와 교감이 없었다면 할 수 없는 발언이다.

<대운하 전도사>에서 <보수색칠놀이 전도사>로 까지 나선 것이다. 새 정권 초기 장관들 중 국민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유장관이 이런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어찌 보면 그들만의 리그에서는 당연한 지도 모르

겠다. 하지만 그 수많은 장관 중에서 하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 말을 해야 하는지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어떤 다른 부서보다 포용, 다양성 등을 존중해야할 문화체육관광부의 수장께서 이런 말

씀을 하신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이명박 정부의 논리에 맞지 않는 문화 콘텐츠는 그럼 전부 말살하실

생각인지 궁금하다. 정부에 비판적인 내용은 전부 검열을 통해서 말려죽이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솔직

히 든다. 이런 인식을 가지신 분이 과연 이 나라의 문화, 체육, 관광 등의 무형의 자산을 제대로 육성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까?  하긴 유장관의 입장에서는  연예인 해서 140억 이상을 느끈히 버는  배용준 같은 실

용주의 스타가 중요하지 그깟 돈 안되는 문화 콘텐츠가 왜 중요하겠는가?


물론 정략적인 계산으로 보자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지난 대선에서 일한 사람들에게 한자리씩 줘야하는

건 인지상정이니 말이다. 원래 점령군들은 영토를 차지하면 밑의 부하들에게 나누어준다. 그런 논리에서

보자면 그의 발언이 이해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법이 정한 임기제를 정략적 이

유로 한 번에 폐기하는 것은 법치라는 큰 틀에서 봐도 결코 정상적이지 않다. <코드 인사>를 비판해서 정

권을 잡았는데, 자기들은 취임 한 달도 되지 않아 답습한다면 이건 코메디가 아닐 수 없다. 고위직 인사

기준으로 지난 5년간 그 난리를 치고도 정작 정권을 잡고는 <실용주의>를 내세워 자기 마음대로 인선을

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일이다.


이런 식의 논리가 계속 진행된다면 나중에는 국가대표 축구선수들도 이념과 코드에 맞추어 뽑아야 할지

도 모르겠다. 축구선수가 한나라당이 아닌 다른 당을 지지한다면 그의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국가대표

로 뽑지 않을 것인지 되묻고 싶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한 데 모아놓고, 사상검열을 하지 말란

법도 없지 않은가?


기관장들의 능력과 성과를 평가하여, 문제가 있는 경우 교체한 것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이다. 하지만 법

이 정한 임기가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지난 정권에서 임명했기에 하루아침에 나가라고 통보하는 것

은 일국의 장관이 행할 일이 아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말이다. 다른 곳에서 그런 말이 나오면

오히려 막아야할 자리가 그 자리인 것이다. 헌데 앞서서 그런 말을 내뱉는 것은 농촌 총각으로 국민들의

인기를 끈 순박한 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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