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브리핑: 진보정당과 소수자정치의 급진화-동성애자 좌파 파리 시장의 재선

by 최현숙 posted Mar 1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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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1년 파리 꼬뮌의 붕괴 이후 최초의 좌파 시장이었던 들라노에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였다고 한다. 그는 시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파리의 교통시스템을 혁명적으로 개선한 무인자전거 대여시스템인 벨리브를 도입하여 교통과 생태, 그리고 시민들의 건강까지 한 번에 챙겼다. 1만6천대의 자전거를 시내 750여 곳에 배치하여 30분 이내는 무료이고 하루종일 빌리더라도 1500원이면 되는 벨리브Velib는 자전거Velo와 자유Liberto의 합성어라고 한다. 또한 여름이 오더라도 바캉스를 떠나지 못하는 서민들을 위하여 센강 4km정도에 야자수까지 심어 놓은 해변을 만들고 수영장과 인라인스케이트장 등 다양한 스포츠 시설을 만들어 놓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여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과 문화축제도 개최하여 저소득층도 문화와 레저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였다. 이처럼 그 어느 역대 파리시장보다 소외받은 계층과 생태를 가장 창조적이고 시민참여적으로 시정을 펼친 그는 지난번 선거 때 커밍아웃을 한 성소수자이다.

 

우리가 그의 재선을 더욱 환영하는 이유는 그가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그의 시장으로서의 능력에 대해 편견에 사로잡혀 있던 사람들의 입을 다물게 하였다는 점이다. 성소수자나 여성, 다른 소수자가 공직선거에 출마하면 사람들은 소수자가 과연 전체 일반 시민들의 이해와 정서를 대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남성이성애자보다 더욱 가혹하게 그 능력에 대해 검증을 하려고 시도한다. 직장을 다니는 여성이 슈퍼우먼이 되어 집안일도, 직장일도 남성들보다 두 서너배를 잘해야 비로소 인정받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단지 여성이라는, 소수자라는 이유 때문에 말이다. 우리 최현숙과 그의 친구들은 이런 편견 자체가 여성과 소수자들의 정치세력화에 대한 가장 강력한 차별이고 장벽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 편견에 맞서 싸우는 동시에 돌라노에 시장처럼 이 편견의 시선들이 요구하는 몇 배의 실력을 가지고 이번 총선에서 정면 돌파할 것이다. 최현숙 개인이 슈퍼우먼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성소수자와 여성, 그리고 다른 소수자들과의 연대를 통해 ‘집단적 창의력과 실력’으로 말이다.

 

다른 좋은 소식들도 외국의 좌파들에게서 들려오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가톨릭 국가인 스페인에서 교회와 정면으로 맞서면서까지 동성애자결혼을 합법화하고 자녀입양권까지 인정하였다. 가장 보수적인 교황 베네딕토 16세까지 나서서 스페인의 좌파 정부를 비난하였지만 이번 총선에서 스페인의 국민들은 동성애자들의 가족구성권을 강행하며 ‘스페인은 이제 새로운 자유와 관용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선언한 스페인 사회당을 다시 선택하였다. 사회당은 지난번 총선에서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최근 왕정을 무너뜨리고 세상에서 가장 젊은 민주주의 국가로 다시 태어난 네팔에서도 희망의 소식이 들려왔다. 네팔의 대법원은 성기수술을 받지 않은 성전환자들이 신체와 상관없이 자신의 성별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국가정책을 바꾸라고 정부에 명령하였다. 정부를 구성해가는 과정에서 마오주의 반군 세력들 역시 공개적으로 성소수자의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천명하였다고 한다. 마오주의자 정당의 강령에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수호하겠다고 명기한 것이다.

 

이처럼 선진국과 저개발국을 가리지 않고 적어도 좌파에게 성소수자의 인권은 그들의 해방과 인권의 감수성에 대한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우리는 진보신당연대회의(준)가 지금 당장 받을 2표를 1표가 되더라도 소수자들의 인권과 정치세력화를 지지하고 그들의 해방에 함께하는 유일무이한 진보정당임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자랑스러워한다. 이것이 오늘은 1표가 줄어들지만 내일은 3표, 4표, 아니 10표가 되어 돌아오고 마침내는 집권에 성공하는 그 날이 올 것임을 확신하며 소수자의 정치세력화와 진보정당의 성장을 위해 타협 없이 투쟁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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