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가 대한민국 블루컬러의 상징입니까?

by tango posted Mar 1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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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화이트컬러 노동자의 상징인가요?

그것도 아니면, '젊음'과 '유행'과 '트렌드'를 상징하나요?

이번 창당대회 홍보배너의 카피가
'진보는 패션이다. 진보는 열정이다'인 것을 보니,

아마 '젊음'과 '트렌드' 쪽에 비교적 무게가 실린 아이디어인 듯 하군요.

 

이게 웬 때아닌 패션타령에 스티브 잡스 흉내란 말입니까?

정치적으로 한나라당에 맞설 아무 대책이 없을 때,

열린우리당의 강금실은 뜬금없는 보라빛 서울을 꿈꾸었고,

열린우리당 대통령선거대책본부는 전 당원을 '엄지족'으로 만들겠다며 우스꽝스런 엄지족 코스프레 캠페인을 펼쳤더랫습니다.

그리고, 망했죠. 깨끗이.

내용적으로 할 얘기 없는 사람들이 이런식으로
'한없이 연성화된, 그리고 대중추수적인' 홍보 아이디어로
뭔가를 해보겠다고 나서는 법입니다. 문제는 우경화가 아니라,
이 대책없고, 모호하며, 한없이 보수정당의 포퓰리즘 캠페인에 가깝게 수렴되어가는 감수성이라고 봅니다.

 

코스콤 농성장이 파괴되었고, 이랜드 노동자들이 그렇게 아무 변화도 희망도 없이 또 한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당 공동대표인 이덕우 변호사께서는 당 창당작업과 삼성특검 일정을 소화하다가 쓰러졌습니다.

 

물가는 한없이 오르는데 경기는 바닥 모를 침체입니다. 서브프라임모기지론이라는 엄청난 버블을 터뜨리고 만 전세계 금융자본은 스태그플레이션을 몰고왔고, 세계금융시장을 망가뜨려놓은 그것들이 또 제 살길 겠다고 곡물시장으로, 선물시장으로, 원유 시장으로 몰려들어 인플레이션을 세계화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그러지 않아도 바닥인데, 금융자본 위기 해소를 위해 2000억 달러의 미국 국채로 돌려막기를 해보겠답니다.

현 시기의 미국 국채, 그거 그대로 폭탄입니다. 대한민국은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 중의 하나이고, 따라서 안방에 폭탄을 가장 많이 쌓아 둔 나라 중의 하나라는 얘깁니다. 그것도 모자라, 이번 총선이 지나면,한미FTA 인준, 확실하게 처리하겠답니다. 아주 그 비싼 기름통 지고 불 속에 뛰어들고싶어 안달이라는 얘깁니다.

 

'서민'이 됐든, '민중'이 됐든, '인민'이 됐든, 앞으로 1년 후, 2년 후, 3년 후, 누가 살아남아 숨 쉬고 있을까요?

살아 남으려면 어떻게 해야될까요? (오죽하면 대기업에 목줄 대고 있는 중소제조업단체들이 대기업 납품가 인상 안해주면 중소제조업 다 죽는다고 단체행동을 다하겠습니까? 진짜, 지금의 경제상황은, 그야말로 호러영화의 전주곡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망하는 길이니까, 그저 쌤통이다 하고 있을 건가요? (이와 관련하여, 진보신당 홈피 창당대회 배너의 '이명박 정권의 폭주를 거부하는 민심이 움직이고있습니다'라는 문구도 매우 거슬립니다. 우리가 민주당입니까? 이번 총선에서 진보신당은 '반이명박 전선'의 대표적인 정치세력으로 포지셔닝하자는 건가요? '진짜 진보는 이런 것'이고 '진짜 민중의 편은 진짜 진보인 우리들'이라는 것, 뭐 그런거 아니였나요?)


이런 문제들에 대하여 '명쾌'하지는 않더라도 작어도  '뚜렷한 제 목소리를 가진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야말로 진보신당이, 이 엄중한 창당과 총선 시기에 가장 시급히 해야되는 일 아닙니까?   

 

인민 생활의 현재와 조만간 다가올 위기에 대한 아주 구체적인 언급, 예언, 예방책 없이,평등, 생태, 평화, 연대가 대체 뭐씹어먹는 소리로 들리겟습니까?

'패션과 열정의 진보'가 대체 모기 소리만큼의 존재감이라도 피력할 것 같습니까?(모기 소리는 아무리 작아도 인간을 경계하게라도 만들죠)

 

진보신당의 현재 조직력과 기획력을 고려해볼 때,당장의 창당대회에서 사회운동 및 중차대한 사회정치적 의제들을 다루는 긴밀하고 전격적인 정치이벤트를 만들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그런 방향으로 흉내라도 내야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디어? 보다 근본적이고, 보다 정치적이며, 보다 평당원들의 가슴을 활활 타게 만들 수 있는 소재에 대한 아이디어라면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속속 제출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 이름을 뭘로 할거냐든가,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진보신당' 식의, '뭐 삼빡하고 쿨하고 톡톡 튀는(튀기만 하는) 아이디어 어디 없나???' 이러고 있으니까, 아이디어와 제안을 요청하는 공지의 방향성 자체가 추상적이거나 반짝 이벤트 중심이거나 그러니까, 제안도 아이디어도 게시판 목차 한 페이지 채우기가 힘든 거 아닌가 싶습니다.

 

문제제기만 잔뜩 하면서, 사실 저 자신도 별 뚜렷한 제안을 내놓고 있지지는 못한 셈이니 죄송합니다. 난생 처음으로 정당조직의 일원이 되어보고자 하다보니, 생각만 앞서고 책임은 아직 그에 못 따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제 고민은 그런 지점에 있다는 것 정도만 일단 밝혀놓을까 해서 야밤에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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